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 자취를 감추는 동물, 또는 곤충이 있다. 동면하는 곰이나 뱀이 있고, 더위가 물러가는 처서가 되면 날카로운 침도 힘을 잃고 구부러진다고 하는 모기가 있다. 즉, 날씨가 추워지면 모기는 우리 주위에서 보이지 않아야 정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모기는 전천후로 변해 있다. 한 여름에 보여야 할 모기가 아직도 웽웽 사이렌을 불며 우리들을 위협하고 있다. 속된 말로 황당한 일이 우리들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입동이 지난 요즘에도 모기가 극성이라는 뉴스를 보다가 우리 집에도 심심치않게 모기가 날라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성질 급한 나는 모기 약을 뿌리지만 아내는 때려잡기를 좋아한다. 한밤중에도 갑자기 불을 켜고 모기를 잡겠다고 파리채를 잡고 있는 아내를 보다가 이불을 머리까지 덮고 잠을 청하는 게 내가 대처하는 방법이다. 피를 배부르게 빨아먹고 포만감을 가지고 쉬고 있는 모기를 때려잡을 때는 시원하다고 한다. 요즘에는 파리채 대신 손바닥으로 잡는다. 벽에 붙은 모기를 철썩 때려잡을 때는 통쾌하다는 아내의 말에 내가 한마디한다. "그래, 유쾌 통쾌 상쾌하겠네~ 적당히 하고 자!"
한 번 깨어나면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게 중년(?)들의 취약점이 아니던가? 아무튼 잠이 깬 덕분에 모기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모기는 지구상에 약 1,500종이 알려져 있고 한국에서는 9속 47종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알은 일반적으로 물 위에 낳는데 물 위에서 알을 낳은지 약 3일 만에 부화되어 유충이 되고, 이 유충은 약 7일간 4회의 탈피를 하는 4령기(齡期)를 거쳐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물 속에서 약 3일이 지나면 성충으로 변태하게 된다. 모기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약 13∼20일 걸리고 성충의 수명은 1∼2개월이다.
아무튼 모기는 수컷보다 암컷이 더 독한가 보다.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일의 즙을 빨아먹는데, 암컷은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암컷의 흡혈은 살기 위한 것보다 알을 낳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하니 모기 나름대로 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치부해 본다. 모기는 동물이 발산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여 찾아온다. 주로 밤에 피를 빨아먹는데 어떤 녀석들은 과감하게 낮에도 공격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모기의 암컷은 한 번의 교미로 수많은 정자를 몸속에 있는 수정낭에 보존해 놓고 있다가 알을 낳기 전에 필요한 수만큼 정자를 내어 수정을 시킬 수 있다고 한다.
겨울에 모기가 많은 이유는 콘크리트 숲 때문이라고 한다. 콘크리트 건물마다 지하실이 있는데 보통 거기에는 물이 있단다. 따뜻한 실내 온도가 언제나 유지하고 있고, 적당하게 부패되어 있는 물이 고여 있으니 얼마나 아늑한 공간이겠는가. 날마다 신혼이요, 날마다 잔치 날이 아니겠는가. 모기는 어떤 사물과 1-2m거리를 유지하며 날아다니는데 높은 빌딩까지는 비상구 계단을 통해 날아 올라 온다고 하니 얼마나 영악한 곤충인가. 그래서 한겨울 높은 빌딩에서도 모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며칠 전 잠결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불이 켜지더니 의자를 밟고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아내는 오늘밤에도 유쾌 통쾌 상쾌함의 짜릿한 전율을 맛보려고 하는가 보다. 철썩 소리가 들리고 "이놈 잡았다"하는 소리도 들린다. 피를 빨아먹는 녀석은 수컷이 아니라 암컷이니까 "이놈 잡았다"가 아니라 "이년 잡았다"라고 해야 하는데, 언제나 "이놈 잡았다"라고 한다. 어째 꼭 남편인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그런데 갑자기 와당탕하며 "아야!"하는 소리가 들린다. 벌떡 일어나 보니 아내가 발바닥을 잡고 울상을 짓고 있었다. 침대 아래에 내 목발을 눕혀 놓고 사는데 모기 잡고 내려오다가 혹시 내가 깰까봐 조심하며 내려오다가 의자가 돌아가 떨어진 것이다. 떨어지면서 목발을 조이고 있는 볼트를 밟았으니 발바닥을 뚫어 줄 수밖에... 아내의 발에 연고를 발라주고 그 위에 일회용 반창고를 붙여주는데 "아야~!"라며 비명을 지른다. 반창고를 한 개 더 붙여 주면서 잘 붙여야 한다며 손바닥으로 반창고 위를 철썩 때려 준다. 순간 들리는 비명 소리 "아야! 아파!" 그 순간 내 얼굴엔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고, 내 가슴속에는 유쾌 통쾌 상쾌함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유쾌 통쾌 상쾌한 삶을 살아가는 것, 우리들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01.11.11
한 번 깨어나면 쉽게 잠들지 못하는 게 중년(?)들의 취약점이 아니던가? 아무튼 잠이 깬 덕분에 모기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았다.
모기는 지구상에 약 1,500종이 알려져 있고 한국에서는 9속 47종이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알은 일반적으로 물 위에 낳는데 물 위에서 알을 낳은지 약 3일 만에 부화되어 유충이 되고, 이 유충은 약 7일간 4회의 탈피를 하는 4령기(齡期)를 거쳐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물 속에서 약 3일이 지나면 성충으로 변태하게 된다. 모기는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약 13∼20일 걸리고 성충의 수명은 1∼2개월이다.
아무튼 모기는 수컷보다 암컷이 더 독한가 보다. 수컷은 식물의 즙액이나 과일의 즙을 빨아먹는데, 암컷은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한다. 그런데 암컷의 흡혈은 살기 위한 것보다 알을 낳는 데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하니 모기 나름대로 귀한 일을 하고 있다고 치부해 본다. 모기는 동물이 발산하는 이산화탄소를 감지하여 찾아온다. 주로 밤에 피를 빨아먹는데 어떤 녀석들은 과감하게 낮에도 공격을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모기의 암컷은 한 번의 교미로 수많은 정자를 몸속에 있는 수정낭에 보존해 놓고 있다가 알을 낳기 전에 필요한 수만큼 정자를 내어 수정을 시킬 수 있다고 한다.
겨울에 모기가 많은 이유는 콘크리트 숲 때문이라고 한다. 콘크리트 건물마다 지하실이 있는데 보통 거기에는 물이 있단다. 따뜻한 실내 온도가 언제나 유지하고 있고, 적당하게 부패되어 있는 물이 고여 있으니 얼마나 아늑한 공간이겠는가. 날마다 신혼이요, 날마다 잔치 날이 아니겠는가. 모기는 어떤 사물과 1-2m거리를 유지하며 날아다니는데 높은 빌딩까지는 비상구 계단을 통해 날아 올라 온다고 하니 얼마나 영악한 곤충인가. 그래서 한겨울 높은 빌딩에서도 모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며칠 전 잠결에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이윽고 불이 켜지더니 의자를 밟고 올라가는 소리가 들린다. 우리 아내는 오늘밤에도 유쾌 통쾌 상쾌함의 짜릿한 전율을 맛보려고 하는가 보다. 철썩 소리가 들리고 "이놈 잡았다"하는 소리도 들린다. 피를 빨아먹는 녀석은 수컷이 아니라 암컷이니까 "이놈 잡았다"가 아니라 "이년 잡았다"라고 해야 하는데, 언제나 "이놈 잡았다"라고 한다. 어째 꼭 남편인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아서...
그런데 갑자기 와당탕하며 "아야!"하는 소리가 들린다. 벌떡 일어나 보니 아내가 발바닥을 잡고 울상을 짓고 있었다. 침대 아래에 내 목발을 눕혀 놓고 사는데 모기 잡고 내려오다가 혹시 내가 깰까봐 조심하며 내려오다가 의자가 돌아가 떨어진 것이다. 떨어지면서 목발을 조이고 있는 볼트를 밟았으니 발바닥을 뚫어 줄 수밖에... 아내의 발에 연고를 발라주고 그 위에 일회용 반창고를 붙여주는데 "아야~!"라며 비명을 지른다. 반창고를 한 개 더 붙여 주면서 잘 붙여야 한다며 손바닥으로 반창고 위를 철썩 때려 준다. 순간 들리는 비명 소리 "아야! 아파!" 그 순간 내 얼굴엔 미소가 피어나고 있었고, 내 가슴속에는 유쾌 통쾌 상쾌함의 강이 흐르고 있었다. 유쾌 통쾌 상쾌한 삶을 살아가는 것, 우리들의 목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0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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