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수필] 그리운 것은...

자오나눔 2007. 1. 15. 23:56

      눈물.
      눈물은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축복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진짜 눈물은 사람의 마음이 움직여야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침에 텔레비전을 보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휴지를 몇 번 사용해야 했다. 어떤 졸업식의 모습이었다. 어느 학생이 고등학교 졸업식 때 효행상을 받고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축하해 주고 있었다. 임군의 부모는 모두 지체 장애인이었고, 황태 포를 찢어 납품하는 일로 근근히 생계를 꾸려 가고 있었다. 임군은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의 일손을 돕는 착한 학생이었다.
      가난한 장애인 부모가 자식에게 해주고 싶은 것도 못해 주고 오직 생계에만 매달려야 했던 아픔. 어느 집인들 얼마나 행복하며, 얼마나 많은 것을 자식에게 해 줄 수 있겠는가 마는 해주고 또 해줘도 부족하다 싶은 게 부모의 마음이리라. 임군에게 어머님께 하고 싶은 말을 해 보라니 "부모님 사랑합니다"였다. 어머니를 불렀을 때 몸이 불편한 부모님이 교실로 들어오고 축하해 주는 모습에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오고 있었다. 오늘이 어머님의 기일이라 내 마음이 울었는가....

      가난하던 시절을 겪은  사람들은, 학교에 다녀오면 당연히 부모의 일손을 도와야 했다. 모든 환경이 자연스럽게 협동하는 공동체로 만들어 갔기 때문도 있었지만, 그만큼 일손도 귀하기도 했었다. 부모의 일손을 돕는 건 아름답고 좋은 일인데, 요즘은 마치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처럼 떠들썩해진다. 우리들의 삶이 그만큼 힘들다는 증거일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리운 건 참 많다. 가장 그리운 건 서로 감싸주는 정이다. 날마다 정이 철철 넘치는 삶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아들이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빠는 휠체어를 타고 있었고, 목발을 짚고 있었고, 아픈 것만 보아 왔지만 아빠는 언제나 씩씩하고 싶다. 지금은 아빠랑 다니는 게 창피하다고 하지만, 언젠가는 아빠가 이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럽다는 고백을 받고 싶다. 그런 아빠가 되려면 더 노력해야겠지? 일어서자, 힘을 내자, 희망은 도전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오늘도 파이팅!
      2001.2.11
      부천에서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