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제 5회 나눔의 노래]혼자서는 갈 수 없는

자오나눔 2007. 1. 17. 12:34
      나눔의 사역을 시작 한지는 7년째, 소록도 난방비  보내기 자선 음악회인
   나눔의 노래를 시작 한지는  5년째다. 작년부터는 타이틀을 '장애인 주택 마
   련 및 소록도 난방비 마련 자선 음악회' <나눔의 노래>라고 바꿨다. 그래서
   올해는 <제5회 나눔의  노래>이다. 어려운 경제가 사람들의  마음도 얼어붙
   게 만들고 있다. 아무리 좋은 뜻으로 하는 일이라  해도 사람들의 반응이 신
   통치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엄습해  온다. 그래도 믿음이 있기에  기도하며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회원들과 함께 40일  릴레이 금식을
   하기로 하며 금식  기도 할 사람들의 신청을  받는다. 얼마 안 가서  40명의
   금식 기도 신청자가  생긴다. 작년에는 신청자가 없어 임원진이 몇  번씩 더
   했는데 올해는 상상 밖이다. 일단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뭔가 좋은 일이 생
   길 것 같다.

      몇 개월 전부터 출연진 섭외를  했는데 행사를 40여일 앞두고 펑크가 났
   다. 마음이 편치  않다. 부지런히 연락을하여 출연진 섭외를  마친다. 선교회
   가 주최하는 자선 음악회인데 기성 가수들을 초빙해도 괜찮겠느냐며 조심스
   럽게 질문을 하는 미룡님. 상관없다며 부탁해 보라고 했더니 미리 작업(?)을
   해 두었는가 보다. 미룡님의  주선으로 내리네님을 알게 되고 '그대 품에 잠
   들었으면'의 박정수님이 기쁜 마음으로  출연하게 된다. 이제 다양한 출연진
   이 정해졌다. 너무  많은 팀이 출연한다는 말도 들리지만 밀고  나가기로 했
   다.
      올해도 변함없이 한국야쿠르트에서  후원해 주신다. 동해에 사는  호진님
   이 올 여름에 소록도 봉사를  갔다가 내 간증을 듣고 소록도 난방비에 일조
   를 해 주신다. 덕분에  행사를 준비할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부지런히 노력
   하는 일만 남았다.

      티켓을 디자인하여 인쇄소에  가서 인쇄를 한다. 나름대로 해  보지만 전
   문가가 아니라 어색하다.  몇 번의 교정 끝에  티켓이 나왔다. 자오가족들과
   상의를 하면서 티켓을  팔 수 있도록 한다. 때로는 강매를  하기도하며 무리
   수를 두어 보기도  한다. 그래도 기쁜 마음으로 동참해 주는  가족들이 감사
   하다. 열심히 티켓을 팔았지만 실제로 팔린 티켓은 300장도 안되는 것 같다.
   그래도 지방에서 열심히  팔아 준 수수꽃다리님, 학생의  신분으로도 열심히
   뛰어 준 달래와 선희, 그리고 여러 가족들...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리지 못한
   다. 그 와중에  포스터를 디자인하여 맡겼는데 인쇄가  너무 진하게 나왔다.
   산뜻하고 한눈에 들어오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어둡다. 어두운 건 싫은데...
   몇 가지 수정할 부분을 말해  주니 인쇄소에서 인정을 하고 다시 작업을 해
   준단다. 행사의 경비를  모두 책임지는 팜플렛 제작을 위해 광고  협찬을 받
   으러 다녀야 한다. 부탁을 해 보지만 힘들다는 대답이 더 많다. 그래도 자오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  인터넷 방송국에서도 오셔서 촬영을  하며 생방송을
   할 것 같다. 촬영을 할 분들도 섭외를 마쳤다. 난감하던 일들이 조금씩 정리
   가 되어 가며 준비는 진행되고 있다.

      교회 청년들을 동원해  500여장의 포스터를 부착하게 한다.  차근차근 준
   비를 해 가면서도 어김없이 온종일 하루씩 릴레이로 금식 기도를 해주는 자
   오가족들. 참 소중한 사람들이다.  통신에서는 서로를 격려하며 당일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서로가 노력을 한다. 각자 잘  다니는 게시판에 홍보 글을
   올리며 온라인에서도 열심이다. 행사 날은 다가오고 참석할  인원도 대충 정
   해진 것 같다.  500여명. 이번에 참석할 분들을 예상해 본  수치다. 행사장에
   빈자리가 많을 것  같다. 그래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잘해  보자고 자오가
   족들을 격려해 본다. 날짜가 너무 빨리 가고 있다. 벌써 하루 앞으로 다가왔
   다.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 새벽에야 잠시 눈을 붙인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마음만 분주하다. 아들이 학교에 가는 것을 보고 아
   내와 함께 사무실로  나간다. 나가다가 구두에 광도 내고 세탁소에  들려 양
   복도 찾는다. 그러고  보니 무쓰도 발랐다. 내가 안하던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사무실에 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잠시 머뭇거렸다. 미리 뽑아 놓은
   자료를 보면서 마지막 점검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고 있다. 점
   심때가 다되어 에미님과  갈매님이 도착했다. 글자를 뽑아  테두리를 그리게
   하고 그 와중에 나눔지 교정도 봐 달라고 부탁을  한다. 행사 준비하며 11월
   나눔지 준비까지 하려니  많이 분주했다. 수수꽃다리님도 올라오고  있는 중
   이란다. 음향 랜탈을 한  곳에서 행사장으로 1시까지 가겠다는 연락이 왔다.
   준비해 놓은 물품들을 싣고 화원에 들려 가슴에 부착할 꽃도 산다.

      준비해 간 포스터를 관리소에서 도장을 찍어 행사장 곳곳에 부착을 하는
   큰샘물, 에미, 갈매님. 바쁜 와중에도 일부러 시간을  내어 일찍 와서 수고를
   해 주신다. 음향 기기가 도착했다. 행사장에 음향을 설치하는 동안에 식사를
   하기로 한다. 그러고 보니 아침도 안 먹었다. 익산에서 꽃다리님이 아이들을
   데리고 도착했다. 버스 기사가  길을 잘못 들어 서울까지 갔다 왔단다. 아마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길을 잘못 들어갔는가 보다. 가까운  설렁탕 집에 들려
   아점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용인에서  명희님이 도착을 했다는 연락이 왔다.
   먼저 식사를 마친  아내에게 행사장으로 가 보라고 한다. 식사를  마치고 행
   사장에 도착해  보니 벌써 출연팀들이  도착하여 분장을 하고 있다.  고르반
   몸 찬양단과  금빛 초등학교 스포츠  댄스 팀이다. 아내가 장모님께  전화를
   하더니 모시러 간다고  한다. 장모님... 내가 결혼하기  전에 둘이 사귀는 줄
   모를 때 뵙고 그후로 3년이 흘렀다. 내가  장애인이라 마음이 많이 상했었나
   보다. 결혼식 때도 안 오시고 연락도 못하게 하여  처가 집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는데 장모님이 오신 단다. 그때 내마음...

      사회를 보실 정승훈 목사님과 진달래도 도착을 하여 준비한 대본을 놓고
   연습에 한창이다. 보컬그룹도 악기를  들고 도착했다. 무대는 여전히 복잡하
   다. 조명을 위해 교회  청년들을 조명실에 보낸다. 전반적인 조명을 맡게 될
   것이다. 비디오  촬영을 하여 인터넷에  올릴 장비를 들고 이백진  목사님도
   도착한다. 어? 그런데 청주에서 진순님과 진주에서 늘찬양님도 올라 오셨다.
   계단을 걸어 올라오는 사람들의 얼굴이 눈에 익다.  아내와 장모님이 올라오
   고 계신다. 휠체어를  타고 장모님께 가서 한쪽 다리로 벌떡  일어나 포옹을
   하며 어서 오시라고, 와  줘서 감사하다고... 마음에는 따뜻한 기운이 흐르고
   내 눈은 자꾸 끔벅거려진다. 장모님  한 번 뵈려고 3년을 기다렸다. 이 계기
   로 마음이  열렸으면 좋겠다. 나중에  아내를 통해 들은 고백이지만  이렇게
   큰 일을 하고 있는지  몰랐더란다. 사노라면 좋은날도 오겠지... 자주 불렀던
   그 노래가 갑자기 떠오른다.

      내리네님이 순박하게 생긴 청년을 데리고 온다. 가수 박정수님이란다. 반
   갑게 악수를 나누며  잘 부탁한다고 인사를 한다.  문제가 생겼다. 부산에서
   진행할 교통 방송 때문에  7시 30분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행사가  늦게 시
   작될 것  같아 고민이었다. 이렇게  참석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니까  바로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시라 해도, 자기 순서를 지키고 가겠단다. 도로가
   많이 막혀 설교와  기도를 하실 목사님들이 도착을 못하고 있다.  정승훈 목
   사님께 기도를 부탁하고, 설교하실  목사님이 도착하니 바로 무대로 오른다.
   늦게 야 준비  찬양을 하려는 전도사님을 만류하고 바로 예배를  드린다. 객
   석이 텅 비어 있다.  오정 성화 교회 성가대는 미리 와서 예행  연습도 하던
   데. 목양교회 성가대는  언제 오려고 아직 인가... 참 난감하다. 그래도 예배
   를 시작하게 한다. 예배를 마치고 나눔의 노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잠시 밖으로 나와  안내석으로 가서 아내와 상의를 한다.  박정수님을 공
   항까지 모셔다  드리고 오라고... 다시 공연장으로 들어가니 색소폰  연주에
   맞춰 미룡님의 시 낭송이 시작되고 있다. 어? 이게  아닌데? 먼저 오프닝 송
   으로 색소폰 연주를 마치고 시 낭송이 있어야 하는데 색소폰 소리가 들리자
   바로 무대로 나와 낭송을 해 버린 미룡님. 당황하며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
   는 색소폰 연주자들.  어쩌랴 이미 막은 올라  버렸는데... 음향이 별로 않좋
   다. 엔지니어에게 바로 잡으라고  해 놓고 다시 뒤로 올라간다. 정수님이 격
   려 인사를 한 후 먼저 본인의 히트 곡을 부른다. '홑이불처럼 사각거리며...'
   이어서 가스펠 '사랑하는 자들아'를 불러 준다. 잠시  무대 뒤에 가서 대기실
   점검을 하고 오니 아내는 정수씨를 태우고 공항으로  떠났다. 마지막 비행기
   라도 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천리안 네오인들이 안내석 앞에서  나를 반긴다. 글로만 봤던 분부터, 작
   년에 뵈었던 분들까지  모두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본인이 불교  신자라 회
   원 되는 게 머뭇거려  진다면서도 자오가족이 되신 조성갑님이 나를 찾아와
   본인 소개를  해 준다. 참 감사하다.  지인들과 간단한 인사로 정을  나눈다.
   도로가 막혀 늦게 도착한 목사님이 미안해하며 내 손을  잡는다. 나는 안 그
   래도 일할게 많다며 대화를 다른 쪽으로 돌린다.  무대에서는 열창과 은혜가
   뜨겁다. 초등학생들이 하는 스포츠 댄스가 가장 인기가 좋다. 앙코르가 연속
   나온다. 신나는 음악과 화려한 율동이 박수로 장단을 맞추게 한다. 사회자께
   뒷부분에 앙코르 한 번  더 하게 해 달라며 연락을 취한다. 열린  마음 목사
   님은 내 대변인과 발이 되어 바쁘시다.
      수시로 안내석에 나와 오시는 손님들께 인사를  한다. 안내석에서는 사랑
   이야기가 노래를 마치고 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박혜경 사역자와 이야기
   를 나누며 11월에  있을 집회도 상의해 본다. 11월도 개인적으로는  무척 바
   쁠 것 같다. 어느 여자  분이 나를 보고 인사를 한다. 작년에도 오셨던 지인
   이다. 작년에는 뵙지 못했는데 올해는 뵐 수  있었다. 감사하다. 공연장을 돌
   아보니 1층  객석이 모두 차고 서서  구경하는 분들이 많다.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전해진다. 앙코르 공연도 끝나고 성가대의 열창도 끝나고, 모든 출연
   자들이 무대로 나와  함께 찬양을 하며 마무리를 한다. 무대와  객석이 모두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제5회 나눔의 노래는 끝나고 있었다. 길고 긴 시간이
   될 줄 알았는데 너무나 빨리 간 3시간이었다. 너무나 감사하다. 끝까지 남아
   뒷정리를 하고 있는 자오가족들... 결코 혼자서는 갈  수 없는 길을 우리들은
   함께 걸어가고 있다. 모두가  사랑이다. 그러고 보니 장모님 배웅도 못해 드
   렸다. 그래도 기쁘다.

      개인적으로 생각한 몇 가지를 적으며 후기를 마치려고 한다.
      첫째, 아이들 통제를 제대로 못해 어수선함이 보였다. 시정할 수 있는 문
   제다.
      둘째, 행사가 시작되어도 객석이  텅 비어 있었다. 예배가 먼저 시작되니
   믿는 사람도 참석하지 않고 있는 것, 이것은 반드시 시정되어야 한다.
      셋째, 음향과 조명이 부실했다. 경비를 절약하려다... 내년엔 더 잘할 수
   있겠지.
      넷째, 행사장의 청결을 위해 음식물이나 음료를 반입하지 못하게 하는데,
   내년에는 서로 상의하여 융통성을 발휘해 보도록 해야겠다.
      다섯째, 내년에는 스폰서를 더 많이 섭외 하여  회원들에게 티켓 판매 등
   으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해야겠다.
      여섯째, 너무 많은 팀이  출연하여 산만함이 보였다. 출연팀을 줄이고 관
   객과 함께 호흡하는 음악회가 되도록 해야겠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1.10.31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