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수필] 꿈, 웃음, 행복

자오나눔 2007. 1. 17. 11:11
꿈이 없는 사람은 살아도 산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습니다. 꿈을 꾸는 사람은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이요, 희망으로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농부들은 꿈을 꾸는 사람들입니다. 시골에서 살다보니 씨 뿌리는 농부의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작은 씨앗에서 풍성한 결실을 발견하며 구슬땀을 흐릴 줄 아는 농군의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하나님 은혜로 자오쉼터가 마을에서 인심을 얻어서 2천여 평의 밭을 무상으로 빌려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전문 농사꾼 아니라 알찬 수확보다는 키우는 재미와 키워서 나눠 먹는 재미로 농사를 지었더랍니다. 그런데 한 두 해를 하다 보니 요령도 생겨서 수익을 창출하여 선교에 쓸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고추와 고구마를 심기로 했습니다. 고추는 1,300포기를 심었는데 벌써 풋고추로 초벌을 모두 땄답니다. 고구마를 심기로 하고 교회 집사님께 부탁하여 밭을 갈아엎고, 친구들과 지인들이 오셔서 두둑도 만들고 비닐도 씌웠습니다. 고구마 2만 주를 구하기 위해 충주 재래시장까지 내려갔습니다. 마음씨 좋은 '충주농산물' 의 사장님을 만나 다른 곳 보다 저렴하게 구입하여 잘 심었더랍니다. 우리의 삶을 이야기했더니 기쁜 마음으로 가격을 깎아 주시는 겁니다. 이런 저런 사랑이 모아져서 밭에는 고구마가 심겨졌습니다. 비가 와야 하는데 온다는 비는 오지 않고 고구마 순은 말라 죽어갑니다. 덩달아 우리의 가슴도 타들어 갑니다.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 우리 부모님들의 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 고구마 순을 더 사다가 죽는 모종은 뽑아내고 그 자리에 새 모종을 심는 작업을 했습니다. 비를 기다리면서도 밭에 물을 줍니다. 물을 주면서 뿌리를 잘 내리고 살아 있는 고구마 순들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옵니다. 내 눈에는 주렁주렁 고구마가 달려 있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을 때 주는 이와 받는 이가 모두 행복한 웃음을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행복해서 웃는 것보다 웃으며 살기에 행복하다는 말이 뿌리를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2005. 6. 23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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