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정동진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정동진 만남의
광장'이라는 간판을 보니 마음이 설랜다. 내가 무언가 기대
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정동진 초입엔 전형적인 시골 냄새
가 난다. 깊숙하게 들어서니 여느 관광지처럼 수많은 음식
점과 숙박 시설을 알리는 네온이 현란하다. 눈에 번쩍 띄는
범선, 해적들이 타고 있던 배를 옮겨 놓고 불을 밝히고 있
는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이동을 한다. 해돋이 공원에 주
차를 하고 들어가니 기차를 옮겨 놓은 찻집이 있고, 철도
레일이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구경온 가족들이 많다. 음
악에 섞여 들려 오는 소리... 정동진 발전을 위해 내일 행사
에 참석해 달라는 이장님의 안내 방송이었다.
저녁을 먹고 민박을 잡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밤바람을
맞고 있다. 무언가 정리를 하고 싶었는데 혼란하기만 하다.
따뜻한 방에 가서 자라는 아내에게 먼저 자라고 한 후 바다
를 보고 있다. 밤바다... 해안 경비를 서고 있는 군인들이 비
추는 서치라이트에 보이는 파도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
다. 파도의 비명이 들리는 듯 하다. 저 멀리 오징어 잡이 배
들의 집어등이 밝게 빛을 내고 있다. 밤새 바다만 바라본다.
정리가 안된다. 결국 이 마음을 다시 가지고 가야 하려나
보다. 바다를 향해 끝없이 걸어가고 싶다는 바보 같은 생각
을 잠시 해본다.
새벽 4시 20분부터 백사장엔 상인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면 컵라면도 팔고 커피도 팔기 위해 새벽부터
서두르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
고 했던가? 오늘은 장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말없이 바
다만 바라보는 내가 걱정되어 자주 나와 보는 아내... 그저
침묵으로 지켜보고 있다. 파도에 잠기고 있는 갯바위를 보
다 문득 바닷물이 파란 건 바위에 부딪쳐 멍들어서라던 친
구의 말이 생각난다. 파도가 파도를 덮치고 있다. 수많은 연
인들이 백사장을 걷고 있다.
일출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백사장에 제법 많다. 아내도
아들을 데리고 5시 30분부터 나와 있다. 기다리다 지친 아
들은 그냥 잔다며 뒷좌석에 누워 버린다. 멀리 수면이 붉게
변하기 시작한다. 사진기에 삼각대를 부착한 채 백사장으로
간다. 아내는 거리를 조정해 놓고 기다린다. 저 멀리 수면
위로 붉은 불덩이가 올라오고 있다. 붉은데 너무 깨끗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불덩이... 마치 쟁반 크
기만 하다. 짧은 순간이다. 매일 바라보는 태양이건만... 느
끼는 감정은 왜 이리 다른지... 모두 떠난 백사장엔 상인들
이 차려 놓은 식탁과 의자만 남아 있다. 결국 정동진 백사
장에서 혼자 밤을 새우고 말았다.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
하고....
숙소에 들어가 간단하게 씻는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
아 찬물로 하려니 소름이 돋는다. 기름값이 너무 올랐다는
생각을해 본다. 그렇지 않았으면 민박집 주인의 인심이 더
후했을 텐데.... 옷을 새로 갈아입고 민박집을 나선다. 정동
진 역을 구경하고 모래시계 나무도 보고... 정동진의 기억은
별로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라는 단어가 가슴
을 누르고 있었다. 이젠 결혼식이 있는 속초로 가야겠다.
광장'이라는 간판을 보니 마음이 설랜다. 내가 무언가 기대
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정동진 초입엔 전형적인 시골 냄새
가 난다. 깊숙하게 들어서니 여느 관광지처럼 수많은 음식
점과 숙박 시설을 알리는 네온이 현란하다. 눈에 번쩍 띄는
범선, 해적들이 타고 있던 배를 옮겨 놓고 불을 밝히고 있
는가...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이동을 한다. 해돋이 공원에 주
차를 하고 들어가니 기차를 옮겨 놓은 찻집이 있고, 철도
레일이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구경온 가족들이 많다. 음
악에 섞여 들려 오는 소리... 정동진 발전을 위해 내일 행사
에 참석해 달라는 이장님의 안내 방송이었다.
저녁을 먹고 민박을 잡았다. 바다를 바라보며 밤바람을
맞고 있다. 무언가 정리를 하고 싶었는데 혼란하기만 하다.
따뜻한 방에 가서 자라는 아내에게 먼저 자라고 한 후 바다
를 보고 있다. 밤바다... 해안 경비를 서고 있는 군인들이 비
추는 서치라이트에 보이는 파도는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
다. 파도의 비명이 들리는 듯 하다. 저 멀리 오징어 잡이 배
들의 집어등이 밝게 빛을 내고 있다. 밤새 바다만 바라본다.
정리가 안된다. 결국 이 마음을 다시 가지고 가야 하려나
보다. 바다를 향해 끝없이 걸어가고 싶다는 바보 같은 생각
을 잠시 해본다.
새벽 4시 20분부터 백사장엔 상인들이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모이면 컵라면도 팔고 커피도 팔기 위해 새벽부터
서두르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
고 했던가? 오늘은 장사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 말없이 바
다만 바라보는 내가 걱정되어 자주 나와 보는 아내... 그저
침묵으로 지켜보고 있다. 파도에 잠기고 있는 갯바위를 보
다 문득 바닷물이 파란 건 바위에 부딪쳐 멍들어서라던 친
구의 말이 생각난다. 파도가 파도를 덮치고 있다. 수많은 연
인들이 백사장을 걷고 있다.
일출을 보러 나온 사람들이 백사장에 제법 많다. 아내도
아들을 데리고 5시 30분부터 나와 있다. 기다리다 지친 아
들은 그냥 잔다며 뒷좌석에 누워 버린다. 멀리 수면이 붉게
변하기 시작한다. 사진기에 삼각대를 부착한 채 백사장으로
간다. 아내는 거리를 조정해 놓고 기다린다. 저 멀리 수면
위로 붉은 불덩이가 올라오고 있다. 붉은데 너무 깨끗하다
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크지 않은 불덩이... 마치 쟁반 크
기만 하다. 짧은 순간이다. 매일 바라보는 태양이건만... 느
끼는 감정은 왜 이리 다른지... 모두 떠난 백사장엔 상인들
이 차려 놓은 식탁과 의자만 남아 있다. 결국 정동진 백사
장에서 혼자 밤을 새우고 말았다.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
하고....
숙소에 들어가 간단하게 씻는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
아 찬물로 하려니 소름이 돋는다. 기름값이 너무 올랐다는
생각을해 본다. 그렇지 않았으면 민박집 주인의 인심이 더
후했을 텐데.... 옷을 새로 갈아입고 민박집을 나선다. 정동
진 역을 구경하고 모래시계 나무도 보고... 정동진의 기억은
별로 생각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차라리... 라는 단어가 가슴
을 누르고 있었다. 이젠 결혼식이 있는 속초로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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