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시작은 새벽3시부터다. 밤새 문을 열어달라고 문을 흔들던 거센 바람은 새벽예배를 앞두고 잠잠해졌다. 벌써부터 기도하러 오셔서 성전에 엎드려 계시는 분들이 많다. 날씨가 상당히 춥다. 올해 들어 최고로 추운 날씨라고 한다. 영하로 떨어진 날씨지만 성전에는 아직 난로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예배당으로 들어가니 어르신 몇 분이 엎드려 기도하고 계신다. 옷을 두툼하게 입고 오셨지만 추우신지 웅크리고 계신다. 1시간 정도 준비 기도를 하고 나니 새벽예배가 시작된다. 소록도에는 새벽예배가 4시부터다. 삼라만상이 자고 있는 시간에 새벽공기를 가르며 예배당에 나와서 기도하는 사람들. 그들은 과연 누구를 위해 기도하는 것일까? 연고자도 없고, 일가친척도 없는 분들인데 누구를 위하여 기도하시느라 이렇게 이른 새벽부터 기도를 하는 것일까?
김명환 목사님의 예배 인도로 새벽예배가 시작되었다.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는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전해 주신다. 기도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자는 당부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마련해 간 난방비도 전해 드렸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목사님, 그리고 기도를 당부하시는 목사님……. 간간이 들리는 기침소리……. 감기에 걸리신 어르신들의 기침소리다. 면역성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면 고생 많이 하시는데……. 새벽예배는 1시간동안 이어진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서로가 악수를 하며 간밤의 안녕을 묻는다. 광고 시간에 점심때 떡국을 대접하니까 시간에 맞춰 예배당으로 나오시라고 하시는 장로님. 나는 이번 난방비가 어떻게 마련되었으며, 자오 쉼터 건축과 투병중인 자오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드린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도 숙직실로 돌아왔다. 아내는 부엌에서 오늘 식사봉사를 위해 준비할 재료를 정리하고 있다. 햇김치를 담가서 드리고 싶다며 어젯밤에 소금에 절여 놓은 배추를 씻고, 잡채를 할 시금치도 씻고 있다. 물이 안나와 고생할 줄 알았는데 새벽에는 물이 나온다. 어젯밤엔 물을 길러와 일을 했는데……. 곁에서 자고 있는 아들의 고른 숨소리가 듣기 좋다. 아내가 타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오늘 일정을 정리해 본다. 텔레비전을 켜 보니 아직 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밤이다. 아내의 김치 담그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아들 곁에 누워본다.
장로님이 찾아 오셨다. 새벽기도 나오라고 깨우는 줄 알고 벌떡 일어나 시계를 보니 7시다. 아내는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다. 오늘 일정을 장로님과 상의하고 씻는다. 소록도 주민 몇 분이 오셔서 부엌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9시가 되니 상을 나르고 예배당에 상을 편다. 친정에 간 미룡님이 소식이 없다. 전화를 해 보니 떡집에서 떡이 아직 안되어 기다리는 중이란다. 떡은 배달시키고 몸만 먼저 들어오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한다. 얼마 후 떡을 들고 소록도행 배를 탔단다. 선착장에 떡을 실러 나갔다. 아이들과 함께 배에서 내린 미룡님과 떡을 차에 싣고 부지런히 동생리로 돌아가는 우리들. 운전하랴 부엌일 보랴 아내만 바쁘다. 늦게 온 미룡님 잔소리를 들었다. 시집가고 처음으로 친정아버님 생신에 참여 했다는 말에 잘했다는 대답으로 마무리하고 부지런히 식사 봉사에 들어간다. 떡국이 끓여지고 잡채가 만들어지고 떡이 담기고 김치가 차려진다. 날씨가 추워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식사를 하신다. 넉넉하게 떡을 했기에 주민들에게 집에 싸가라고 하는 아내. 넉넉함이 이래서 좋은가 보다. 점심 식사를 대접하고 차에 짐을 싣는다. 일부러 오셔서 손을 잡아 보며 감사를 전하는 어르신들, 언제 또 오느냐고 묻는 어른들께 신정 때 또 내려오겠노라는 대답을 하며 차에 오른다. 소록도 어르신들의 배웅을 받으며 잘 정리된 소록도 길을 되돌아 나온다. 신정 때 방문했을 때도 오늘 만났던 어르신들이 살아계시기를 바라며…….
2002. 11. 3
김명환 목사님의 예배 인도로 새벽예배가 시작되었다.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는 우리들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전해 주신다. 기도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하자는 당부 말씀이 가슴에 와 닿는다. 마련해 간 난방비도 전해 드렸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목사님, 그리고 기도를 당부하시는 목사님……. 간간이 들리는 기침소리……. 감기에 걸리신 어르신들의 기침소리다. 면역성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면 고생 많이 하시는데……. 새벽예배는 1시간동안 이어진다. 새벽예배를 마치고 서로가 악수를 하며 간밤의 안녕을 묻는다. 광고 시간에 점심때 떡국을 대접하니까 시간에 맞춰 예배당으로 나오시라고 하시는 장로님. 나는 이번 난방비가 어떻게 마련되었으며, 자오 쉼터 건축과 투병중인 자오 가족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부탁을 드린다.
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우리도 숙직실로 돌아왔다. 아내는 부엌에서 오늘 식사봉사를 위해 준비할 재료를 정리하고 있다. 햇김치를 담가서 드리고 싶다며 어젯밤에 소금에 절여 놓은 배추를 씻고, 잡채를 할 시금치도 씻고 있다. 물이 안나와 고생할 줄 알았는데 새벽에는 물이 나온다. 어젯밤엔 물을 길러와 일을 했는데……. 곁에서 자고 있는 아들의 고른 숨소리가 듣기 좋다. 아내가 타준 커피 한잔을 마시며 오늘 일정을 정리해 본다. 텔레비전을 켜 보니 아직 방송을 하지 않고 있다. 아직도 밤이다. 아내의 김치 담그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시 아들 곁에 누워본다.
장로님이 찾아 오셨다. 새벽기도 나오라고 깨우는 줄 알고 벌떡 일어나 시계를 보니 7시다. 아내는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다. 오늘 일정을 장로님과 상의하고 씻는다. 소록도 주민 몇 분이 오셔서 부엌에서 일손을 돕고 있다. 9시가 되니 상을 나르고 예배당에 상을 편다. 친정에 간 미룡님이 소식이 없다. 전화를 해 보니 떡집에서 떡이 아직 안되어 기다리는 중이란다. 떡은 배달시키고 몸만 먼저 들어오라고 했더니 알았다고 한다. 얼마 후 떡을 들고 소록도행 배를 탔단다. 선착장에 떡을 실러 나갔다. 아이들과 함께 배에서 내린 미룡님과 떡을 차에 싣고 부지런히 동생리로 돌아가는 우리들. 운전하랴 부엌일 보랴 아내만 바쁘다. 늦게 온 미룡님 잔소리를 들었다. 시집가고 처음으로 친정아버님 생신에 참여 했다는 말에 잘했다는 대답으로 마무리하고 부지런히 식사 봉사에 들어간다. 떡국이 끓여지고 잡채가 만들어지고 떡이 담기고 김치가 차려진다. 날씨가 추워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식사를 하신다. 넉넉하게 떡을 했기에 주민들에게 집에 싸가라고 하는 아내. 넉넉함이 이래서 좋은가 보다. 점심 식사를 대접하고 차에 짐을 싣는다. 일부러 오셔서 손을 잡아 보며 감사를 전하는 어르신들, 언제 또 오느냐고 묻는 어른들께 신정 때 또 내려오겠노라는 대답을 하며 차에 오른다. 소록도 어르신들의 배웅을 받으며 잘 정리된 소록도 길을 되돌아 나온다. 신정 때 방문했을 때도 오늘 만났던 어르신들이 살아계시기를 바라며…….
2002.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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