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메밀꽃 필 무렵

자오나눔 2007. 1. 16. 00:12
외진 곳
자투리 땅
아무 씨앗도 뿌려지지 않은
외로움이 물씬 풍기는 땅
외롭지 말라고
누군가가 씨앗을 뿌려 주었다.

씨를 뿌려준
누군가의 발길도 잊혀져 가고
산짐승의 술레잡기만 가끔
메밀꽃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가끔
아주 가끔 고갯길을 넘는
소금장수들의 발자국 소리에도
행여 그리운 님일까
고개 들어 마중 나가던 메밀꽃.

님 향한
연분홍 그리움은
밤사이에
하얗게 변해 버렸다.

2001.4.17
- 양미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