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단상] 커피메이커

자오나눔 2007. 1. 16. 00:16
나는 밤에 늦게까지... 아니 새벽까지 일을 하는편이다. 정리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기에 부족한 것을 배우는 시간이다. 허긴 배울 시간도 없다. 늦게까지 일하다 보면 어김없이 커피가 생각난다. 집에서는 자는 아내를 깨울 수 없어 다른 걸 마시지만, 사무실에서 일할 때는 휠체어를 타고 할 수 있기에 스스로 커피를 타서 마신다.

언제였나 지인이 커피메이커를 생일 선물로 사다준적이 있었다. 그 덕분에 2년동안 원두커피라는 것을 남 못지 않게 마셨다. 그게 편하기도 하고 구수한 맛이 썩 괜찮았다. 커피를 마실 때마다 그사람을 생각할 수밖에...

어느날 그 커피메이커를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유리로 된 용기를 씻다가 깨버린 것이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줄 알고 걱정을 하지 않았었는데, 수입품이었고 그 제품을 수입한 회사가 망하여 구할수 없었다. 언제 시간 나면 커피메이커를 사러 가야지...라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쉽지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커피메이커가 배달되어 왔다. 그녀석이 사서 보낸 것이다. 난 생각지도 않았는데, 깨뜨린게 못내 마음에 남았었던지, 아니면 내가 커피를 좋아한다는 걸 알았던지.... 아무튼 커피메이커는 배달되어 왔고, 사무실에는 연일 커피향이 진동하고 있다. 지금도 커피 한잔을 마셨다. 이제 또 일해야겠다. 윈엠프에서는 산울림의 '어머니와 고등어'라는 노래가 흘러 나오고 있다. 오늘 교도소 가서 한번 불러 볼까나...

^_^*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