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별똥별에게...
식사를 마치고 어르신들은 우리가 마련해 간 물품들을 똑같이 나누어 집으로 가져가신다. 조금 더 넉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언제나 있다. 이렇게 추운데 두툼한 옷이라도 마련해 왔더라면..., 그래도 현실에 감사해야지..., 설거지까지 모두 마친 후 경선 아우와 일행은 온천수기를 설치해 드리려 마을로 내려간다. 아내는 저녁거리를 사러 다른 일행과 함께 녹동항으로 나간다. 소록도 주민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두 달 전에 방문했었는데 그 사이에 많이 소천하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했다. 수시로 와서 방은 따뜻하느냐며 묻고 가시는 어르신들. 말 한마디에도 따뜻한 정이 흐른다. 바람이 너무나 많이 불고 있다. 체감 온도가 영하 15도는 넘을 것 같다. 잠시 이불 속에 발을 넣고 앉아서 저녁에 있을 순서를 이야기 해 준다.
한 망태기에 만오천원 하는 석화를 사 왔었다. 저녁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석화를 구워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이기도 하다. 저녁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육지로 나가서 내일 면접 시험을 본다던 경선이가 다시 돌아 왔다. 마지막 배를 놓쳤단다. 소록도로 들어오는 배는 7시 30분까지인데, 나가는 배는 7시까지였는가 보다. 함께 소록도에서 밤을 보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자고 웃는다. 올해 있을 행사에 대하여 구체적인 토론도 하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도 이야기한다. 귀한 토론의 시간을 하면서 기도 제목을 써서 제출하게 한다. 토론의 시간이 끝나고 화장실 가는 길목에 전깃불을 켜 주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하늘에 별이 참 밝다. 바다에서는 파도가 휩쓸리는 소리가 들려 온다. 바다나 실컷 보고 오라던 지인이 생각난다. 꼬리를 길게 물고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다. 어릴 때는 새해 첫날 별똥별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소원을 빌고 있는 것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모두 예배당으로 모이라고 해 놓고 먼저 예배당에 들어가 전깃불도 켜고 난로도 점화를 시켜 놓는다.
밤 9시부터 예배당에 둘러앉았다. 먼저 찬송을 부른 후 성경 읽기를 한다. 시편 1편부터 50편까지 한절씩 교독을 한다. 자기에게 해당 된 말씀이 나오면 아멘으로 화답을 하자고 한다. 성경 읽기가 끝나자 서로의 간증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애닮은 사연도 많고 우스운 사연도 많다. 그러나 모두 소중한 간증들이다. 간증이 끝나자 낮에 적어 놓았던 각자의 기도 제목을 놓고 모두 통성으로 중보 기도를 한다. 마무리 기도는 내가 해 주고... 시간이 금새 지나간다. 새벽 1시까지 기도회는 마치고 개인 기도 시간을 갖는다고 했는데 벌써 새벽 1시를 넘겼다. 중보 기도가 끝나자 촛불 기도를 한다. 한 사람씩 촛불을 켜고 가장 하고 싶은 기도를 하는 순서다. 촛불을 켜고 있는 사람이 기도가 끝나면 다음 사람에게 촛불을 점화시켜 주고..., 그런데... 갑자기 종이가 타는 냄새가 난다. 세진님 기도 순서인데 이상하여 눈을 떠 보니 촛불을 기울여 잡고 기도하다 보니 종이 컵에 불이 붙은 것이다. 다급한 나머지 불끄고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입김으로 몇 번 불었다. 금새 꺼지는 촛불, 그런데 세진님 대답이 걸작이다. 손이 뜨거워지기에 성령의 불이 임하는구나 했다나? 아무튼 걸작이다. 촛불 기도까지 마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각자 개인기도 시간을 갖도록 하고 다시 엎드린다. 날이 밝으면 운전하고 올라와야 할 아내에게 숙소에 가서 잠을 자 두라고 한다. 나머지는 예배당에 엎드려 기도를 한다. 처음으로 진하게 기도해 본다는 고백이 듣기 좋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특히 힘들 때면 소록도에서 있었던 소중한 순간들이 더 생각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힘을 줄 것이고..., 최 고령 장로님이 나를 찾는다. 눈도 보이지 않으시고 이빨도 다 빠지셔서 발음도 정학하지 않으신데 아침에 강단에 서신다며 나에게 대표 기도를 하라고 하신다. 새벽 예배가 4시부터 시작된다. 감사 헌금을 올리고 함께 예배를 드린다. 대표 기도를 하는데 시간을 오래 끌었다. 기도할게 많았다. 귀한 말씀을 전해 주신다.
새벽 예배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피곤하리라. 잠도 안 재우고 밤새 기도를 시켰으니..., 숙소로 돌아가 잠시 잠에 취한다. 아내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부엌으로 나간다. 점심을 일찍 해 드리고 우리는 올라 와야 하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에 도로가 얼어서 많이 미끄럽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 지역도 있다는 소식이 우리를 서두르게 한다. 두시간쯤 자다가 여자 분들을 깨워 부엌으로 나가게 한다. 금새 활기차다. 잡채가 맛있게 만들어 졌는가 먹어 보라며 방으로 한 접시 들여 준다. 아침에 먹는 잡채인데도 참 맛있다. 국수가 삶아지고, 반찬이 만들어진다. 부엌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살아 있다. 방송으로 식사를 하러 오시라고 하니 어르신들이 금새 모인다. 어르신들께 식사를 차려 드리고 설거지는 여 집사님들께 부탁을 드린 후 우리는 차에 오르고 있었다. 현충일 때 다시 오겠노라며..., 그때까지 건강하시라며..., 잠시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장로님의 기도를 받고 차에 오른다. 언제나 들렸던 아름다운 중앙 공원도 구경하지 못하고 서둘러 육지로 향하는 배를 탄다. 올라오는 길에 순천에서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서둘러 잘 올라 왔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소록도에 어르신들이 마지막 한 분이 남아 있을 때까지 소록도 봉사는 계속하리라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해 보며 카세트에 테이프를 넣는다. "주 예수 보다 더~ 귀하 것은 없네..."
함께 해 주신 오세연, 고정범, 민경선, 양준열, 안세진, 이선희, 권영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2. 1. 4
식사를 마치고 어르신들은 우리가 마련해 간 물품들을 똑같이 나누어 집으로 가져가신다. 조금 더 넉넉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언제나 있다. 이렇게 추운데 두툼한 옷이라도 마련해 왔더라면..., 그래도 현실에 감사해야지..., 설거지까지 모두 마친 후 경선 아우와 일행은 온천수기를 설치해 드리려 마을로 내려간다. 아내는 저녁거리를 사러 다른 일행과 함께 녹동항으로 나간다. 소록도 주민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두 달 전에 방문했었는데 그 사이에 많이 소천하신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했다. 수시로 와서 방은 따뜻하느냐며 묻고 가시는 어르신들. 말 한마디에도 따뜻한 정이 흐른다. 바람이 너무나 많이 불고 있다. 체감 온도가 영하 15도는 넘을 것 같다. 잠시 이불 속에 발을 넣고 앉아서 저녁에 있을 순서를 이야기 해 준다.
한 망태기에 만오천원 하는 석화를 사 왔었다. 저녁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석화를 구워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이기도 하다. 저녁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육지로 나가서 내일 면접 시험을 본다던 경선이가 다시 돌아 왔다. 마지막 배를 놓쳤단다. 소록도로 들어오는 배는 7시 30분까지인데, 나가는 배는 7시까지였는가 보다. 함께 소록도에서 밤을 보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자고 웃는다. 올해 있을 행사에 대하여 구체적인 토론도 하고,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부분도 이야기한다. 귀한 토론의 시간을 하면서 기도 제목을 써서 제출하게 한다. 토론의 시간이 끝나고 화장실 가는 길목에 전깃불을 켜 주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하늘에 별이 참 밝다. 바다에서는 파도가 휩쓸리는 소리가 들려 온다. 바다나 실컷 보고 오라던 지인이 생각난다. 꼬리를 길게 물고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다. 어릴 때는 새해 첫날 별똥별보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었는데, 어른이 되고 나니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그런데 나도 모르게 소원을 빌고 있는 것을 보고 쓴웃음을 지었다. 모두 예배당으로 모이라고 해 놓고 먼저 예배당에 들어가 전깃불도 켜고 난로도 점화를 시켜 놓는다.
밤 9시부터 예배당에 둘러앉았다. 먼저 찬송을 부른 후 성경 읽기를 한다. 시편 1편부터 50편까지 한절씩 교독을 한다. 자기에게 해당 된 말씀이 나오면 아멘으로 화답을 하자고 한다. 성경 읽기가 끝나자 서로의 간증을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애닮은 사연도 많고 우스운 사연도 많다. 그러나 모두 소중한 간증들이다. 간증이 끝나자 낮에 적어 놓았던 각자의 기도 제목을 놓고 모두 통성으로 중보 기도를 한다. 마무리 기도는 내가 해 주고... 시간이 금새 지나간다. 새벽 1시까지 기도회는 마치고 개인 기도 시간을 갖는다고 했는데 벌써 새벽 1시를 넘겼다. 중보 기도가 끝나자 촛불 기도를 한다. 한 사람씩 촛불을 켜고 가장 하고 싶은 기도를 하는 순서다. 촛불을 켜고 있는 사람이 기도가 끝나면 다음 사람에게 촛불을 점화시켜 주고..., 그런데... 갑자기 종이가 타는 냄새가 난다. 세진님 기도 순서인데 이상하여 눈을 떠 보니 촛불을 기울여 잡고 기도하다 보니 종이 컵에 불이 붙은 것이다. 다급한 나머지 불끄고 하라고 소리를 질렀다. 입김으로 몇 번 불었다. 금새 꺼지는 촛불, 그런데 세진님 대답이 걸작이다. 손이 뜨거워지기에 성령의 불이 임하는구나 했다나? 아무튼 걸작이다. 촛불 기도까지 마치니 새벽 2시가 넘었다.
각자 개인기도 시간을 갖도록 하고 다시 엎드린다. 날이 밝으면 운전하고 올라와야 할 아내에게 숙소에 가서 잠을 자 두라고 한다. 나머지는 예배당에 엎드려 기도를 한다. 처음으로 진하게 기도해 본다는 고백이 듣기 좋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특히 힘들 때면 소록도에서 있었던 소중한 순간들이 더 생각날 것이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힘을 줄 것이고..., 최 고령 장로님이 나를 찾는다. 눈도 보이지 않으시고 이빨도 다 빠지셔서 발음도 정학하지 않으신데 아침에 강단에 서신다며 나에게 대표 기도를 하라고 하신다. 새벽 예배가 4시부터 시작된다. 감사 헌금을 올리고 함께 예배를 드린다. 대표 기도를 하는데 시간을 오래 끌었다. 기도할게 많았다. 귀한 말씀을 전해 주신다.
새벽 예배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피곤하리라. 잠도 안 재우고 밤새 기도를 시켰으니..., 숙소로 돌아가 잠시 잠에 취한다. 아내가 부스럭거리며 일어나 부엌으로 나간다. 점심을 일찍 해 드리고 우리는 올라 와야 하기 때문이다. 일기예보에 도로가 얼어서 많이 미끄럽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직도 눈이 많이 내리고 있는 지역도 있다는 소식이 우리를 서두르게 한다. 두시간쯤 자다가 여자 분들을 깨워 부엌으로 나가게 한다. 금새 활기차다. 잡채가 맛있게 만들어 졌는가 먹어 보라며 방으로 한 접시 들여 준다. 아침에 먹는 잡채인데도 참 맛있다. 국수가 삶아지고, 반찬이 만들어진다. 부엌에서는 맛있는 냄새가 살아 있다. 방송으로 식사를 하러 오시라고 하니 어르신들이 금새 모인다. 어르신들께 식사를 차려 드리고 설거지는 여 집사님들께 부탁을 드린 후 우리는 차에 오르고 있었다. 현충일 때 다시 오겠노라며..., 그때까지 건강하시라며..., 잠시 사진도 한 장 찍었다. 장로님의 기도를 받고 차에 오른다. 언제나 들렸던 아름다운 중앙 공원도 구경하지 못하고 서둘러 육지로 향하는 배를 탄다. 올라오는 길에 순천에서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서둘러 잘 올라 왔다는 생각은 하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소록도에 어르신들이 마지막 한 분이 남아 있을 때까지 소록도 봉사는 계속하리라는 다짐을 마음속으로 해 보며 카세트에 테이프를 넣는다. "주 예수 보다 더~ 귀하 것은 없네..."
함께 해 주신 오세연, 고정범, 민경선, 양준열, 안세진, 이선희, 권영옥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2.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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