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의 침도 구부러진다는 처서라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올 여름을 보내기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리라. 살인적인 더위는 마주보며 살아가는 사람에게까지 신경질을 부리게 할 만큼 우리들에게 어려움을 더해 주었었다. 처서가 지나면 더위가 한풀 꺽인다는 소리가 유언비어이든지 아니든지 반가운 소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침에 집을 나서며 하늘을 쳐다 볼 수밖에 없다. 아침부터 더운 열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다.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할 봉사자들을 생각한다. 70여명의 식사 준비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찜통 더위에서 고생하겠다는 생각부터 한다. 이번에는 돈가스를 해 준다고 하던데 장애우들이 무척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아들에게 산교육을 시킨다며 아빠가 가는 봉사에는 무조건 따라 가야 한다고 교육을 시켰었다. 그래서인지 녀석은 한번도 장애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소록도를 따라가도 할머니 할아버지 하며 잘 따르고, 장애인 공동체를 가도 형아, 누나 하며 장난을 친다. 그런 녀석을 보면 아빠인 내 마음이 넉넉해진다. 이제 10살이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녀석에게 귀한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차에 탔다. 운전석에는 건웅님이 앉았다. 소사역에서 미룡, 세진, 선희를 태운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봉사에 참여하는 자오 가족들.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아침에 통화를 했던 정선님도 지금쯤 오고 있으리라. 서울 목동에 사시는 숙현님 일행도 출발을 했으리라. 루치아님도 출발을 햇을 것이고... 오전 11시까지 사랑의 집 입구 은행 나무 아래로 도착하게 하라고 했으니 서둘러야겠다.
변함없이 반겨주는 500년된 은행나무는 탐스런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마침 숙현님 일행이 점심 식사 재료를 준비해서 도착한다. 일단 준비해간 물품을 먼저 내린다. 안으로 들어가니 변함없이 반겨주는 장애우들의 괴성. 잠시 기도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엉덩이로 기어와 반가움을 표시하는 장애우들의 손을 잡아 주며 활짝 웃어준다. 2년만에 만난 친구가 아이들을 데리고 봉사를 왔다. 학교 봉사 점수 때문이란다. 반가웠다.
주방으로 들어가 점심 준비를 하는 봉사자들, 한쪽에서는 예배 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찬양으로 먼저 은혜를 나누고 말씀을 전한다. 시편 133편 1절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그리 아른다운고..."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사랑으로 서로 챙겨줄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그사이에 정선님과 루치아님이 도착하여 팔을 걷어 부치고 주방으로 들어 간다. 말씀을 전하고 선희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찬양의 시간을 갖는다. 준비해간 다윗과 골리앗을 주제로 구연동화를 해 주고 있는 세진, 푸짐하게 차려지는 식탁을 보니 군침이 돈다.
주방에서 드디어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신호가 왔다. 각자 맡은 분야대로 상을 놓고 수저를 놓는 장애우들을 본다. 조금씩 배워가는 그들, 처음에 그들을 만났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각자 자기 할일이 정해져 있다. 정신 연령이 낮은 탓에 자기 자리에서만 식사를 하는 그들, 식사 조절을 못하는 그들에게 무조건 달라는대로 주었다가는 일하는 사람이나 장애우들이나 서로가 고통을 받기에 일정한 량을 배식하게 했다. 모처럼 먹어보는 미니 양식이다. 돈가스, 포도, 야채, 밥, 김치, 국, 호박 나물, 단무지, 각 사람에게 차려지는 식탁이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하는 팀, 빨래 팀, 장애우들과 친교를 나누는 팀으로 자연스럽게 분산 된다. 이제는 자오 가족 모두가 각자 일 할거리를 찾아서 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 되어있다. 피아노를 치며 장애우들과 찬양을 하고 있는 선희는 혼자 은혜를 다 받은 것 같다. 주방에서 그 많은 식기를 닦고 있는 세진이는 연신 즐겁다. 그 모습이 보기 좋다. 처음 봉사에 따라와 봤다는 어느 주부의 어색함이 싫지만은 않는 이유는, 몇번만 따라 다니다 보면 그도 베테랑이 될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이번 봉사는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끝났다. 이제 방학이 끝나면 또 다시 줄어들 봉사자로 인해 더 수고를 해야 할 직원들을 생각한다. 변함없이 방문하는 봉사자들이 많기를 기도하며 60여명의 장애우들과 또 다른 이별을 한다. "한달 있으면 오는 거에요?"라고 묻는 어느 장애우의 질문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자주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2001.8.23
아침에 집을 나서며 하늘을 쳐다 볼 수밖에 없다. 아침부터 더운 열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늘을 쳐다보니 구름 한 점 보이지 않는다.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할 봉사자들을 생각한다. 70여명의 식사 준비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찜통 더위에서 고생하겠다는 생각부터 한다. 이번에는 돈가스를 해 준다고 하던데 장애우들이 무척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아들에게 산교육을 시킨다며 아빠가 가는 봉사에는 무조건 따라 가야 한다고 교육을 시켰었다. 그래서인지 녀석은 한번도 장애인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다. 소록도를 따라가도 할머니 할아버지 하며 잘 따르고, 장애인 공동체를 가도 형아, 누나 하며 장난을 친다. 그런 녀석을 보면 아빠인 내 마음이 넉넉해진다. 이제 10살이지만 앞으로 살아가면서 녀석에게 귀한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
아내와 아들과 함께 차에 탔다. 운전석에는 건웅님이 앉았다. 소사역에서 미룡, 세진, 선희를 태운다. 바쁜 일정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봉사에 참여하는 자오 가족들.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있게 자랑할 수 있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아침에 통화를 했던 정선님도 지금쯤 오고 있으리라. 서울 목동에 사시는 숙현님 일행도 출발을 했으리라. 루치아님도 출발을 햇을 것이고... 오전 11시까지 사랑의 집 입구 은행 나무 아래로 도착하게 하라고 했으니 서둘러야겠다.
변함없이 반겨주는 500년된 은행나무는 탐스런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다. 마침 숙현님 일행이 점심 식사 재료를 준비해서 도착한다. 일단 준비해간 물품을 먼저 내린다. 안으로 들어가니 변함없이 반겨주는 장애우들의 괴성. 잠시 기도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엉덩이로 기어와 반가움을 표시하는 장애우들의 손을 잡아 주며 활짝 웃어준다. 2년만에 만난 친구가 아이들을 데리고 봉사를 왔다. 학교 봉사 점수 때문이란다. 반가웠다.
주방으로 들어가 점심 준비를 하는 봉사자들, 한쪽에서는 예배 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찬양으로 먼저 은혜를 나누고 말씀을 전한다. 시편 133편 1절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그리 아른다운고..."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사랑으로 서로 챙겨줄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그사이에 정선님과 루치아님이 도착하여 팔을 걷어 부치고 주방으로 들어 간다. 말씀을 전하고 선희의 기타 반주에 맞추어 찬양의 시간을 갖는다. 준비해간 다윗과 골리앗을 주제로 구연동화를 해 주고 있는 세진, 푸짐하게 차려지는 식탁을 보니 군침이 돈다.
주방에서 드디어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는 신호가 왔다. 각자 맡은 분야대로 상을 놓고 수저를 놓는 장애우들을 본다. 조금씩 배워가는 그들, 처음에 그들을 만났을 때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는데 각자 자기 할일이 정해져 있다. 정신 연령이 낮은 탓에 자기 자리에서만 식사를 하는 그들, 식사 조절을 못하는 그들에게 무조건 달라는대로 주었다가는 일하는 사람이나 장애우들이나 서로가 고통을 받기에 일정한 량을 배식하게 했다. 모처럼 먹어보는 미니 양식이다. 돈가스, 포도, 야채, 밥, 김치, 국, 호박 나물, 단무지, 각 사람에게 차려지는 식탁이다.
식사를 마치고 설거지를 하는 팀, 빨래 팀, 장애우들과 친교를 나누는 팀으로 자연스럽게 분산 된다. 이제는 자오 가족 모두가 각자 일 할거리를 찾아서 할 수 있는 베테랑들이 되어있다. 피아노를 치며 장애우들과 찬양을 하고 있는 선희는 혼자 은혜를 다 받은 것 같다. 주방에서 그 많은 식기를 닦고 있는 세진이는 연신 즐겁다. 그 모습이 보기 좋다. 처음 봉사에 따라와 봤다는 어느 주부의 어색함이 싫지만은 않는 이유는, 몇번만 따라 다니다 보면 그도 베테랑이 될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이번 봉사는 예상했던 시간보다 빨리 끝났다. 이제 방학이 끝나면 또 다시 줄어들 봉사자로 인해 더 수고를 해야 할 직원들을 생각한다. 변함없이 방문하는 봉사자들이 많기를 기도하며 60여명의 장애우들과 또 다른 이별을 한다. "한달 있으면 오는 거에요?"라고 묻는 어느 장애우의 질문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자주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200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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