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특별한 것을 해 주고 싶다는 나의 의견에 아내는 돈가스
를 하자고 한다. 의견이 모아지자 아내는 정육점에 가서 직접 고기를
사 오더니 알맞게 썰어 이것저것 재료를 넣고 고기를 재인다. 사랑의
집 장애우들과 인연을 맺은지 6년. 이제는 한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행
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침에 준열이 학교 갈 때 아내는 함께 집
을 나선다. 가게에 가서 돈가스를 미리 튀겨야 한단다. 저녁에 해 놓았
으면 편했을 거라는 나의 투정에 음식이 상할까 봐 아침에 하는 거란
다. 아무튼 대단한 아내다.
나도 집을 나선다. 아내의 시간을 절약해 주기 위해 집으로 오지
말고 다른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고선생 집 앞에 당도하
니 누가 내어 놨는지 걸터 앉을 만한 의자가 있다. 햇볕을 받으며 그
자리에 앉는다. 고선생이 집에서 나온다. 함께 아내를 기다린다. 길을
가던 어느 할머님이 나를 보더니 안쓰러우셨나 보다. 노인 복지관에
놀러 가는 길이라며 손에 들고 있던 과자 봉지를 건네주고 가신다. 할
머님은 조금 걸어가시다 다시 오셔서 지갑에서 천원을 꺼내 주시며 헌
금을 하란다. 이상하게 일이 돌아가지만 나는 그 할머님께 긍휼의 은
사가 있음을 발견한다.
짐을 싣고 아내가 도착했다. 차에 타고 이동을 한다. 중간에 연진이
도 태우고 부지런히 달린다. 여전히 과림 저수지를 끼고 있는 산에는
붉디붉은 진달래가 만발해 있다. 참 아름다운 강산이다. 봉사를 다니며
아름다운 경치를 실컷 구경할 수 있으니 우리는 참 복도 많은 사람들
이다. 루치아님이 거의 다 왔다는 연락이 왔다.
사랑의 집에 도착하여 여자 분들은 주방으로 들어간다. 어김없이
장애우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나와 고선생. 하모니카로 찬양을 불러 주
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반신불구가 되어 있는
현주와 이야기를 나눈다. 나이를 물어 보니 벌써 26이란다. 그 아이가
19살 때 사랑의 집에 들어 왔는데... 부모님 안부를 물어 보니 얼굴이
어두워진다.
현주는 버려진 아이다. 고등학교 졸업반 때 실습을 나가면서 한푼
두푼 돈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면서 보험도 들었던 착한 아이였다. 퇴
근하며 교통사고가 났다. 결과는 반신불구가 되었고 보험회사에서 나
온 보험금은 아버지가 가로채어 새어머니랑 살게 된다. 결국 그 아이
는 장애인되어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그나마 자기의 사연을
말할 수 있는 장애우는 속내라도 털어놓을 수 있으니 감사하다. 그러
나 말도 못하고 자기 의사를 표현할 줄 모르는 장애우들... 거의가 버
려진 아이들이다. 그들의 가슴속에는 얼마나 많은 한이 담겨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사람이 누구를 만나는가가 중요하다. 그래도 사랑의 집 장애우들은
행복하다. 버려진 그들을 거둬들여 사랑으로 챙겨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주변에 버려진, 아니 버려져 가는 어려운 이웃은 얼
마나 많은가. 내일은 21회 장애인의 날이란다. 세상에 장애인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마는, 그래도 내일 하루만이라도 장애우들을 특
별히 생각해 주는 좋은 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식탁이 풍성하다. 반찬 한가지, 한가지마다 사랑이 담겨 있다. 맛있
다며 더 달라는 장애우들의 모습이 대견하지만, 그들의 식사량 조절을
해야 하는 애로점을 알기에 적당량을 담아 주며 장애우들을 달랜다.
식사도 끝나고 목욕 봉사도 끝낸 집사님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참 맛
있다. 행복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를 할 줄 알아야 사람이다. 날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세상은 아름답다고 한마디씩 하는 것 같다. 모두가 사랑이다.
2001.4.19
를 하자고 한다. 의견이 모아지자 아내는 정육점에 가서 직접 고기를
사 오더니 알맞게 썰어 이것저것 재료를 넣고 고기를 재인다. 사랑의
집 장애우들과 인연을 맺은지 6년. 이제는 한 가족처럼 자연스럽게 행
동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아침에 준열이 학교 갈 때 아내는 함께 집
을 나선다. 가게에 가서 돈가스를 미리 튀겨야 한단다. 저녁에 해 놓았
으면 편했을 거라는 나의 투정에 음식이 상할까 봐 아침에 하는 거란
다. 아무튼 대단한 아내다.
나도 집을 나선다. 아내의 시간을 절약해 주기 위해 집으로 오지
말고 다른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집을 나선다. 고선생 집 앞에 당도하
니 누가 내어 놨는지 걸터 앉을 만한 의자가 있다. 햇볕을 받으며 그
자리에 앉는다. 고선생이 집에서 나온다. 함께 아내를 기다린다. 길을
가던 어느 할머님이 나를 보더니 안쓰러우셨나 보다. 노인 복지관에
놀러 가는 길이라며 손에 들고 있던 과자 봉지를 건네주고 가신다. 할
머님은 조금 걸어가시다 다시 오셔서 지갑에서 천원을 꺼내 주시며 헌
금을 하란다. 이상하게 일이 돌아가지만 나는 그 할머님께 긍휼의 은
사가 있음을 발견한다.
짐을 싣고 아내가 도착했다. 차에 타고 이동을 한다. 중간에 연진이
도 태우고 부지런히 달린다. 여전히 과림 저수지를 끼고 있는 산에는
붉디붉은 진달래가 만발해 있다. 참 아름다운 강산이다. 봉사를 다니며
아름다운 경치를 실컷 구경할 수 있으니 우리는 참 복도 많은 사람들
이다. 루치아님이 거의 다 왔다는 연락이 왔다.
사랑의 집에 도착하여 여자 분들은 주방으로 들어간다. 어김없이
장애우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나와 고선생. 하모니카로 찬양을 불러 주
며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반신불구가 되어 있는
현주와 이야기를 나눈다. 나이를 물어 보니 벌써 26이란다. 그 아이가
19살 때 사랑의 집에 들어 왔는데... 부모님 안부를 물어 보니 얼굴이
어두워진다.
현주는 버려진 아이다. 고등학교 졸업반 때 실습을 나가면서 한푼
두푼 돈을 모으고 있었다. 그러면서 보험도 들었던 착한 아이였다. 퇴
근하며 교통사고가 났다. 결과는 반신불구가 되었고 보험회사에서 나
온 보험금은 아버지가 가로채어 새어머니랑 살게 된다. 결국 그 아이
는 장애인되어 부모로부터 버림을 받게 된다. 그나마 자기의 사연을
말할 수 있는 장애우는 속내라도 털어놓을 수 있으니 감사하다. 그러
나 말도 못하고 자기 의사를 표현할 줄 모르는 장애우들... 거의가 버
려진 아이들이다. 그들의 가슴속에는 얼마나 많은 한이 담겨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사람이 누구를 만나는가가 중요하다. 그래도 사랑의 집 장애우들은
행복하다. 버려진 그들을 거둬들여 사랑으로 챙겨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들 주변에 버려진, 아니 버려져 가는 어려운 이웃은 얼
마나 많은가. 내일은 21회 장애인의 날이란다. 세상에 장애인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하겠는가 마는, 그래도 내일 하루만이라도 장애우들을 특
별히 생각해 주는 좋은 님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식탁이 풍성하다. 반찬 한가지, 한가지마다 사랑이 담겨 있다. 맛있
다며 더 달라는 장애우들의 모습이 대견하지만, 그들의 식사량 조절을
해야 하는 애로점을 알기에 적당량을 담아 주며 장애우들을 달랜다.
식사도 끝나고 목욕 봉사도 끝낸 집사님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참 맛
있다. 행복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를 할 줄 알아야 사람이다. 날마다
감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길가에 피어 있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세상은 아름답다고 한마디씩 하는 것 같다. 모두가 사랑이다.
200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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