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단상] 아들과의 대화

자오나눔 2007. 1. 16. 00:13
나는 될 수 있으면 준열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러나 여건은 언제나 준열이를 외롭게 한다. 그래서 틈만나면 준열이와 장난을 잘 친다. 서로 팔씨름도 하고, 레스링도 한다. 그렇게 살아가며 부족한 정을 채워 나가는 우리들이다.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가 늦게 집에 들어 갔다. 녀석은 만화 영화에 푹 빠져 있다. 가만이 다가가 한번 안아 주고 내 방으로 왔다. 나는 나대로 일을 하고 준열이는 나름대로 일기도 쓰고 숙제도 한다. 일기 만큼은 꼭 쓰게하는 나는 좋은 습관이 성공자로 만든다는 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녀석은 몸이 불편한 아빠에게 커피 타 주는 걸 좋아 한다. 아빠가 열심히 일하고 있으면 조용히 다가와 귀에 대고 속삭여 준다.
"아빠 커피 타드려요?"
평상시에는 참 반가운 소리다. 그런데 오늘은 아니다. 자오의 날 행사를 위해 금식을 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아빠 금식이라 안되요..."
"아빠는 맨날 금식만 해요?"
"아니..."
"아빠 금식이 뭐에요?"
"응...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밤을 굶어가며 기도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거야"
"아빠 나도 금식할까?"
"어떻게 할건데?"
"음... 아침, 점심, 저녁 먹고 밤에는 안먹으면 되잖아요."
"뭐? 하 그래 오늘 밤에 해라~"

녀석과의 대화속에선 잠시 내가 잊고 있던 사랑을 만난다. 마음 따뜻함을 만난다. 행복을 만난다. 나에게 소중함을 주는 그녀석은 어쩌면 나에게 작은 예수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이다.

2001/4/18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