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가을, 그리고 단풍

자오나눔 2007. 1. 16. 13:19
가을, 그리고 단풍

떠꺼머리 한라총각
사랑 고백 받던 날부터
얼굴 붉어진 백두처녀.

한라총각 짝사랑하던 설악처녀
홧김에 불을 질렀다.

붉게 불 붙어버린 백두처녀
바다를 찾아
남쪽으로 달린다.

설악에서 지리산 암자까지
달리다 지친 백두처녀
불 붙은 몸이 뜨겁다.

저 멀리 한라총각
물동이 내 던지고
백두처녀를 안는다.

불구경하던 사람들 얼굴이
덩달아 벌겆게 익었다.
한라총각 백두처녀
너무 뜨거운 사랑이다.

99/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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