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드디어 장가간다.
이사를 했다. 전세방 값을 치르지 못해 보증금 300에 월 28만원의 셋방살이를 시작했다. 내게 남아있던 돈이 2천만 원이 있었는데 막내 여동생에게 300만원, 남동생에게 300만원, 누나에게 1,400만원이 있었다. 그래도 여유가 있는 막내 여동생에게 300을 찾아와 보증금을 넣고 힘들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동거 생활로 접어든다. 원금은 당장 주지 못하더라도 월세라도 낼 수 있도록 이자라도 주면 좋으련만 우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와 남동생은 외면하고 있었다. 내가 영세민으로 되어 있기에 목구멍에 풀칠은 할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눔의 사역은 계속되어야 했다. 아내와 밤을 새워 가며 앞으로 살아갈 일을 의논한다. 아내가 낮에는 나눔의 사역을 위해 나를 돕고 밤에는 식당 주방에 나가기로 한다. 힘든 가운데도 서로가 격려하며 편지를 써서 포기하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힘든 삶도 많으리라 그래도 우리는 꿈이 있기에 얼마나 감사한가.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고 새벽에 들어온 아내는 지친 몸으로 화장실에 들어가 빨래를 한다. 철부지 준열이는 하루에 옷을 두벌씩 망치고 있었다. 조금만 여유 있다면 중고 세탁기라도 구해 주면 좋겠는데...
99년 설이다. 우리는 고향에 내려갔다. 부모님은 이미 하늘나라에 가시고 흔적이라곤 합장시켜 놓은 무덤이 가장 큰 흔적이었다. 비록 하늘나라에 가신 부모님들이지만 당신들의 며느리를 소개하고 싶었다. 아내는 처음 가는 작은 시댁인데도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들어가 그 큰 설음식을 혼자 다 만들고 있다. 작은 아버님과 작은 어머님은 얼마나 좋은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설날 아침 가족들을 차에 태우고 산소에 들린다. 오고가는 사람들께도 잠시 차를 멈추고 공손하게 서로가 인사하며 덕담을 나눈다. 만나는 사람에게 조카며느리 자랑을 하시는 작은 아버님. 저녁에 작은 아버님과 우리 결혼에 대하여 상의를 한다. 처가에서 반대하는 결혼이라 아무도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 집에서도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 양측 어르신들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야지 우리만 참석하면 아내 마음이 아플 것이라며 이해를 구한다. 초혼도 아닌 재혼이라 크게 알릴 필요는 없겠다고 결론을 내린다.
1999년 5월 1일. 내가 이끌어 가고 있는 자오 나눔 선교회의 설립 일인 자오의 날이다. 결혼하면 당연히 참석해야 할 회원들이 있는데 자오의 날과 결혼식에 따로 두 번 오게 할 수는 없었다. 오후 2시30분에 결혼식을 올리고 저녁에는 자오의 날 행사를 하기로 했다. 멀리 여수에서부터 강원도까지 함께 사역을 하는 회원들이 참석했다. 우리 5남매 가족말고 일가친척들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여 축하를 해 줬다. 통신 모임 게시판에 장가간다고 글을 올렸더니 많은 지인들이 축하를 해 주었다. 참 감사하다. 이래서 '기쁨을 나누며 두 배로 늘어나고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는가 보다. 결혼식 준비를 우리 부부가 했다. 음식은 간사들을 이끌고 아내가 하고, 행사장부터 식순, 무대 설치 등은 교회 청년들에게 설명을 해주며 꾸미게 한다.
"신랑 신부 입장!"이라는 목사님의 멘트에 아내는 고운 한복을 입고 내 휠체어를 밀고 입장하고 있었다. 신랑이 입고 있는 개량 한복은 몇 년 전에 지인이 사준 한복이다. 아내에게 18K 반지 한 개만 해 줬다. 친구 명옥이가 아내에게 한복을 선물했다. 비록 웨딩드레스와 연미복은 입지 않았어도 어느 누구보다 아름답던 신랑 신부였다. 회원들이 불러 주는 축하송, 축하 무대 모두가 감사할 뿐이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양측 부모님 자리가 없다.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들이 축하하려고 와 주었다. 그럴수록 아내에게 미안했다. 신부측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부모님은 물론이요 심지어 내 배 아파 낳은 딸까지도 참석하지 않았으니 아내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그렇게 결혼식은 끝나고 저녁에 자오의 날 행사 사회를 맡아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 내일은 주일이라 예배를 드리고 신혼 여행을 가기로 했다. 기가 막힌 신혼 여행지가 우리들에게 마련되어 있었다.
이어집니다.
이사를 했다. 전세방 값을 치르지 못해 보증금 300에 월 28만원의 셋방살이를 시작했다. 내게 남아있던 돈이 2천만 원이 있었는데 막내 여동생에게 300만원, 남동생에게 300만원, 누나에게 1,400만원이 있었다. 그래도 여유가 있는 막내 여동생에게 300을 찾아와 보증금을 넣고 힘들지만 희망을 버리지 않는 동거 생활로 접어든다. 원금은 당장 주지 못하더라도 월세라도 낼 수 있도록 이자라도 주면 좋으련만 우리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와 남동생은 외면하고 있었다. 내가 영세민으로 되어 있기에 목구멍에 풀칠은 할 수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눔의 사역은 계속되어야 했다. 아내와 밤을 새워 가며 앞으로 살아갈 일을 의논한다. 아내가 낮에는 나눔의 사역을 위해 나를 돕고 밤에는 식당 주방에 나가기로 한다. 힘든 가운데도 서로가 격려하며 편지를 써서 포기하지 않도록 한다. 이렇게 힘든 삶도 많으리라 그래도 우리는 꿈이 있기에 얼마나 감사한가. 식당에서 주방 일을 하고 새벽에 들어온 아내는 지친 몸으로 화장실에 들어가 빨래를 한다. 철부지 준열이는 하루에 옷을 두벌씩 망치고 있었다. 조금만 여유 있다면 중고 세탁기라도 구해 주면 좋겠는데...
99년 설이다. 우리는 고향에 내려갔다. 부모님은 이미 하늘나라에 가시고 흔적이라곤 합장시켜 놓은 무덤이 가장 큰 흔적이었다. 비록 하늘나라에 가신 부모님들이지만 당신들의 며느리를 소개하고 싶었다. 아내는 처음 가는 작은 시댁인데도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으로 들어가 그 큰 설음식을 혼자 다 만들고 있다. 작은 아버님과 작은 어머님은 얼마나 좋은지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설날 아침 가족들을 차에 태우고 산소에 들린다. 오고가는 사람들께도 잠시 차를 멈추고 공손하게 서로가 인사하며 덕담을 나눈다. 만나는 사람에게 조카며느리 자랑을 하시는 작은 아버님. 저녁에 작은 아버님과 우리 결혼에 대하여 상의를 한다. 처가에서 반대하는 결혼이라 아무도 참석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리 집에서도 참석하지 말라고 했다. 양측 어르신들이 아무도 참석하지 않아야지 우리만 참석하면 아내 마음이 아플 것이라며 이해를 구한다. 초혼도 아닌 재혼이라 크게 알릴 필요는 없겠다고 결론을 내린다.
1999년 5월 1일. 내가 이끌어 가고 있는 자오 나눔 선교회의 설립 일인 자오의 날이다. 결혼하면 당연히 참석해야 할 회원들이 있는데 자오의 날과 결혼식에 따로 두 번 오게 할 수는 없었다. 오후 2시30분에 결혼식을 올리고 저녁에는 자오의 날 행사를 하기로 했다. 멀리 여수에서부터 강원도까지 함께 사역을 하는 회원들이 참석했다. 우리 5남매 가족말고 일가친척들은 참석하지 않았지만 많은 회원들이 참석하여 축하를 해 줬다. 통신 모임 게시판에 장가간다고 글을 올렸더니 많은 지인들이 축하를 해 주었다. 참 감사하다. 이래서 '기쁨을 나누며 두 배로 늘어나고 슬픔을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는가 보다. 결혼식 준비를 우리 부부가 했다. 음식은 간사들을 이끌고 아내가 하고, 행사장부터 식순, 무대 설치 등은 교회 청년들에게 설명을 해주며 꾸미게 한다.
"신랑 신부 입장!"이라는 목사님의 멘트에 아내는 고운 한복을 입고 내 휠체어를 밀고 입장하고 있었다. 신랑이 입고 있는 개량 한복은 몇 년 전에 지인이 사준 한복이다. 아내에게 18K 반지 한 개만 해 줬다. 친구 명옥이가 아내에게 한복을 선물했다. 비록 웨딩드레스와 연미복은 입지 않았어도 어느 누구보다 아름답던 신랑 신부였다. 회원들이 불러 주는 축하송, 축하 무대 모두가 감사할 뿐이었다. 당연히 있어야 할 양측 부모님 자리가 없다. 연락을 하지 않았는데도 어떻게 알았는지 친구들이 축하하려고 와 주었다. 그럴수록 아내에게 미안했다. 신부측에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부모님은 물론이요 심지어 내 배 아파 낳은 딸까지도 참석하지 않았으니 아내의 마음은 얼마나 아팠을까....
그렇게 결혼식은 끝나고 저녁에 자오의 날 행사 사회를 맡아 무사히 행사를 마쳤다. 내일은 주일이라 예배를 드리고 신혼 여행을 가기로 했다. 기가 막힌 신혼 여행지가 우리들에게 마련되어 있었다.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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