사람이 꽃보다/이것이 인생이다

[간증] 주님, 아픈만큼 은혜받게 해 주세요...29

자오나눔 2007. 1. 15. 21:32
힘들었던 94년 2.
   
    오른손은 손목 이하로만 쓰지 못하지 팔꿈치 이상은 정상이라는 생각
   이  떠오른  것이다. 여태껏 그 생각은 못하고 살았던 것이다. 오른쪽
   어깨로  화장실 문틀을 기대고, 왼쪽의 목발을 의지한 채 화장실 문턱
   을  넘어 봤다. 힘은 들었지만 넘었다. 얼마나 기쁘던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면서, 조심스레 넘어보고 또 넘어 본다.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화장실에서 자신이 생긴 나는, 계단에 도전을 했다.
   방법은  마찬가지다. 올라 올 때는 오른쪽 벽에다 오른쪽 어깨를 기대
   고, 왼쪽의 목발에 힘을 주고 올라온다.
   내려갈 때는, 오른손을 쓰지는 못하지만, 형체만 남아 있는 검지를 난
   간에 걸고 목발을 짚고 내려간다.
    하나님이 미리 아시고 이렇게 다치게 하셨는지, 이렇게 다칠 줄 아시
   고  아파트를 이렇게 짓게 하셨는지, 어쨌든지 모든 것이 나를 위해서
   존재한 것 같았다.
   이제는 마음대로 먹을 수도 있다. 이제는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교회
   도 갈 수 있다.
   
    가장 큰 기쁨은 교회에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교회에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낮이나 밤이나 새벽녘이라도 주님 뵙고 싶을 때는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새로운 의욕이 생긴다. 하나님은 정말 없는
   것 가운데도 있게 하시는 분이시다. 그렇게 감사를 깨달아 가는 내 자
   신을 보면서, 주님은 참으로 위대하신 분이라는 걸 다시 고백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젠가 설교 시간에 목사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우리는 잃어버린
   아홉으로  슬퍼할게 아니라, 남아 있는 하나로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  그 말씀을 듣는 순간, 혼자서 속으로 투덜거렸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세요? 입장이 바뀌어져 있다면 목사님도 감사할 수 있
   겠어요?  두 팔과 두 다리 중에서 정상적인 것이 어디에 있나 보세요.
   휠체어를  타야만  이동할 수 있고, 대변도 재래식이나 양변기에는 볼
   수가 없는 상태인데, 마음에 기쁨이 있어야 감사가 있는 것이지, 지금
   이대로의  모습으로 무슨 기쁨이 있으며 희망이 있겠습니까?’‘내 몸
   이  이렇게  되기 전에는 행복했었고 현재는 불행하기만 하고, 미래는
   더 암담하기만 합니다. 이대로의 모습으로 어느 직장에서 받아 주겠습
   니까? 어느 모임에서 나 같은 사람을 자기 사람으로 받아 주겠습니까?
   어느  여자가  자식 딸린 불구자하고 결혼해 주겠습니까? 무엇을 먹고
   어떻게 살라는 말입니까? 미래를 생각해도 난감하기만 합니다. 그런고
   로  나는 감사할 수 없습니다.’하는 불만만 잔뜩 짊어지고 집으로 와
   야만 했다.
    며칠은「남아 있는 하나로 감사하라」는 그 말씀을 가지고 고민을 하
   다가  잊어 버렸다. 고통으로 잊어 버렸고, 삶에 지쳐서 잊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컴퓨터로 주님을 찬양하는 워드 작업을 하다가, 아무
   쓸모가 없을 줄로 알았던 움직여지지도 않는 오른 손 가락, 그것도 갈
   퀴처럼  구부러져  있지만, 조금은 손가락 같아 보이는 그 손가락으로
   키보드라도 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곤 얼마나 고마운지, 그 순간 조
   용히 눈을 감고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아버지 용서하세요. 제가 너무나도 교만했습니다. 나밖에 생
   각할  줄  몰랐습니다. 건강한 육신이 있어야만 행복한 줄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님! 내 평생 이렇게 슬픔으로 살다가 죽어 갈
   텐데, 주님께서 나를 건지셨습니다. 희망을 주셨습니다. 내 앞에 있는
   미래는 주님께 맡기겠습니다. 오늘 받은 이 감격 이 감격 하나 만으로
   도 만족합니다. 진정 감사합니다.”
     이렇게 기도를 드리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아시는 분은 아실 것
   이다.  이제는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했으니 평안히 가라”하는 말씀
   을 깊이 묵상하며 살아간다.
   
    며칠 전에 병원에 갔었는데, 담당 의사가 이렇게 말을 했다. “그 오
   른 손은 쓸모가 없으니 절단을 하고 의수나 갈고리를 달자”고.... 순
   간 내 입에서 이런 소리가 튀어 나오고 있었다. “무슨 소리하고 있어
   요? 그래도 찬양할 때에 이 손등으로  박수라도 칠 수 있다는 게 얼마
   나 감사한데요.” 그랬다. 감사는 잃어버린 것을 생각하지 않을 때 나
   오는 거라는 걸 깨달았다. 건강을 잃어 버렸어도 믿음을 얻었고, 재산
   을  잃어  버렸어도 진실을 얻었으며, 겸손을 얻었다. 모든 것을 잃어
   버렸어도 영생을 얻었다. 모든 것을 주님께 얻었다는 것을 깨달음으로
   감사할 수가 있다.
   지금  나는 행복하다. 감사가 행복을 낳는다. 감사가 있어야 행복하다
   는 것을 알았다.
   감사는  조건이  아니고 절대적이라는 것을, 오늘도  또 다시 외쳐 본
   다. 감사는 절대적이라고....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