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감상] 아! 타이타닉...(영화 타이타닉을 보고)

자오나눔 2007. 1. 16. 00:10
           타이타닉이라는  영화를  보지 말자는 운동이 벌어진적이
        있는  줄로 알고 있다. 비싼 외화를 들여 수입한 영화라 국
        민들의 외면으로 인해 무분별한 외화 수입을 억제해 보자는
        뜻도 포함되어 있으리라는 생각을 해 본다.
         
          나눔 사무실에 앉아 작업을 하고 있는데 벗에게서 전화가
        온다.  이상한 남자가 채팅실에 들어와 방해를 한다고 들어
        와 보란다. 급하게 들어가 보니 동물의 생식기를 먹으면 병
        이  낫는다며 자랑을 하는데 계속 반복이다. 주로 여자들만
        있는 대화실에 들어와 초면인 상태에서 그러니 불쾌하는 것
        은  당연하다. 결국은 KICK를 했는데 그분께는 미안한 마음
        도 든다. 그분과의 만남도 소중한데 앞으로는 잘 됐으면 좋
        겠다.
         
          내일 봉사갈 토론을 마치고 지우가 타이타닉을 보러 간다
        네... 갑자기 보고 싶음이 밀려온다. 결국은 번개가 이루어
        진다.  내  생에 처음 맞아본 영화 번개다. 아니... 극장엘
        가서  영화를 본 것은 15년만인 것 같다.(맞나?) 나눔 사무
        실로 나를 태우러 오고, 서울서 오고 인천서 오고...
         
          인천 계양동에 있는 계양문화회관에서 타이타닉을 상영한
        단다.  차를 타고 달리는 도로 양쪽으로 코스모스 한들한들
        춤을  추고 있다. 언제였던가 정든님 손잡고 코스모스 길을
        걸었던  그날이... 이젠 돌아갈 순 없지만 다음에 내님이랑
        다시 한번 걸어 보리라 저 아름다운 코스모스 길을....
           
          학생들이  많이 모였다. 즉석에서 할인권을 몇장 얻는다.
        1인당 1,500원이 할인되니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그것보다
        더 좋은 건 장애인은 무료라는 것이다. 장애인이 된것을 감
        사해야  되는가... 어째든 감사의 조건이다. 비비빅으로 잠
        시 더위를 식히고 화장실까지 들려 용무를 본 후 입장을 한
        다.
         
          많은 학생들이 들어와 있다. 저 아이들도 뭘 알고 영화를
        보러 오는 걸까...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약간 지루하
        게  시작된 타이타닉... 장장 3시간이나 상영을 한단다. 약
        간  지루하게  시작된 영화는 점점 마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다.  스크린에 눈을 뗄수가 없다. 서서히 빠져들던 난 끝내
        훌쩍이고  말았다. 사랑... 저런 사랑을 하고 싶었어... 그
        러나 저건 꿈이야. 단지 영화일 뿐이야...
         
          수많은  장면들이 지나간다. 긴장과 초조... 그리고 아쉬
        움,  애봮음... 배가 침몰하는 순간이다. 마지막 순간에 배
        신과 절망... 살아 보려고 아우성치는 사람들 속에서, 구명
        보트를  타야 하는데 보트가 부족해 탈수가 없음을 알고 연
        약한 아이와 여인들부터 태우는 모습은 우리들이 배워야 할
        대목이었다.  당신들 대신 다른 사람에게 보트를 타게 하시
        려고   어느 노부부는 침대에 꼭 끌어안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들 둘을 침대에 뉘어 놓고 300년 전의 동화를
        들려주며  죽음을  맞이하는 어느 가족을 보며 나도 모르게
        오열을 터트린다.
         
          배가  침몰하는 순간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
        해 음악을 연주하던 어느 악단의 모습... 침몰하기 바로 전
        에  마지막 곡을 연주하고 짐을 챙기는 단원들을 등에 두고
        리더의 바이올린 연주가 날 울린다. 찬송가 '내주를 가까이
        하게함은...'  갑자기 울컥 치밀어 오르는 속내 울음... 신
        부님의 마지막 설교를 들으며 죽음을 맞이하는 그들을 통해
        나의 신앙을 돌이켜 보며 울어 버리고 만다.
         
          스크린에서  눈을 뗄수가 없다. 모두 바다에 떨어지고 잠
        기고... 그리고 죽어간다. 작은 문갑을 발견하고 거기로 사
        랑하는  이를  데리고 간다. 여자를 그 위에 태우고 정신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격려하는 남자의 말에 또한 훌쩍이
        고 만다. "절대 포기하지마라 우리에겐 작별은 없다."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힘없이 노래하는 주인공을 바라
        보며 가슴이 아프다. 순간 순간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구조되기  전에 남자는 죽고... 먼 훗날 배에서 다이아몬
        드를  바다에  던지는 여자 주인공... 이젠 할머니가 되신
        분...  그분이  다이아몬드를 던질땐 그 사람까지도 던졌을
        것이며  할머니의 삶도 던졌으리라... 사랑... 아무튼 저런
        사랑도 있구나... 멋지고 해 볼만한 사랑이다. 모두게 끝났
        다.  일어서는  사람들의 얼굴이 밝지 않다. 가슴에 커다란
        충격을  받은것 같다. 그러나 오래동안 남을 것이다. 저 사
        랑이...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날 아껴주는 사람들과
        이 영화를 보다가 이 순간에 극장에 불이 났을때... 목발을
        짚고 나가려고 발버둥치는 날 부축해 줄 사람이 있을까? 라
        는  질문을 해 보니, '있을 것이다'라는 믿음이 온다. 입장
        을  바꾸어 그 사람이 기절을 해 있다면? 아마... 난 내 혁
        띠에 그녀를 매달고 엉덩이로 기어서라도 밖으로 끌고 나갈
        것이다.  가다가 가스에 질식해 죽을지라도 같이 할것이다.
        새로운 사랑법을 배웠던 날이다. 좋은 날이다.
         
          98.8.19.
          나눔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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