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꽃보다/이것이 인생이다

[결혼이야기] 5. 너는 눈에 콩깍지가 끼었어!

자오나눔 2007. 1. 15. 21:59
5. 너는 눈에 콩깍지가 끼었어!

     참 많은 벽에 부딪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상한 사람
   으로 만들어지고 있었다. 나만 이상하고 모두가 정상이었다.
   누군가가 내게 말해준다. "너는 눈에  콩깍지가 끼어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그래 어쩌면 그게 맞는 말인지도
   모르지... 정말  좋아했던 사람과는 사막에 보이는  신기루처
   럼 되어 버리고, 현실에서 전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려고
   하니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현실인데... 그
   리움은 남는 것...  평생을 그리워 하더라도 이젠  선택을 해
   버렸다. 아니... 어쩌면 선택을  받았는지도 모른다. 정상인이
   아닌 장애인과 정상인과의 결혼이라 이렇게 벽이 많은가 보
   다.

     나의 선택은 탁월한 선택이야!라며  자위를 해 보지만, 주
   위의 시선은 "바보 바보  바보야~"였다. 그래도 내인생은 내
   가 살아 가는 것이지 당신들이 살아 주는 것이 아니라며 밀
   고 나간다. 솔직하게 말했다. 흔들리고 있는 내 마음과 그럴
   수록 더욱 도전이 생긴다는 마음을...  어차피 결혼 할거라면
   살림을 합치자고 했다. 주위에서  결혼식을 앞당기라고 하지
   만 그것은 내 개인을  위한 것이고 5/1일로 할 수밖에 없음
   은 자오나눔선교회가  있기 때문이라고... 부동산에 방을  다
   시 알아 보라고 했더니 연락이 왔다.  마침 비어있고 조건도
   좋았다. 교회와 가까웠고... 저녁때 방을 보고나서 다음날 낮
   에 계약을 했다.

     다들 설 명절이라  마음이 들떠 있음을 알 수  있다. 어느
   님의 말대로 설을 두번 지내니 복도 두번 받고 우리 민족은
   복받은 민족이라... 맞는 말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이사짐을
   싸고 있다. 아마 내일은 나눔 사무실에는  나의 살림이 한개
   도 없을 것이다. 나눔 살림만 남아 있을 것이다.

     정신없이 일을 추진하는 나의 스타일 때문에 주위 사람들
   과 부딪치기도 한다. 결혼을 반대하는 양측 어른들... 상대측
   이야 내가 장애인이니 당연히  반대하리라 생각했는데, 내측
   에서 반대를 하는 이유가 나를 힘들게 한다. 결국... 내가 40
   을 바라보는 나이에...  그것도 초혼이 아니고 재혼인데... 무
   얼 더  생각하랴.... 오전에 단독주택에  방 두칸을 계약하고
   마침 비어 있던  방이라 오늘 이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맘
   이 편치 않다. 나는  평범하고 싶은데... 주위에선 나를 너무
   걱정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나는 평범하고 싶은데...

     조금 전에 선전 포고를 했다. 사랑을  위하여 왕위까지 버
   렸던 영국의 윈저공은 아니지만  나도 내 사랑을 위하여 모
   든 것을  버리겠노라..고.. 단 하나님과  자오나눔은 버릴 수
   없노라고.... 감정이 쌓여 버렸다. 나는 오늘  또 이렇게 패배
   자의 길을 가고 만다. 패배자는 되더라도  비겁자는 되지 말
   아야 하는데  비겁자까지 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내  스스로 결혼에 대해  밝힌건 첨인것 같다.  그래도
   한다. 암튼  마음이 편치 않아... 이번  설이 무척 우울할 것
   같다. 어린 준열이를 미끼로 삼는 어른들이  밉다. 정말... 정
   말 밉다...  주님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던데.... 그래도  할건
   한다. 어김없이 새 날은 밝아 올것이고  나에게도 새로운 삶
   은 찾아 오게 될것이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