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고속도로에서 내리는 눈을 본다. 눈 내리는 걸 보면 누구나
마음이 들뜨게 되나 보다. 강아지도 아닌데 왜 이렇게 눈만 오면 좋은
지 모르겠다던 누군가의 말처럼 기분이 좋다. 차안에서 아우에게 눈온
다며 전화 한 통을 해 준다. 이번 방문 때는 비가 오지 않아 좋다고
했는데 청주에 다다르니 눈이 비로 변한다. 그러나 막상 청주에 도착
하니 날씨만 좋다. 부천서 청주 사이에 눈과 비와 태양을 만난다. 우리
나라가 좁고도 넓다는 말은 이런 현상 때문에 나온 걸까...
교도소 정문에서 천성기 목사님과 합류를 한다. 간단한 수속을 밟
고 교도소로 들어간다. 준비해 간 음식을 들고 그들이 기다리는 곳으
로 들어간다. 매달 오는 곳이지만 교도소 안은 춥다는 생각이 든다. 따
뜻한 물을 담아 보온 효과를 보라고 피트병을 몇 개 가져왔는데 정문
에서 통과가 되지 않는다. 이젠 교도소도 좋아졌다며 그냥 들어가란다.
몇 개의 철문을 지나고 경비병의 무표정한 모습을 스치며 교육관으로
이동을 한다. 일부 재소자들이 자격증 시험을 보기에 만남의 장소가
변경된다. 좁은 교육관에 자리를 만든다. 쇠창살이 드려진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재소자들이 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루 30분씩 주어지는
운동 시간이라고 했다. 체력을 지키려는 재소자들의 부지런한 달리기
와 농구, 족구, 테니스 등을 보며 우리의 마음은 그들과 함께 하고 있
다.
재소자들의 반발로 원래 진행을 했던 교육관으로 다시 이동을 한
다. 눈에 익은 곳이라 훨씬 아늑하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함께 한
일행을 소개한다. 풋내기 목사님, 천성기 목사님, 미양님, 나와 아내.
소개를 마치고 간단한 예배를 드린다. 성경책을 사 달라고 편지가 왔
었기에 성경책 한 권과 풋내기 목사님의 '건들면 더 매워'라는 수필집
을 확인 도장을 받아 전해 준다. '달걀과 얼굴'을 비유하며 말씀을 전
하시는 풋내기 목사님. 닭의 알이 변해 달걀이 되었고, 얼과 꼴이 변해
얼굴이 되었단다. 본문을 중심으로 전해 주는 말씀이 귀하고 귀하다.
예배를 마치고 케익을 놓고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 생일 축
하송을 함께 불러 준다. 살인범으로 재소자 생활을 하고 있으니 생일
을 찾아 먹을 수 없는 그들. 그렇지만 케익을 앞에 놓고 함께 생일 축
하송을 부르는 그들은 울먹인다. 지인들의 사랑이 케익으로 전해졌다.
바람난 아내를 죽이고 12년형을 받고 있는 분께 케익을 자르게 했다.
날마다 넋이 빠져 있는 듯한 삶을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그에
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주려는 작은 마음이었다. 떡, 과일, 커피, 쌍
화차가 앞에 놓인다. 우리가 방문하는 날이면 일부러 점심을 작게 먹
거나 먹지 않는단다. 담밖의 신선한 공기가 묻어 있는 음식을 먹고 싶
어서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음식을 준비해 간 우리들이
서운하지 않게 하려는 그들만의 배려라는 것을...
지난달에 갔을 때 찬양을 배우고 싶다고 했기에 풋내기 목사님께서
복음 성가집을 가지고 오셨다. 다과가 끝나자 악보를 펴놓고 풋내기
목사님의 기타 반주에 맞춰 함께 찬양하며 마음을 나눈다. 처음 방문
하시는 천성기 목사님은 은혜충만이다. 시간은 잘도 지나간다. 서로가
하고 싶은 말도 나눈다. 부탁하고 싶은 말도 한다. 보복 살인, 존속살
인으로 들어온 그들이지만 얼굴은 모두 잘생겼다. 그들의 순수함도 발
견할 수 있다. 사고와 죄는 순간이라는 말을 상기해 본다. 10년 이상을
더 살아야 출감하는 사람도 몇 명 있다. 다음 방문 때부터는 청주에서
목회 하시는 천목사님이 말씀을 전해 주기로 했다. 정해진 시간이 다
됐다. 이젠 일어서야 한다. 교도소 방문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아우네
장터에 가서 순대국 한 그릇씩 먹고 부지런히 차를 달려 올라오고 있
었다. 그러나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됨은 무슨 이유일까. 아쉬움이 남아
서일까...
2000.12.14
부천에서 나눔
마음이 들뜨게 되나 보다. 강아지도 아닌데 왜 이렇게 눈만 오면 좋은
지 모르겠다던 누군가의 말처럼 기분이 좋다. 차안에서 아우에게 눈온
다며 전화 한 통을 해 준다. 이번 방문 때는 비가 오지 않아 좋다고
했는데 청주에 다다르니 눈이 비로 변한다. 그러나 막상 청주에 도착
하니 날씨만 좋다. 부천서 청주 사이에 눈과 비와 태양을 만난다. 우리
나라가 좁고도 넓다는 말은 이런 현상 때문에 나온 걸까...
교도소 정문에서 천성기 목사님과 합류를 한다. 간단한 수속을 밟
고 교도소로 들어간다. 준비해 간 음식을 들고 그들이 기다리는 곳으
로 들어간다. 매달 오는 곳이지만 교도소 안은 춥다는 생각이 든다. 따
뜻한 물을 담아 보온 효과를 보라고 피트병을 몇 개 가져왔는데 정문
에서 통과가 되지 않는다. 이젠 교도소도 좋아졌다며 그냥 들어가란다.
몇 개의 철문을 지나고 경비병의 무표정한 모습을 스치며 교육관으로
이동을 한다. 일부 재소자들이 자격증 시험을 보기에 만남의 장소가
변경된다. 좁은 교육관에 자리를 만든다. 쇠창살이 드려진 창문을 통해
밖을 보니 재소자들이 운동하는 모습이 보인다. 하루 30분씩 주어지는
운동 시간이라고 했다. 체력을 지키려는 재소자들의 부지런한 달리기
와 농구, 족구, 테니스 등을 보며 우리의 마음은 그들과 함께 하고 있
다.
재소자들의 반발로 원래 진행을 했던 교육관으로 다시 이동을 한
다. 눈에 익은 곳이라 훨씬 아늑하다.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 함께 한
일행을 소개한다. 풋내기 목사님, 천성기 목사님, 미양님, 나와 아내.
소개를 마치고 간단한 예배를 드린다. 성경책을 사 달라고 편지가 왔
었기에 성경책 한 권과 풋내기 목사님의 '건들면 더 매워'라는 수필집
을 확인 도장을 받아 전해 준다. '달걀과 얼굴'을 비유하며 말씀을 전
하시는 풋내기 목사님. 닭의 알이 변해 달걀이 되었고, 얼과 꼴이 변해
얼굴이 되었단다. 본문을 중심으로 전해 주는 말씀이 귀하고 귀하다.
예배를 마치고 케익을 놓고 '아주 먼 옛날~ 하늘에서는~...' 생일 축
하송을 함께 불러 준다. 살인범으로 재소자 생활을 하고 있으니 생일
을 찾아 먹을 수 없는 그들. 그렇지만 케익을 앞에 놓고 함께 생일 축
하송을 부르는 그들은 울먹인다. 지인들의 사랑이 케익으로 전해졌다.
바람난 아내를 죽이고 12년형을 받고 있는 분께 케익을 자르게 했다.
날마다 넋이 빠져 있는 듯한 삶을 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그에
게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주려는 작은 마음이었다. 떡, 과일, 커피, 쌍
화차가 앞에 놓인다. 우리가 방문하는 날이면 일부러 점심을 작게 먹
거나 먹지 않는단다. 담밖의 신선한 공기가 묻어 있는 음식을 먹고 싶
어서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음식을 준비해 간 우리들이
서운하지 않게 하려는 그들만의 배려라는 것을...
지난달에 갔을 때 찬양을 배우고 싶다고 했기에 풋내기 목사님께서
복음 성가집을 가지고 오셨다. 다과가 끝나자 악보를 펴놓고 풋내기
목사님의 기타 반주에 맞춰 함께 찬양하며 마음을 나눈다. 처음 방문
하시는 천성기 목사님은 은혜충만이다. 시간은 잘도 지나간다. 서로가
하고 싶은 말도 나눈다. 부탁하고 싶은 말도 한다. 보복 살인, 존속살
인으로 들어온 그들이지만 얼굴은 모두 잘생겼다. 그들의 순수함도 발
견할 수 있다. 사고와 죄는 순간이라는 말을 상기해 본다. 10년 이상을
더 살아야 출감하는 사람도 몇 명 있다. 다음 방문 때부터는 청주에서
목회 하시는 천목사님이 말씀을 전해 주기로 했다. 정해진 시간이 다
됐다. 이젠 일어서야 한다. 교도소 방문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아우네
장터에 가서 순대국 한 그릇씩 먹고 부지런히 차를 달려 올라오고 있
었다. 그러나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됨은 무슨 이유일까. 아쉬움이 남아
서일까...
2000.12.14
부천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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