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보면서라는 노래가 있었던 것 같다. 주일 밤에는 TV를 보는
시간이 조금 길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생
명을 살리는 곳, 즉 병원을 주제로 한 드라마를 좋아한다. 전에 종합병
원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보곤 했다. 오늘도 병원에 관한 드라마를
보았다. 새내기 간호사와 어느 교사가 주인공인 내용이었다. 새내기지
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는 간호사의 벅찬 업무, 새내기 간호사는 무
시하며 의사만 찾는 환자. 너무나 힘들어하며 환자에게 선생님도 처음
교단에 섰을 때를 생각해 보라며 울어 버리는 간호사. 지친 업무에 피
로가 쌓여 결국 위암 초기까지 와서 수술을 받게 된 교사의 이야기.
마지막엔 사랑으로 서로 감싸안는 내용이었다.
문득 5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수많은 수술을 받
아야 했던 나는 언제나 간호사를 귀찮게 하며 진통제와 수면제를 찾았
었다. 의사의 처방이 없으면 진통제나 수면제를 줄 수 없다는 걸 알면
서도 당직 간호사를 힘들게 했던 지난날이 떠오르며 참 미안한 생각이
든다. 가끔씩 병원에 심방이라도 가면 그때 그 간호사들을 만나는데
옛날 이야기를 하며 웃기도 한다.
누구나 처음은 설렘으로 시작한다. 어떻게 하던지 잘해 보려고 최
선을 다하는 모습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성인이 되어 첫 직장 생활
을 할 때 가슴 설렘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유도한다. 그래서 누구나 첫 직장에서의 추억은 있다. 그때를 돌이키면
정말 눈물나게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고 고백하지 않을는지...
먼 친척 되는 동생이 교사로 있다가 시집을 가서 첫 임신을 했을
때, 설렘을 가득 안고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태 중의 아이가 아
들이든지 딸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건강하고 총명한 아이로 태어나도록
태교를 하는 내용이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말만하고, 좋은 음악
만 듣고, 좋은 책만 보고, 모든걸 좋은 쪽으로 만들어 갔다. 아들을 낳
고 기뻐서 어쩔 줄 모르던 행복은 잠시였다. 아이가 자폐아로 태어났
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눈물겹게 아이를 챙겼다. 주위의 어떤 말이든
지 아이가 좋아지는 방법이라면 최선을 다한다. 언제나 처음처럼 희망
으로 아이를 대한다. 그녀는 지금도 처음이다. 그녀의 처음은 지금도
눈물나게 아름답기만 하다.
나의 처음은 어떠한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목련이 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름다움이다. 봄이다.
2001.3.12
시간이 조금 길다. 내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생
명을 살리는 곳, 즉 병원을 주제로 한 드라마를 좋아한다. 전에 종합병
원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보곤 했다. 오늘도 병원에 관한 드라마를
보았다. 새내기 간호사와 어느 교사가 주인공인 내용이었다. 새내기지
만 언제나 최선을 다하려는 간호사의 벅찬 업무, 새내기 간호사는 무
시하며 의사만 찾는 환자. 너무나 힘들어하며 환자에게 선생님도 처음
교단에 섰을 때를 생각해 보라며 울어 버리는 간호사. 지친 업무에 피
로가 쌓여 결국 위암 초기까지 와서 수술을 받게 된 교사의 이야기.
마지막엔 사랑으로 서로 감싸안는 내용이었다.
문득 5년 동안 투병 생활을 하던 때가 생각난다. 수많은 수술을 받
아야 했던 나는 언제나 간호사를 귀찮게 하며 진통제와 수면제를 찾았
었다. 의사의 처방이 없으면 진통제나 수면제를 줄 수 없다는 걸 알면
서도 당직 간호사를 힘들게 했던 지난날이 떠오르며 참 미안한 생각이
든다. 가끔씩 병원에 심방이라도 가면 그때 그 간호사들을 만나는데
옛날 이야기를 하며 웃기도 한다.
누구나 처음은 설렘으로 시작한다. 어떻게 하던지 잘해 보려고 최
선을 다하는 모습은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성인이 되어 첫 직장 생활
을 할 때 가슴 설렘은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유도한다. 그래서 누구나 첫 직장에서의 추억은 있다. 그때를 돌이키면
정말 눈물나게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고 고백하지 않을는지...
먼 친척 되는 동생이 교사로 있다가 시집을 가서 첫 임신을 했을
때, 설렘을 가득 안고 나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태 중의 아이가 아
들이든지 딸이든지 상관하지 않고 건강하고 총명한 아이로 태어나도록
태교를 하는 내용이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말만하고, 좋은 음악
만 듣고, 좋은 책만 보고, 모든걸 좋은 쪽으로 만들어 갔다. 아들을 낳
고 기뻐서 어쩔 줄 모르던 행복은 잠시였다. 아이가 자폐아로 태어났
기 때문이다. 그는 정말 눈물겹게 아이를 챙겼다. 주위의 어떤 말이든
지 아이가 좋아지는 방법이라면 최선을 다한다. 언제나 처음처럼 희망
으로 아이를 대한다. 그녀는 지금도 처음이다. 그녀의 처음은 지금도
눈물나게 아름답기만 하다.
나의 처음은 어떠한가 생각해 본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떠한가...
목련이 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름다움이다. 봄이다.
200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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