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後記] 자오의 날...2

자오나눔 2007. 1. 17. 11:43
     3년전부터 나는 1년에 두 번만 입는 옷이  있다. 설날과 자오의
   날에 입는 옷이  있다. 작년에는 결혼식이 있었는데  신랑의 입장
   이었지만 새 옷을  마련하지 않고 그 옷을 입고 식을  치렀다. 새
   로운 옷을 장만한다는 것은 내게는 부담도 되지만,  좋은 옷이 있
   는데 새로  마련한다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마
   난 그 옷이 낡아  못 입을 때까지 입게 될 것 같다.  어느새 나와
   는 한몸이 되어 버린 옷이기 때문이다.

     친구 진광이 녀석이 목발을 짚은 채로 꽃다발을  전해 준다. 아
   내에게 전해 달라며...  결혼 1주년을 축하한다는 녀석의  말에 가
   슴이 뭉클해진다. 아마  힘들게 결혼한 나의 사정을  알기에 하는
   말이리라. 중간에 빠져나간  친구녀석들이 꽃다발을 사들고 온다.
   뒤로 알고 보니  결혼 1주년을 축하해 주기 위한  배려였단다. 회
   원들과 함께  시상식이 있을 예배당으로 내려간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려고 공사는 하고 있지만, 아직  완공되지 않아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장애우들의 모습이 마냥 즐겁
   기만 하다.

     준비 찬양을 시작하도록 전도사님께 말 한 후,  난 사회자 자리
   로 휠체어를 탄  채로 이동을 한다. 축하 공연을 할  자리엔 강대
   상도 치워져 있다.  장애우들과 같은 눈 높이를  맞추자는 의견에
   흔쾌히 승낙해 준  이규환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준비  찬양이 끝
   난 후 간단한 개회 기도를 시작한다. 이윽고  축하 공연이 시작된
   다. 한복을 곱게 입은  어린이들이 시작을 한다. 아름다운 모습에
   박수가 나오고  이어지는 자오 수화 찬양단의  멋진 조화가 더욱
   빛을 발한다. 한사람의  청각 장애우를 위해 청각  장애우들을 섬
   기는 전도사님을 초빙해 수화 통역을 한다. 수화  통역을 보며 기
   뻐하는 청각 장애우의 모습이 환희에 차 있다. 감사의 조건이다.

     이어지는 기쁨 선교단의 부채춤과 성무, 그리고 율동... 보는 이
   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축하 공연이다. 박수가  그칠 줄 모
   른다. 행사 도중 기차표를 예매한 회원들이 먼저 자리를 뜬다. 몸
   이 불편한 회원을 위해 함께 동행해 주는 해월 회원의 모습이 보
   인다. 서로가 마음이 통하면 이렇게 서로를 위한  배려를 하게 되
   나 보다. 보기 좋다.

     한시간 정도의 축하  공연에 이어 간단한 기념  예배를 드린다.
   기도를 마치자  귀한 특송이  시작된다. 장인 어르신의  장례식을
   마치고 바로 달려 오셔서 기타 들고 특송을 해 주시는 정승훈 목
   사님... 그 특송을  들으며 눈물을 자아내는 어느 님의  모습이 가
   슴으로 다가온다.

     설교와 기도는 짧을수록  은혜라고 주장하는 사람 중에 하나인
   나는 미리부터 설교하실 목사님께 짧게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었
   다.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이  너무 오래  앉아 있으면  힘들다면
   서.... 평상시 보다 더  짧게 말씀을 전해 주시는 목사님께 감사가
   나온다. 이제부터는 시상식이다. 황대성 심사 위원장의 소중한 심
   사평에 귀를 기울이는 많은 사람들. 한 대목이라도  더 듣고 배우
   려는 모습이 보기 좋다. 심사평이 끝나고 시상식을 한다.

     올해는 여러 명의  장애우보다 작품을 더 소중하게 배려했다는
   심사평이 있었다. 정말 자오 문학상이 날로 권위  있게 되기를 바
   란다. 워낙 작품이 뛰어나 한사람이 두 개 부문을 석권했다. 어쩌
   면 자오 문학상을  통해 귀한 작가가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몸이
   불편해 참석하지 못한  수상자를 대신하여 회원들이 대리 수상을
   했다. 몸이 불편한  회원들이 수상을 하기에 더욱  보기 좋았는가
   보다. 박수가 더  많이 나온다. 축하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행사는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었다. 통신 회원과  봉사로 수고해
   주신 분들은  화덕 소금구이 집에서 뒤풀이가  있다는 광고를 한
   후, 목사님의 축도로 행사를 마친다.

     기념 촬영도  하고 장애우들을 먼저 이동시킨  후 자리를 뜨는
   참석자들의 배려가 고맙다. 많이  성숙된 모습이다. 남을 위한 배
   려... 그것이  사랑이라는 생각도 해 본다.  로비에서 서로가 만나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서로의 연락처도 적는  모습들이 보기 좋
   다. 풋내기 목사님의 팬이라는  어느 님, 황대성 시인의 팬이라는
   어느 님, 그분들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부러운 생각도 든다. 서
   서히 행사장 청소도  마무리된다. 말없이 뒤에서 봉사해  주신 목
   양교회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린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
   서 애쓰시는 분들을 배려하는 것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해 본다.
   아직도 부족하기만 하다.

     뒤풀이 장소로 이동하여 즐거운 담소와 함께 하루의 피로를 씻
   는다. 청량리 역에서  그녀석을 배웅해 주고 연락을  하는 해월이
   에게 너무나 감사했다. 숨은 일꾼이다. 손님으로 참석했다가 익산
   까지 차량  봉사를 해 준  득주 아우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멀리
   부산에서 올라와  자리를 더욱 빛내 준  계룡이와 모친, 재숙님...
   모두 감사하다. 이제 하루 밤을 지내고 내일부터는  5월 8일에 있
   을 '어버이날 효도  잔치' 준비를 해야 한다. 매일  실시하고 있는
   결식 노인 무료 급식에  오시는 분들과 지역의 어른들께 작은 마
   음을 전하기로 되어 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리라.
   이번 자오의 날 행사를 위해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
   립니다.
     2000년 5월 1일
     부천에서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