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가서 새끼 까면 팔아서 맛있는 거 사 먹을래" 그는 당당
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새끼를 낳으면 팔아서
맛있는 것을 사 먹겠다니? 아하... 이래서 정신 지체가 무섭구나...
그의 나이는 마흔 세살이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인다. 다른 장애우들의 잔심부름도 잘해 준다. 우리들이 봉사를
가면 어김없이 먼저 반겨 주는 사람이 그이다. 사랑의 집에 6년
째 회원들을 이끌고 봉사를 다녔지만 난 그가 장애인이라는 생각
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장가가서 아이를 낳으면
팔아서 맛있는 것을 사먹을거란다. 소나 돼지처럼 새끼를 낳으면
키웠다가 팔아 물품을 사는 걸로 알고 있나 보다. 그의 손을 잡
고 설명을 해 주지만 이해를 할 수 없는가 보다. 그는 나름대로
의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이 일을 어쩌나...
아내는 밤새워 그들에게 차려 줄 돈가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
리고 끙끙 않다가 잠이 들었다. 봉사자가 부족해 걱정을 하고 있
었는데 며칠 전에 법대 교정과(교도소를 지칭)를 졸업하신 분이
함께 봉사를 가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미룡회원과 루치아님이
동참하기로 했다. 교회에서도 몇 분이 함께 가기로 하고 시간을
정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다. 준비하는 사람은 언제나 바쁘다
는 걸 새삼 느낀다. 가게에 들려 준비한 음식들을 싣는다. 쌀부터
김치, 돈가스, 야채, 기타 반찬들이 실린다. 어제 정배님이 사무실
에 들려 음식 준비하라며 보태준게 요긴하게 쓰인다. 아내는 잘
난 남편 덕분에 가게 수입이 언제나 나눔으로 투자된다. 그래도
순종해 주는 아내가 고맙다. 교회에 들려 보니 약속된 시간이 지
났는데도 함께 가기로 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돈가스를 튀
기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그냥 출발을 한다. 기다리는 사람
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이야 괜찮지만
제 시간에 밥을 먹지 못하면 안달을 하는 장애우들을 생각하니
서두를 수밖에 없다. 소사역에서 정배님과 미룡이와 아이들을 태
우고 부지런히 달린다. 사랑의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서
루치아님을 만나 태운다.
변함없이 500년된 은행나무 할머니는 우리를 반기고 있다. 가
지가 축 늘어진걸 보니 올해도 은행을 엄청 생산하셨나 보다. 사
랑의 집 친구들이 은행나무 아래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변함
없이 아빠가 태우러 온다며 기다리는 병권이도 있고, 얼마전에
수술을 하여 침이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걸 고친 거성이도 반가워
한다. 차에서 짐을 주방으로 옮긴다. 나야 목발 짚고 뒤따라가는
모양새지만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부자된 것 같다. 주
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건 이미 계산
이 됐다. 친구들이 지루하지 않게 해야 한다. 먼저 예배를 드렸
다. 고린도전서 1장 9절 말씀으로 '교제'에 대하여 말씀을 전한다.
부족한데도 친구들은 아멘으로 잘 받아 준다. 은혜다. 예배를 끝
내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 주며 하모니카 연주도 해 준다. 변함
없이 희숙이와 윤숙이는 춤을 추느라 신났다. 주방에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분주하다. 힐끗 보니 제법 경양식집 음식처럼 차려
지고 있었다. 음식이 거의 준비된 것 같다. 상을 차려야 한다. 친
구들은 익숙하게 상을 차린다. 숟가락을 놓고 담아 놓은 돈가스
를 각 지체 앞으로 놓는다. 최집사님께 식사 기도를 부탁한다. 맛
있게 먹는 모습이 너무 좋다. 나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함께 나눈
다. 변함없이 상현이는 포크로 한 번 찍어 입에 넣고 몸을 발랑
뒤집는다. 그러면 삼켜지는 것이다. 눈물이 핑... 정배님은 가게에
가서 빙과를 사 온다. 친구들이 서커스 구경을 가기 전에 먹이고
싶어서이다. 언제나 여름엔 시원한 빙과가 인기다.
설거지가 끝나자 바로 빨래터로 이동을 한다. 봉사자가 부족
하여 빨래터엔 언제나 빨래가 쌓인다. 방학이라 학생들이라도 오
련만... 우리들의 방법대로 빨래가 시작된다. 기운 좋은 정배님은
논에 못자리 잡듯 빨래를 밟고 있다. 여자 분들은 둘러앉아 손빨
래를 하고 세탁기는 부지런히 탈수를 하고 있다. 잠시 숙소 안으
로 들어가 본다. 서커스 구경을 가고 몇 명 남지 않는 방안은 허
전하다. 벌러덩 바닥에 누워 본다. 천장에는 앵글로 짜여진 뼈대
가 앙상하게 보인다. 덥다. 은행나무 아래로 간다. 비가 오려는지
바람이 제법 불어온다. 미룡이와 루치아님은 부지런히 빨래를 널
고 있다. 아침에 빨래를 해서 널었는지 벌써 다 말랐다. 빨래를
걷어 안으로 넣어 주는 일행들. 모두가 분주하다. 봉사자가 많이
갈 때는 식사조와 빨래조로 나눠서 하는데 이번엔 인원이 작아
고생들을 했다. 함께 해준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혜진아~ 소
연아 너희들도 수고했다.(자오 꼬마 회원들이랍니다)
2000년 7월 20일
부천에서 나눔
하게 말을 하고 있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새끼를 낳으면 팔아서
맛있는 것을 사 먹겠다니? 아하... 이래서 정신 지체가 무섭구나...
그의 나이는 마흔 세살이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인다. 다른 장애우들의 잔심부름도 잘해 준다. 우리들이 봉사를
가면 어김없이 먼저 반겨 주는 사람이 그이다. 사랑의 집에 6년
째 회원들을 이끌고 봉사를 다녔지만 난 그가 장애인이라는 생각
은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장가가서 아이를 낳으면
팔아서 맛있는 것을 사먹을거란다. 소나 돼지처럼 새끼를 낳으면
키웠다가 팔아 물품을 사는 걸로 알고 있나 보다. 그의 손을 잡
고 설명을 해 주지만 이해를 할 수 없는가 보다. 그는 나름대로
의 세상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아... 이 일을 어쩌나...
아내는 밤새워 그들에게 차려 줄 돈가스를 만들고 있었다. 그
리고 끙끙 않다가 잠이 들었다. 봉사자가 부족해 걱정을 하고 있
었는데 며칠 전에 법대 교정과(교도소를 지칭)를 졸업하신 분이
함께 봉사를 가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미룡회원과 루치아님이
동참하기로 했다. 교회에서도 몇 분이 함께 가기로 하고 시간을
정했다. 아침 일찍부터 서두른다. 준비하는 사람은 언제나 바쁘다
는 걸 새삼 느낀다. 가게에 들려 준비한 음식들을 싣는다. 쌀부터
김치, 돈가스, 야채, 기타 반찬들이 실린다. 어제 정배님이 사무실
에 들려 음식 준비하라며 보태준게 요긴하게 쓰인다. 아내는 잘
난 남편 덕분에 가게 수입이 언제나 나눔으로 투자된다. 그래도
순종해 주는 아내가 고맙다. 교회에 들려 보니 약속된 시간이 지
났는데도 함께 가기로 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돈가스를 튀
기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기에 그냥 출발을 한다. 기다리는 사람
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들이야 괜찮지만
제 시간에 밥을 먹지 못하면 안달을 하는 장애우들을 생각하니
서두를 수밖에 없다. 소사역에서 정배님과 미룡이와 아이들을 태
우고 부지런히 달린다. 사랑의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 입구에서
루치아님을 만나 태운다.
변함없이 500년된 은행나무 할머니는 우리를 반기고 있다. 가
지가 축 늘어진걸 보니 올해도 은행을 엄청 생산하셨나 보다. 사
랑의 집 친구들이 은행나무 아래에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변함
없이 아빠가 태우러 온다며 기다리는 병권이도 있고, 얼마전에
수술을 하여 침이 입 밖으로 흘러나오는걸 고친 거성이도 반가워
한다. 차에서 짐을 주방으로 옮긴다. 나야 목발 짚고 뒤따라가는
모양새지만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부자된 것 같다. 주
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건 이미 계산
이 됐다. 친구들이 지루하지 않게 해야 한다. 먼저 예배를 드렸
다. 고린도전서 1장 9절 말씀으로 '교제'에 대하여 말씀을 전한다.
부족한데도 친구들은 아멘으로 잘 받아 준다. 은혜다. 예배를 끝
내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 주며 하모니카 연주도 해 준다. 변함
없이 희숙이와 윤숙이는 춤을 추느라 신났다. 주방에서는 땀을
뻘뻘 흘리며 분주하다. 힐끗 보니 제법 경양식집 음식처럼 차려
지고 있었다. 음식이 거의 준비된 것 같다. 상을 차려야 한다. 친
구들은 익숙하게 상을 차린다. 숟가락을 놓고 담아 놓은 돈가스
를 각 지체 앞으로 놓는다. 최집사님께 식사 기도를 부탁한다. 맛
있게 먹는 모습이 너무 좋다. 나도 한자리를 차지하고 함께 나눈
다. 변함없이 상현이는 포크로 한 번 찍어 입에 넣고 몸을 발랑
뒤집는다. 그러면 삼켜지는 것이다. 눈물이 핑... 정배님은 가게에
가서 빙과를 사 온다. 친구들이 서커스 구경을 가기 전에 먹이고
싶어서이다. 언제나 여름엔 시원한 빙과가 인기다.
설거지가 끝나자 바로 빨래터로 이동을 한다. 봉사자가 부족
하여 빨래터엔 언제나 빨래가 쌓인다. 방학이라 학생들이라도 오
련만... 우리들의 방법대로 빨래가 시작된다. 기운 좋은 정배님은
논에 못자리 잡듯 빨래를 밟고 있다. 여자 분들은 둘러앉아 손빨
래를 하고 세탁기는 부지런히 탈수를 하고 있다. 잠시 숙소 안으
로 들어가 본다. 서커스 구경을 가고 몇 명 남지 않는 방안은 허
전하다. 벌러덩 바닥에 누워 본다. 천장에는 앵글로 짜여진 뼈대
가 앙상하게 보인다. 덥다. 은행나무 아래로 간다. 비가 오려는지
바람이 제법 불어온다. 미룡이와 루치아님은 부지런히 빨래를 널
고 있다. 아침에 빨래를 해서 널었는지 벌써 다 말랐다. 빨래를
걷어 안으로 넣어 주는 일행들. 모두가 분주하다. 봉사자가 많이
갈 때는 식사조와 빨래조로 나눠서 하는데 이번엔 인원이 작아
고생들을 했다. 함께 해준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혜진아~ 소
연아 너희들도 수고했다.(자오 꼬마 회원들이랍니다)
2000년 7월 20일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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