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들었지만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몇 번을 뒤척이다 조
심스럽게 이불을 젖히고 빠져 나와 컴퓨터를 켠다. 통신에 접속하여
40대 이상의 동호회에 올라 있는 어느 글을 본다. 나이 어린 젊은 직
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신세대 노래를 배워야 하는... 어렵게 살아왔던
40대들의 애환을 잘 표현해 놓은 글을 읽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인
다.
어제 이맘때쯤이면 앞집의 술 취한 아가씨 덕분에 왁자지껄 할텐데
조용하다. 아.... 아까 퇴근할 때 보니 봉고차에 짐을 싣던데 그 아가씨
가 이사를 갔는가 보다. 조용한 방안에 째깍이는 시계 초침 소리와 함
께 고른 숨소리로 깊은 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기척이 적막을 건드리
고 있다.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것이고, 이
순간에도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기의 본분을 다하
고 남들 잘 때 조금 더 늦게 자면서 자료를 올려 주는 고운 마음을 보
게 되니 감사하다.
변함없이 시간은 흐르고 있고, 세월이 더디게 간다고 생각되던 20
대 때는 순간적인 충동에 세월을 다 보내고,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
었던 30대 때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삶에 접목시켜 보려고 낑낑대기
도 했는데..., 40대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가고 있었고, 그 시간이 아까
워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40대 남자의 사망률이 여자보다 3배가
더 많다는 뉴스가 무겁게 다가오는 건 현실이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그래도 순간 순간을 소중한 보석처럼 챙겨 보려는 마음이 있기에
아직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되는가 보다. 나이를 먹
으면 그 사람의 얼굴에서 그 사람의 삶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
고 그 얼굴에 책임을 지는 나이라고 한다. 나는 어떤 얼굴일까... 깊은
고뇌에 빠져 있는 생각하는 사람의 얼굴일까? 언제나 개구쟁이처럼 살
고 싶은 마음이 나타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행복
한 모습일까?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고뇌에 싸인 얼굴일까? 아니
면... 모든게 합쳐진 채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얼굴일까...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어느 님의 고백이 조금은 이해가 될 듯
한 그런 시간이다. 몇 년전의 일인가 보다. 박종호 콘서트에 휠체어를
타고 갔었다. 그때 박종호씨가 나에게 "집사님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
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네! 세상이 참 아름
답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었다. 지금 누가 내게 세상이 어떻게 보이느
냐고 물어 본다면, 그때처럼 자신 있게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그래... 그래도 나는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할 것이다. 지
금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조금은 알아 가고 있으니까.
2001.3.7
심스럽게 이불을 젖히고 빠져 나와 컴퓨터를 켠다. 통신에 접속하여
40대 이상의 동호회에 올라 있는 어느 글을 본다. 나이 어린 젊은 직
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 신세대 노래를 배워야 하는... 어렵게 살아왔던
40대들의 애환을 잘 표현해 놓은 글을 읽고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인
다.
어제 이맘때쯤이면 앞집의 술 취한 아가씨 덕분에 왁자지껄 할텐데
조용하다. 아.... 아까 퇴근할 때 보니 봉고차에 짐을 싣던데 그 아가씨
가 이사를 갔는가 보다. 조용한 방안에 째깍이는 시계 초침 소리와 함
께 고른 숨소리로 깊은 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기척이 적막을 건드리
고 있다. 이 시간에도 누군가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을 것이고, 이
순간에도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기의 본분을 다하
고 남들 잘 때 조금 더 늦게 자면서 자료를 올려 주는 고운 마음을 보
게 되니 감사하다.
변함없이 시간은 흐르고 있고, 세월이 더디게 간다고 생각되던 20
대 때는 순간적인 충동에 세월을 다 보내고,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
었던 30대 때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삶에 접목시켜 보려고 낑낑대기
도 했는데..., 40대의 시간은 너무나 빨리 가고 있었고, 그 시간이 아까
워 많은 생각을 하기도 한다. 40대 남자의 사망률이 여자보다 3배가
더 많다는 뉴스가 무겁게 다가오는 건 현실이기 때문이기도 하리라.
그래도 순간 순간을 소중한 보석처럼 챙겨 보려는 마음이 있기에
아직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여력이 생기게 되는가 보다. 나이를 먹
으면 그 사람의 얼굴에서 그 사람의 삶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
고 그 얼굴에 책임을 지는 나이라고 한다. 나는 어떤 얼굴일까... 깊은
고뇌에 빠져 있는 생각하는 사람의 얼굴일까? 언제나 개구쟁이처럼 살
고 싶은 마음이 나타나 있을까?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고 있는 행복
한 모습일까?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고뇌에 싸인 얼굴일까? 아니
면... 모든게 합쳐진 채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는 얼굴일까...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어느 님의 고백이 조금은 이해가 될 듯
한 그런 시간이다. 몇 년전의 일인가 보다. 박종호 콘서트에 휠체어를
타고 갔었다. 그때 박종호씨가 나에게 "집사님 세상이 어떻게 보이세
요?"라고 물었을 때, 나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네! 세상이 참 아름
답습니다"라고 대답을 했었다. 지금 누가 내게 세상이 어떻게 보이느
냐고 물어 본다면, 그때처럼 자신 있게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그래... 그래도 나는 세상이 아름답다고 말할 것이다. 지
금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조금은 알아 가고 있으니까.
20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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