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낙엽을 밟았어

자오나눔 2007. 1. 16. 12:39
낙엽을 밟았어
사무실까지 걸어 오면서
낙엽을 밟았어
흔들리지 말라고 꾹 밟았어

남들은 두발로 밟지만
난 세발로 밟고 있드라.
아마 더 단단하게 밟혔을거야.
아니 자리를 잡았을거야.

60년대 노래를 틀어 놓고
낙엽을 쓸고 있는
할아버지의 덥수룩한 수염을 보았어
수북하게 쓸어 모아둔
낙엽을 보며
할아버지의 세월을 보았어.

아마...
나도 언젠간 낙엽을 쓸겠지?

길을 걸었어
그리고 낙엽을 밟았어
흔들리지 말라고
꾹 꾹 밟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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