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행사를 마치고 마무리 정리를 하고 집에 오니 자정이 가까
워 온다. 새벽 3시 30분,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끝으로 회원
들의 무사 귀가를 확인한다. 이제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야
겠다. 그런데... 그때부터 오른쪽 옆구리와 맹장 부분에 통증이 오기 시
작한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잠을 청해 보는데 도저히 견딜 수 없다. 방
바닥을 뒹굴며 아픔을 참아 본다. 깊은 잠에 취한 아내를 깨울 수도
없다. 끙끙 앓는 소리에 아내가 깨어난다. 시간은 아침 5시 30분... 결
국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 간다.
소변 검사와 엑스레이... 정해진 순서에 의해 검사가 시작된다. 누워
있을 수도 없고 엎어져 있을 수도 없다. 진통제라도 놔 달라니 정확한
병명을 알기 위해서 통증의 경과를 봐야 한단다. 흐미... 고통스러워하
는 네게 수술을 20번이나 받은 사람이 못 견뎌 한다며 아내가 핀잔을
준다. "참나... 당신이 아파 봐라 어쩌나~" "아이고 됐네요 나도 15년전
에 이런 증상으로 입원했었답니다." 아내는 15년전에 요로 결석으로
입원을 했더란다. 아내의 추측대로 증상으로 보아 '요로 결석' 같다는
의사의 말에 마음이 놓인다.
인턴 선생이 오더니 나의 이름을 묻는다. 3번째 묻는 질문이라 "안
가르쳐 줄래요" 했더니, "제가 건망증이 있어서 그래요~~"한다. "젊은
사람이 걱정되네... 쩝" 했더니 씽긋 웃는 인턴. 어린아이가 발가벗겨진
채로 울고 있다. 자다가 열이 많이 나서 왔는가 보다. 엄마만 찾는 아
이를 할머니가 달래느라 고생한다. 엄마는 어디 갔는지...
곁에 있던 환자가 누구에겐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내용을 들
어보니 자다가 꿈을 꿨는데 놀라서 그만 창문으로 뛰어 내렸단다. 결
과는 골절.... 참 별사람 다 있다. 내가 투병 생활할 때 실습 간호사로
왔던 아가씨가 이젠 고참 간호사가 되어 있다. 세월이 제법 흘렀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랑 싸우셨는지 어느 아저씨가 코피를 흘리며 응급실
로 들어오고 있다. 술 냄새가 확 풍긴다. 창문으로 뛰어 내렸다는 환자
의 보호자가 오더니 너무 늦게 환자를 조치해 준다며 차트를 뺏어 찢
어 주머니에 넣고, 환자를 업고 밖으로 나가 버린다. 응급실이 소란스
럽다. 담당 간호사들이 원무과 직원들에게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다.
인턴이 내게 오더니 소변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피가 많이 섞여 있
단다. 그러면서 그림을 그려 가며 설명을 해준다. 전문적인 용어라 무
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안 좋다는 말이다. 그런데 반론이 제기 된다. 응
급실 수석 간호사다. 우선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예약을 하고 날짜를
잡으란다. 그 동안은 통증을 없앨 수 있는 약을 처방해 주겠단다. 아무
튼... 진통제 주사 한 대 맞고 약을 처방해 병원을 나선다. 벌써 시간은
9시 30분을 넘겼다. 길고 긴 6시간이었다. 병원을 나서며 생각나는 것
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작은 이상이 생겨도 이렇게 고통스러
운데, 수많은 신체 기관들을 정확하게 움직이시는 그분, 얼마나 멋지신
분인가 다시 한번 감사가 나온다. 힘을 내야지, 일어서야지. 아내는 무
료 급식을 하러 가고 나는 사무실로 나왔다. 이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2001/5/2
워 온다. 새벽 3시 30분,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끝으로 회원
들의 무사 귀가를 확인한다. 이제 조금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자야
겠다. 그런데... 그때부터 오른쪽 옆구리와 맹장 부분에 통증이 오기 시
작한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잠을 청해 보는데 도저히 견딜 수 없다. 방
바닥을 뒹굴며 아픔을 참아 본다. 깊은 잠에 취한 아내를 깨울 수도
없다. 끙끙 앓는 소리에 아내가 깨어난다. 시간은 아침 5시 30분... 결
국 종합병원 응급실로 실려 간다.
소변 검사와 엑스레이... 정해진 순서에 의해 검사가 시작된다. 누워
있을 수도 없고 엎어져 있을 수도 없다. 진통제라도 놔 달라니 정확한
병명을 알기 위해서 통증의 경과를 봐야 한단다. 흐미... 고통스러워하
는 네게 수술을 20번이나 받은 사람이 못 견뎌 한다며 아내가 핀잔을
준다. "참나... 당신이 아파 봐라 어쩌나~" "아이고 됐네요 나도 15년전
에 이런 증상으로 입원했었답니다." 아내는 15년전에 요로 결석으로
입원을 했더란다. 아내의 추측대로 증상으로 보아 '요로 결석' 같다는
의사의 말에 마음이 놓인다.
인턴 선생이 오더니 나의 이름을 묻는다. 3번째 묻는 질문이라 "안
가르쳐 줄래요" 했더니, "제가 건망증이 있어서 그래요~~"한다. "젊은
사람이 걱정되네... 쩝" 했더니 씽긋 웃는 인턴. 어린아이가 발가벗겨진
채로 울고 있다. 자다가 열이 많이 나서 왔는가 보다. 엄마만 찾는 아
이를 할머니가 달래느라 고생한다. 엄마는 어디 갔는지...
곁에 있던 환자가 누구에겐가 핸드폰으로 전화를 한다. 내용을 들
어보니 자다가 꿈을 꿨는데 놀라서 그만 창문으로 뛰어 내렸단다. 결
과는 골절.... 참 별사람 다 있다. 내가 투병 생활할 때 실습 간호사로
왔던 아가씨가 이젠 고참 간호사가 되어 있다. 세월이 제법 흘렀다는
생각을 한다. 누구랑 싸우셨는지 어느 아저씨가 코피를 흘리며 응급실
로 들어오고 있다. 술 냄새가 확 풍긴다. 창문으로 뛰어 내렸다는 환자
의 보호자가 오더니 너무 늦게 환자를 조치해 준다며 차트를 뺏어 찢
어 주머니에 넣고, 환자를 업고 밖으로 나가 버린다. 응급실이 소란스
럽다. 담당 간호사들이 원무과 직원들에게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는
또 다른 세상이다.
인턴이 내게 오더니 소변 검사 결과가 나왔는데 피가 많이 섞여 있
단다. 그러면서 그림을 그려 가며 설명을 해준다. 전문적인 용어라 무
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안 좋다는 말이다. 그런데 반론이 제기 된다. 응
급실 수석 간호사다. 우선 검사를 해봐야 하는데 예약을 하고 날짜를
잡으란다. 그 동안은 통증을 없앨 수 있는 약을 처방해 주겠단다. 아무
튼... 진통제 주사 한 대 맞고 약을 처방해 병원을 나선다. 벌써 시간은
9시 30분을 넘겼다. 길고 긴 6시간이었다. 병원을 나서며 생각나는 것
이 있었다. 보이지 않는 부분에 작은 이상이 생겨도 이렇게 고통스러
운데, 수많은 신체 기관들을 정확하게 움직이시는 그분, 얼마나 멋지신
분인가 다시 한번 감사가 나온다. 힘을 내야지, 일어서야지. 아내는 무
료 급식을 하러 가고 나는 사무실로 나왔다. 이렇게 하루가 시작된다.
20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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