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사랑의 집] 걱정도 팔자??

자오나눔 2007. 1. 17. 11:56
      비!
      요즘 연일 비기  내리고 있다. 비라는 게 우산이나 우의가  없을 땐
   처음엔 맞기가 싫어 뛰어  가는데, 어느 정도 맞게 되면 옷도  젖고 마
   음도 젖게 되어 오히려 비를  더 맞으려고 천천히 걸었던 추억들은 누
   구나 한 번쯤은 겪었을 것이다. 그러나 간사한  게 사람 마음이라고 했
   던가? 비오는 날엔  집에서 부침개나 해 먹으면  쉬고 싶음은 어쩔 수
   없는가 보다.

      장애우 50여명이 모여 살고 있는 곳에 식사와 빨래 봉사를 가야 하
   는데 함께  동참할 사람이 없다. 혼자  걱정을 하고 있는 모습이  곱게
   보이지 않았는가 보다. 아내가 한마디한다. "이번에 봉사 갈 사람이 없
   다 하더라도 우리 두명은 있는데 뭐가  걱정이 되느냐"는 것이다. 할말
   이 없다.  걱정도 팔잔가 보다. 여동생이  서울에서 중학생들을 데리고
   오겠다면 연락이 왔다. 학생들  봉사 점수 때문이라는 것이다. 막내 여
   동생에게 식사 준비를 해 보라고 했더니 "오빠느은?" 무리한걸 시킨다
   는 항변이다. 냉면 값을 마련해 보낼 테니  언니한테 준비해 오라고 부
   탁을 한다.
      아침에 아내와 나, 그리고 아들은 부지런히 물건을 싣는다. 물론 지
   난밤에 아내가 준비해 놓은 음식이다. "오늘도 봉사자가 부족하겠다"며
   차를 출발하는데  전화가 온다. 서울에서  박미양 집사님이 소개해  준
   대학생들이 참석하겠단다. 또 다른 학생들도 참석을 하겠단다. 얼추 계
   산을 해  보니 18명이다. 봉사자가  없다고 걱정했는데 엘리야의  숨겨
   놓은 군사들이 있을 줄이야...  역시 에비의 하나님이시다. 부지런히 달
   려 중간에 동생 팀을 만나고 사랑의 집에  도착한다. 사랑의 집 원장님
   은 장애우들의  머리를 깍아주고 있었다.  이발 봉사자가 일주일  늦게
   온다고 해서 임시 조치로 뒤 머리만 깍아주고 있는 것이란다.

      장애우들이 반가워 서로 매달린다. 목발을 방에 놓고  앉아 먼저 간
   단한 기도를 한 후, 장애우들과 잠시 뒹굴어 본다. 피부 접촉을 좋아하
   는 친구들... 말로 표현하지 못한 사랑을 나타내는 것일게다. 봉사조 일
   부는 주방조에 배치를 시키고, 일부 학생들과  학부형들은 빨래터로 배
   치를 시킨다. 난  눅16:19-31절 본문으로 장애우들에게 말씀을  전한다.
   찬양과 함께 드리는  예배는 언제나 은혜다. 한참 예배를  드리다 보니
   낯선 사람들이 보인다.  함께 찬양을 하는걸 보고 자매들인  줄 알았는
   데 목회자 봉사단이었다. 오늘  봉사자는 총 23명이 되어 버렸다. 사람
   이 없다고 걱정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조금 있으니  대학생들도 도
   착을 한다. 빨래 팀과 교대를 하라고 하니 즐겁게 이동을 한다. 예배가
   끝나고 찬양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도 주방 팀은 부지런
   히 서두른다. 물냉면과 비빔냉면 90여 그릇이 만들어지고 있다. 밖에는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고...

      식사 준비가  다 됐다. 사랑의  집 친구들에게 가장 즐거운  시간은
   식사시간이다. 5년 전부터 봉사를 해 주시는 권사님께  식사 기도를 부
   탁한다. 뒤늦게  학생들이 봉사하러 도착했다. 우선  식사부터 하게 한
   다. 식사를 마친 후  학생들은 빨래터로 가고, 대학생들은 전기 공사를
   하고 있다.  전등갓이 없기에 불빛이  사방으로 퍼지고 그래서  실내가
   어둡다며 형광등에 반사판을  설치하고 있다. 멋진 동역자들을 만났다.
   이들의 섬기는 마음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래 본다. 주방  팀도 설거
   지가 거의 끝나 가고, 목욕 봉사를 마친  김경희 집사님 일행은 친구들
   면도와 손톱 발톱을 깍아주고 있다. 잠시 커피  한잔 나누며 담소를 나
   눠 본다.
      처음 참석한 어른들과  학생들에게 간단하게 소감도 물어  본다. 아
   직 적응이 안되리라. 어쩌면  장애인을 처음 접해 본 사람도 있으리라.
   그러나 이번 봉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눈이 멋지게 변했으면 하는 마
   음이다. 여동생과 친한  임숙현님, 함께 참석한 학부형님들,  그리고 학
   생들 모두가 감사하다.  이번 작은 나눔이 세상을 밝히는  빛으로 모이
   길 바래 보며 간단하게 후기를 적어 본다.
      2000년 8월 25일
      부천에서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