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지인들에게 '5월이면 생각나는 것'에 대하여 질문을
했었다. 많은 분들이 대답을 해 주셨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대
답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또는, 불효를 저지르며 살아왔던 지
난날을 돌이키는 내용이 많았다. 역시 5월은 가정의 달이고, 부모
님의 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달인가 보다. 자식을 키우는 아비 된
입장에서 아이와의 문제에 부딪쳤을 때는 어김없이 돌아가신 부
모님이 생각났었다. 과거에 내가 이럴 때 내 부모는 어떤 마음이
셨을까.... 부모의 마음을 깨달아 가면서 부모님께 편지라도 쓰고
싶어하는 아들로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5월 1일에 있을 '자오의 날' 행사를 준비하던 지난 4월. 결식
노인께 매일 무료 급식 봉사를 오신 회원 한 분이 의견을 내었
다. 5월 어버이날에는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 보자는 것이었
다. 결식 노인들과 야외로 구경을 가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차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효도 잔치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마침 아내가 '화덕 소금구이' 집을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내에게 지원 요청을 한다. 장소와 고기 및 야채를 지원 받기로
하고, 기타 준비를 한다. 의견이 나오자 쉽게 준비를 하게 된다.
의견이 하나로 모여지기 때문이다. 무료 급식 장소를 빌려주고
있는 동문 제일 교회에서 떡과 양말을 후원해 주신단다. 가게에
주류를 조달해 주는 곳에서도 음료수를 협찬하겠단다. 부천 해병
대 전우회 오정분회에서 현수막과 함께 교통정리를 해 주기로 했
다.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어 가고 있었지만 봉사자가 부족했다. 회
원들에게도 알리고 통신에도 띄운다.
준비를 해 가면서 효도 잔치에 참석할 어른들의 숫자가 늘어감
을 느낀다. 50명에서 100명으로, 100명에서 150명으로 상향 조정
을 했다. 그 와중에도 '자오의 날' 행사를 은혜롭게 마무리한다.
부족한 식탁과 의자는 교회 식당에서 빌려 오기로 하고, 연탄 화
덕이 9개지만 한꺼번에 몰리면 아무래도 고기 조달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삼성 카센타에 부탁을 하니 장애인의 날에 사랑의 집
장애우들에게 생고기 파티를 해 줬던 장비를 지원해 주기로 한
다. 도우미들의 명찰을 만들고, 김치를 담그고... 무료 급식에 참
석한 봉사자들과 아내는 부지런히 준비를 해 간다. '어버이날 효
도 잔치'라는 현수막을 베르네 시장 입구에 걸었다. 무료 급식소
로 오시는 어른들은 동문 제일 교회 차량으로 이동을 하기로 한
다.
드디어 행사 날이다. 아침 일찍부터 '화덕 소금구이' 집으로 나
가 연탄불을 피워 놓고 잠시 시간을 내어 커피를 한잔 마신다.
바비님과 제나님은 행사장으로 오고 있는 중이란다. 카센타 성형
은 일찍부터 오셔서 숯불을 피울 불판을 설치하고 있다. 식탁 배
치도 덜했는데 어른들이 기웃거리며 "여기서 하느냐"고 묻는다.
11시부터 시작 할거니까 꼭 오시라고 한다. 바비님이 도착한다.
오자마자 간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앞치마를 두른다. 준비를 하
는데 봉사자가 부족하다. 이거 이러다 어르신들께 뷔페 식으로
대접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고 있다. 핸드폰 벨이 경
기병 서곡을 울리고 있다. 지하 6층님이다. 장소를 잘 찾아오신
다. 제나도 도착하고...
식탁 13개에 젓가락부터 햇쑥을 뜯어 했다는 떡이 차려진다.
불판이 올려지고 고기가 준비되고 있다. 따로 만들어 놓은 불판
에는 불이 피어나고 있다. 시간이 되어 어른들이 들어오기 시작
한다. 걱정했던 봉사자들도 15명이 동시에 오신다. 각자 임무를
정하여 잘 하고 있다. 카네이션을 달아 들이는 봉사자, 상을 차리
는 사람, 고기를 굽는 사람, 밥을 나르는 사람, 국을 나르는 사
람... 정신없이 돌아간다. 마침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오셔 박카스
를 협찬해 주고 간다. 식사를 다 하시고 나가는 분께는 마련한
양말과 박카스가 지급된다. 한쪽에 있는 불판에서는 고기를 굽기
에 정신없다. 불판 두 곳에서 구워 주면 제나님은 열심히 가위질
을 한다. 연탄불이 피어 있는 불판에 초벌구이 한 생고기들을 굽
는 봉사자들. 행복한 웃음 속에 고기 익는 냄새가 군침을 삼키게
한다.
지나는 차량을 서행시키고 있는 해병대 전우회, 구경왔다가 고
기를 굽는 분들... 누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모두가 하나로 모아지
고 있었다. 어느새 넉넉히 예상한 150명이 넘어섰다. 고기와 음료
수, 식사는 아직 여유가 있는데 선물이 부족하다. 넉넉하게 준비
한다고 했는데 부족하니 어떡하느냐고 물어 온다. 늦게 오셔서
선물을 받지 못하신 분들께는 죄송하다고 말하고 고기와 떡을 많
이 드시고 가게 하라고 한다. 부지런히 차량으로 이동을 시키고
있는 동문 제일 교회 송재권 목사님, 대학원에 다니시는데 수업
도 빼먹고 봉사를 하고 계신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오시는 어른
들도 많다. 184명까지 세다가 반가운 분이 오셔서 세는 걸 포기
하고 잠시 대화를 나눈다.
고기 먹는데 술이 없으면 되느냐며 술을 달라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음료수는 되지만 술은 안된다며 양해를 구한다.
목발을 짚고 휘청거리며 걸어가 양해를 구하면 이해를 해 주신
다. 감사하다. 서서히 마무리를 하려는데 약 20여명이 도착한다.
예상하고 준비한 고기도 다 떨어졌다. 장사하려고 준비해 놓은
고기까지 사용하게 한다. 그분들까지 식사를 하시고 떠나니 봉사
자들의 뒷정리하는 모습만 보인다. 여기저기 소주병이 보인다. 일
부 어르신들이 소주도 달래서 드셨나 보다. 구석구석 청소를 하
고 있는 봉자자들... 이제 봉사자들도 식사를 한다. 봉사자가 23명
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봉사를 해 주셨다. 봉사자들과 함께 늦
은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할머님 두분이 오셔서 합석을 한다. 맛있
게 드시고 손자를 준다며 따로 챙기시는 할머님의 모습에서 따뜻
한 정을 만난다. 우리들 모두가 어렸을 때 할머님의 모습이 아닐
까.
봉사자들의 식사까지 마치고 청소를 하고 나니 오후 시간도 저
물어 간다. 남아 있던 봉사자들과 잠시 커피를 나누며 대화를 나
눈다. 모두가 정말 보람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인
원이 오셔서 당황했었다며 하는 말, "매일 이렇게 손님 오면 나
눔님 빌딩 사겠다~~ 하하하~" "흐이그~ 제발 그렇게만 되게 기도
해 줘~~ 빨리 장애인 공동체 만들게~" 행복한 웃음 속에 미래의
자오 나눔 공동체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번 어버이날 효도 잔치
에 참석해 주신 어른신들, 그리고 소중한 봉사를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0년 5월 8일
부천에서 나눔
했었다. 많은 분들이 대답을 해 주셨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대
답은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또는, 불효를 저지르며 살아왔던 지
난날을 돌이키는 내용이 많았다. 역시 5월은 가정의 달이고, 부모
님의 사랑을 생각하게 하는 달인가 보다. 자식을 키우는 아비 된
입장에서 아이와의 문제에 부딪쳤을 때는 어김없이 돌아가신 부
모님이 생각났었다. 과거에 내가 이럴 때 내 부모는 어떤 마음이
셨을까.... 부모의 마음을 깨달아 가면서 부모님께 편지라도 쓰고
싶어하는 아들로 되어 있는 나를 발견한다.
5월 1일에 있을 '자오의 날' 행사를 준비하던 지난 4월. 결식
노인께 매일 무료 급식 봉사를 오신 회원 한 분이 의견을 내었
다. 5월 어버이날에는 무언가 의미 있는 일을 해 보자는 것이었
다. 결식 노인들과 야외로 구경을 가자는 의견이 나왔는데 차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효도 잔치를 하기로 의견을 모았었다.
마침 아내가 '화덕 소금구이' 집을 개업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아내에게 지원 요청을 한다. 장소와 고기 및 야채를 지원 받기로
하고, 기타 준비를 한다. 의견이 나오자 쉽게 준비를 하게 된다.
의견이 하나로 모여지기 때문이다. 무료 급식 장소를 빌려주고
있는 동문 제일 교회에서 떡과 양말을 후원해 주신단다. 가게에
주류를 조달해 주는 곳에서도 음료수를 협찬하겠단다. 부천 해병
대 전우회 오정분회에서 현수막과 함께 교통정리를 해 주기로 했
다.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어 가고 있었지만 봉사자가 부족했다. 회
원들에게도 알리고 통신에도 띄운다.
준비를 해 가면서 효도 잔치에 참석할 어른들의 숫자가 늘어감
을 느낀다. 50명에서 100명으로, 100명에서 150명으로 상향 조정
을 했다. 그 와중에도 '자오의 날' 행사를 은혜롭게 마무리한다.
부족한 식탁과 의자는 교회 식당에서 빌려 오기로 하고, 연탄 화
덕이 9개지만 한꺼번에 몰리면 아무래도 고기 조달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삼성 카센타에 부탁을 하니 장애인의 날에 사랑의 집
장애우들에게 생고기 파티를 해 줬던 장비를 지원해 주기로 한
다. 도우미들의 명찰을 만들고, 김치를 담그고... 무료 급식에 참
석한 봉사자들과 아내는 부지런히 준비를 해 간다. '어버이날 효
도 잔치'라는 현수막을 베르네 시장 입구에 걸었다. 무료 급식소
로 오시는 어른들은 동문 제일 교회 차량으로 이동을 하기로 한
다.
드디어 행사 날이다. 아침 일찍부터 '화덕 소금구이' 집으로 나
가 연탄불을 피워 놓고 잠시 시간을 내어 커피를 한잔 마신다.
바비님과 제나님은 행사장으로 오고 있는 중이란다. 카센타 성형
은 일찍부터 오셔서 숯불을 피울 불판을 설치하고 있다. 식탁 배
치도 덜했는데 어른들이 기웃거리며 "여기서 하느냐"고 묻는다.
11시부터 시작 할거니까 꼭 오시라고 한다. 바비님이 도착한다.
오자마자 간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앞치마를 두른다. 준비를 하
는데 봉사자가 부족하다. 이거 이러다 어르신들께 뷔페 식으로
대접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고 있다. 핸드폰 벨이 경
기병 서곡을 울리고 있다. 지하 6층님이다. 장소를 잘 찾아오신
다. 제나도 도착하고...
식탁 13개에 젓가락부터 햇쑥을 뜯어 했다는 떡이 차려진다.
불판이 올려지고 고기가 준비되고 있다. 따로 만들어 놓은 불판
에는 불이 피어나고 있다. 시간이 되어 어른들이 들어오기 시작
한다. 걱정했던 봉사자들도 15명이 동시에 오신다. 각자 임무를
정하여 잘 하고 있다. 카네이션을 달아 들이는 봉사자, 상을 차리
는 사람, 고기를 굽는 사람, 밥을 나르는 사람, 국을 나르는 사
람... 정신없이 돌아간다. 마침 구청 사회복지과에서 오셔 박카스
를 협찬해 주고 간다. 식사를 다 하시고 나가는 분께는 마련한
양말과 박카스가 지급된다. 한쪽에 있는 불판에서는 고기를 굽기
에 정신없다. 불판 두 곳에서 구워 주면 제나님은 열심히 가위질
을 한다. 연탄불이 피어 있는 불판에 초벌구이 한 생고기들을 굽
는 봉사자들. 행복한 웃음 속에 고기 익는 냄새가 군침을 삼키게
한다.
지나는 차량을 서행시키고 있는 해병대 전우회, 구경왔다가 고
기를 굽는 분들... 누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모두가 하나로 모아지
고 있었다. 어느새 넉넉히 예상한 150명이 넘어섰다. 고기와 음료
수, 식사는 아직 여유가 있는데 선물이 부족하다. 넉넉하게 준비
한다고 했는데 부족하니 어떡하느냐고 물어 온다. 늦게 오셔서
선물을 받지 못하신 분들께는 죄송하다고 말하고 고기와 떡을 많
이 드시고 가게 하라고 한다. 부지런히 차량으로 이동을 시키고
있는 동문 제일 교회 송재권 목사님, 대학원에 다니시는데 수업
도 빼먹고 봉사를 하고 계신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오시는 어른
들도 많다. 184명까지 세다가 반가운 분이 오셔서 세는 걸 포기
하고 잠시 대화를 나눈다.
고기 먹는데 술이 없으면 되느냐며 술을 달라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오늘은 음료수는 되지만 술은 안된다며 양해를 구한다.
목발을 짚고 휘청거리며 걸어가 양해를 구하면 이해를 해 주신
다. 감사하다. 서서히 마무리를 하려는데 약 20여명이 도착한다.
예상하고 준비한 고기도 다 떨어졌다. 장사하려고 준비해 놓은
고기까지 사용하게 한다. 그분들까지 식사를 하시고 떠나니 봉사
자들의 뒷정리하는 모습만 보인다. 여기저기 소주병이 보인다. 일
부 어르신들이 소주도 달래서 드셨나 보다. 구석구석 청소를 하
고 있는 봉자자들... 이제 봉사자들도 식사를 한다. 봉사자가 23명
이다. 많은 분들이 오셔서 봉사를 해 주셨다. 봉사자들과 함께 늦
은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할머님 두분이 오셔서 합석을 한다. 맛있
게 드시고 손자를 준다며 따로 챙기시는 할머님의 모습에서 따뜻
한 정을 만난다. 우리들 모두가 어렸을 때 할머님의 모습이 아닐
까.
봉사자들의 식사까지 마치고 청소를 하고 나니 오후 시간도 저
물어 간다. 남아 있던 봉사자들과 잠시 커피를 나누며 대화를 나
눈다. 모두가 정말 보람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인
원이 오셔서 당황했었다며 하는 말, "매일 이렇게 손님 오면 나
눔님 빌딩 사겠다~~ 하하하~" "흐이그~ 제발 그렇게만 되게 기도
해 줘~~ 빨리 장애인 공동체 만들게~" 행복한 웃음 속에 미래의
자오 나눔 공동체가 펼쳐지고 있었다. 이번 어버이날 효도 잔치
에 참석해 주신 어른신들, 그리고 소중한 봉사를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0년 5월 8일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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