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다. 독재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을 달았지만, 우리나라가 이렇게 발전하고 우리가 이렇게 잘 살게 된 것은 누가 뭐래도 박정희 대통령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봉순이 언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권을 잡던 시대를 배경으로 어린 '짱아'의 눈으로 짱아의 '첫 사람' 이자 식모인 봉순이 언니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이야기가 바로 '봉순이 언니'다. 짱아는 봉순이 언니네 주인집 막내딸이다. 봉순이 언니는 항상 바쁜, 마음이 통하지 않는, 서민층에서 중산층으로 가고 있는 가족들과는 다른 짱아의 '첫 사람'이었다. 나는 짱아가 다섯 살의 나이답지 않게 어른의 정신세계에 들어와 있음을 본다. 그래서 작가의 심리전이 교묘하게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작가는 짱아가 다섯 살의 나이에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셔보고, 야한 잡지를 보며 뜻을 알고도 모른 체 하는 다섯살 같지 않는 영악한 아이인 짱아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봉순이 언니를 본다. 봉순이 언니... 그녀는 바보로 나온다. 그런데 정말 바보였을까? 훔치지 않은 반지로 인해 누명을 쓰고 아무 말도 못하는... 아니 안 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지도 않는 세탁소 종업원과 무작정 집을 나가서는 임신을 한 몸으로 다시 돌아오고야 말고, 두 번째 남자마저 병들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결혼을 해버린, 쉰 살의 나이에도 쉬이 누군가를 따라가 버리는 그녀는... 분명 바보였다. 짱아 엄마의 말대로 '원래 그런 애'였다. 버려진 아이였고 얼굴조차 예쁘지도 않으며 똑똑하지 못한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린 짱아에게도 애가 딸린 시골 홀아비에게도... 그 사랑으로 인해 그녀는 아름답다. 자신의 몸 추스르기에도 힘겨운 상황에서 짱아가 내어준 사탕을 어금니로 있는 힘을 다해 쪼개어 줄 수 있는 여자, 꼭 완쾌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결혼했던 것이 아니라 많이 외로웠을... 그래서 어떤 병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줄거라 외치며 그 곳으로 뛰어든 여자. 봉순이 언니는 극단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을 가져 희망이란 두 글자를 세상의 모진 채찍질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 상처투성이인 그녀의 마음은 모진 세상에 대해 말없는 반항을 일으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첫 사람...
분명 첫 사람이라는 단어는 전에부터 있었을 터인데, 봉순이 언니를 읽으면서 여러번 읽은 단어였지만, 마치 처음 보는 단어처럼 생소했다.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참 흔했는데, 첫 사람이라는 단어는 흔하지 않았었기 때문인가 보다.
내가 어머님 자궁에서 이 세상으로 나와서 처음 만났던 첫 사람... 나의 첫 사람은 누구였을까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봉순이 언니 같은 누나였을까? 시골에서 자란 나는 아마도 할머님이 나의 첫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할 뿐이다. 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 맺은 인연이요 만남이었는데 참 소홀하게 대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봉순이 언니를 읽으며 시시하다는 생각, 재미없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 부분에 전철 안에서 30여년만에 만난 봉순이... 아마 짱아의 눈에도 분명 봉순이 언니로 보였을 것이다. 어쩌면 봉순이 언니에게 마지막 희망이었을지도 모를 순간에 다시는 희망을 갖지 못하게 외면하고 돌아서 버리는 짱아의 마음속에는 지금 내리고 있는 이 비보다 더 많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 희망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마음에는 귀찮음이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속 변화가 얼마나 변화무쌍한지...
첫 사람의 의미는 처음이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마음속에 함께 하는 것이 첫 사람이다. 첫 사람은 그 사람이 삶 속에서 힘들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는 새로운 힘을 주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첫 사람... 소중하게,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의 첫 사람은 누구였을까...?
2002. 10. 15
나눔
봉순이 언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주도권을 잡던 시대를 배경으로 어린 '짱아'의 눈으로 짱아의 '첫 사람' 이자 식모인 봉순이 언니를 통해 세상을 배우는 이야기가 바로 '봉순이 언니'다. 짱아는 봉순이 언니네 주인집 막내딸이다. 봉순이 언니는 항상 바쁜, 마음이 통하지 않는, 서민층에서 중산층으로 가고 있는 가족들과는 다른 짱아의 '첫 사람'이었다. 나는 짱아가 다섯 살의 나이답지 않게 어른의 정신세계에 들어와 있음을 본다. 그래서 작가의 심리전이 교묘하게 시작되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무튼...
작가는 짱아가 다섯 살의 나이에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셔보고, 야한 잡지를 보며 뜻을 알고도 모른 체 하는 다섯살 같지 않는 영악한 아이인 짱아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봉순이 언니를 본다. 봉순이 언니... 그녀는 바보로 나온다. 그런데 정말 바보였을까? 훔치지 않은 반지로 인해 누명을 쓰고 아무 말도 못하는... 아니 안 했을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따뜻하게 대해주지도 않는 세탁소 종업원과 무작정 집을 나가서는 임신을 한 몸으로 다시 돌아오고야 말고, 두 번째 남자마저 병들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결혼을 해버린, 쉰 살의 나이에도 쉬이 누군가를 따라가 버리는 그녀는... 분명 바보였다. 짱아 엄마의 말대로 '원래 그런 애'였다. 버려진 아이였고 얼굴조차 예쁘지도 않으며 똑똑하지 못한 그녀였다.
하지만 그녀는 누군가에게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어린 짱아에게도 애가 딸린 시골 홀아비에게도... 그 사랑으로 인해 그녀는 아름답다. 자신의 몸 추스르기에도 힘겨운 상황에서 짱아가 내어준 사탕을 어금니로 있는 힘을 다해 쪼개어 줄 수 있는 여자, 꼭 완쾌될 수 있다는 말에 속아 결혼했던 것이 아니라 많이 외로웠을... 그래서 어떤 병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이 조그만 힘이라도 보태줄거라 외치며 그 곳으로 뛰어든 여자. 봉순이 언니는 극단적으로 낙천적인 성격을 가져 희망이란 두 글자를 세상의 모진 채찍질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버리지 못한다. 상처투성이인 그녀의 마음은 모진 세상에 대해 말없는 반항을 일으키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첫 사람...
분명 첫 사람이라는 단어는 전에부터 있었을 터인데, 봉순이 언니를 읽으면서 여러번 읽은 단어였지만, 마치 처음 보는 단어처럼 생소했다. 첫사랑이라는 단어는 참 흔했는데, 첫 사람이라는 단어는 흔하지 않았었기 때문인가 보다.
내가 어머님 자궁에서 이 세상으로 나와서 처음 만났던 첫 사람... 나의 첫 사람은 누구였을까 잠시 생각을 해 보았다. 봉순이 언니 같은 누나였을까? 시골에서 자란 나는 아마도 할머님이 나의 첫 사람이 아니었을까 추측할 뿐이다. 이 세상에 나와서 처음 맺은 인연이요 만남이었는데 참 소홀하게 대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봉순이 언니를 읽으며 시시하다는 생각, 재미없는 소설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 부분에 전철 안에서 30여년만에 만난 봉순이... 아마 짱아의 눈에도 분명 봉순이 언니로 보였을 것이다. 어쩌면 봉순이 언니에게 마지막 희망이었을지도 모를 순간에 다시는 희망을 갖지 못하게 외면하고 돌아서 버리는 짱아의 마음속에는 지금 내리고 있는 이 비보다 더 많은 눈물이 흐르고 있었을 것이다. 희망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마음에는 귀찮음이 한쪽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간의 마음속 변화가 얼마나 변화무쌍한지...
첫 사람의 의미는 처음이라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마음속에 함께 하는 것이 첫 사람이다. 첫 사람은 그 사람이 삶 속에서 힘들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을 때는 새로운 힘을 주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있을 첫 사람... 소중하게,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나의 첫 사람은 누구였을까...?
2002. 10. 15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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