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분명 가을인데, 가을을 체험하지 못하며 살아가는 요즘이다. 날씨가 추워지면 불안하고 걱정이 되는 사람들은 언제나 소외되고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방문자들이라도 많이 찾아 온다면 겨울이 따뜻할텐데, 사람들이 찾아 오지 않는 날이면 찬바람 소리 씽씽 나는 창을 통해 문밖을 내다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금은보화가 아니라 따뜻한 정이 기다리는 것이다. 세상에 버림 받고, 부모 형제, 가족들로부터 버림받고 오갈 곳이 없어 고생을 하다가, 좋은 분들을 만나 공동체를 이루면 살아가는 장애인들. 그들에게 그리운 것은 가족과 같은 정이 아니겠는가.
나눔의 일을 하다보면 한달이 무척 빨리 간다는 생각을 한다. 엇그저께 봉사를 다녀온 것 같은데 벌써 봉사 갈 때가 된 것을 보면 세월이 참 빠르다. 춘천 나눔의 동산에 봉사를 마친지 며칠 지나서 바로 옥천에 있는 사랑의 집으로 봉사를 떠날 준비를 한다. 모두 바쁜 가운데 살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조금이라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은, 함께 봉사갈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꾸준하게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가 보다. 그래도 평생을 함께 할 아내가 있으니 든든하다. 이번에도 미룡님이 함께 참석한다. 몇년을 함게 봉사다니는 자오의 듬직한 일군이기도 하다.
내일 봉사가서 사용할 김치를 밤 늦게까지 담그고 있는 아내. 눈이 맵다고 울상을 하고 있는 나와 아들, 이게 우리집의 풍경이다. 참에 싣고 달려도 김치 냄새가 나지 않도록 조치를 해 놓고 아내는 방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밤이 깊어 간다. 아침 6시에 모닝콜이 울린다. 어른들부터 서둘러 씻고, 이것 저것 준비를 하고나니 7시가 다 되어 간다. 자는 아들을 깨워 씻기고 밥상을 차려주며 아들에게 몇가지 당부하는 아내. 아들의 "오늘도 잘 다녀오세요~"라는 인사를 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중간에 미룡님과 혜진이를 태우고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를 향해 달린다. 오늘은 도로가 막히지 않는다. 길이 막히지 않을 때는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미리 도착을 했다. 반갑게 맞이하는 사모님과 장애인 친구들. 목사님은 시내에 차를 수리하러 나가셨단다.
아내와 미룡님은 주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장애인 친구들과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데리고 살면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애로점, 장애인 복지법이 바뀌면서 열악한 장애인 시설은 살아가기 힘들다는 이야기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장애인 친구들에게 몇가지 이야기를 해 준다. 같은 장애인이라 그러는 것인지 나에게 더 정겹게 대하는 그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 해짐을 느낀다. 아침에 친구에게 밥을 뺏기고 먹지 못했다는 어느 장애인은 주방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에 자구 이끌리는가 보다. 밥을 많이 주는데도 자폐증이 있는 친구는 다른 친구의 밥을 빼앗아 먹고, 힘에 눌린 친구는 밥을 뺏기고도 조용하고... 나중에 알고 조치를 취해 보지만 돌아서면 금방 그대로인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도 마음 아프다.
잠시 밖으로 나갔다. 논에는 벼를 베어 말리고 있는데 아직도 벼를 베지 못하고 있는 논도 있다. 일손이 없어서 저렇게 놔 두는 것일까... 지난달에 우리를 유혹했던 포도밭으로 가 보았다. 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에 포도송이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다가가 보니 세상에 포도가 모두 말라 있다. 포도를 딸 일손이 없어서 그대로 두었는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옆집에 장애인들이 사는데 그들에게 따 먹으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다시 실내로 들어와 주방에 가보니 음식을 다 마련해 놓고 금방 돌아 오신다는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목사님은 도착하시면 따로 상을 차려드리기로 하고 장애인 친구들에게 우선으로 식사를 차려 주게 한다. 푸짐한 식탁을 맞이하고 기도를 해 주니 맛있는 식사 시간이 된다. 사람은 먹을 때가 제일 조용한가 보다. 금방 한그릇을 먹고 또 달라고 때를 쓰는 어느 친구. 아무 것도 모르는 장애인들에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참 어려운가 보다. 식사를 마치고 한참을 있으니까 목사님이 도착하셔서 식사를 마치신다.
장애인 시설에 대하여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보다 먼저 장애인 시설을 시작하신 목사님이 내 주위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것 저것 노하우를 배운다. 장애인 복지법이 바뀌면서 불편해진 것들도 나온다. 정권이 새로 바뀌면 법도 바뀌는 세사이라고 마음을 달래보지만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건축하고 있는 자오쉼터에 대하여도 의견을 나누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돌아가는 도중에 공사 현장에 들려보기로 하고 서둘러 옥천 사랑의 집을 나선다. 집에가서 먹으라며 음료수와 며칠전에 염소를 잡았다면 고기를 챙겨주시는 사모님, 선물만 한보따리 안고 돌아왔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
2002. 10. 24
나눔의 일을 하다보면 한달이 무척 빨리 간다는 생각을 한다. 엇그저께 봉사를 다녀온 것 같은데 벌써 봉사 갈 때가 된 것을 보면 세월이 참 빠르다. 춘천 나눔의 동산에 봉사를 마친지 며칠 지나서 바로 옥천에 있는 사랑의 집으로 봉사를 떠날 준비를 한다. 모두 바쁜 가운데 살고 있다는 것은 알지만, 조금이라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은, 함께 봉사갈 사람들을 모으고 있다. 꾸준하게 함께 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가 보다. 그래도 평생을 함께 할 아내가 있으니 든든하다. 이번에도 미룡님이 함께 참석한다. 몇년을 함게 봉사다니는 자오의 듬직한 일군이기도 하다.
내일 봉사가서 사용할 김치를 밤 늦게까지 담그고 있는 아내. 눈이 맵다고 울상을 하고 있는 나와 아들, 이게 우리집의 풍경이다. 참에 싣고 달려도 김치 냄새가 나지 않도록 조치를 해 놓고 아내는 방으로 들어온다. 그렇게 밤이 깊어 간다. 아침 6시에 모닝콜이 울린다. 어른들부터 서둘러 씻고, 이것 저것 준비를 하고나니 7시가 다 되어 간다. 자는 아들을 깨워 씻기고 밥상을 차려주며 아들에게 몇가지 당부하는 아내. 아들의 "오늘도 잘 다녀오세요~"라는 인사를 받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중간에 미룡님과 혜진이를 태우고 옥천군 동이면 적하리를 향해 달린다. 오늘은 도로가 막히지 않는다. 길이 막히지 않을 때는 덩달아 기분도 좋아진다. 예정 시간보다 30분 정도 미리 도착을 했다. 반갑게 맞이하는 사모님과 장애인 친구들. 목사님은 시내에 차를 수리하러 나가셨단다.
아내와 미룡님은 주방으로 들어가고 나는 장애인 친구들과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정신지체 장애인들을 데리고 살면서 나타나는 여러가지 애로점, 장애인 복지법이 바뀌면서 열악한 장애인 시설은 살아가기 힘들다는 이야기 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장애인 친구들에게 몇가지 이야기를 해 준다. 같은 장애인이라 그러는 것인지 나에게 더 정겹게 대하는 그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 해짐을 느낀다. 아침에 친구에게 밥을 뺏기고 먹지 못했다는 어느 장애인은 주방에서 풍겨오는 음식 냄새에 자구 이끌리는가 보다. 밥을 많이 주는데도 자폐증이 있는 친구는 다른 친구의 밥을 빼앗아 먹고, 힘에 눌린 친구는 밥을 뺏기고도 조용하고... 나중에 알고 조치를 취해 보지만 돌아서면 금방 그대로인 그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하소연도 마음 아프다.
잠시 밖으로 나갔다. 논에는 벼를 베어 말리고 있는데 아직도 벼를 베지 못하고 있는 논도 있다. 일손이 없어서 저렇게 놔 두는 것일까... 지난달에 우리를 유혹했던 포도밭으로 가 보았다. 잎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에 포도송이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다가가 보니 세상에 포도가 모두 말라 있다. 포도를 딸 일손이 없어서 그대로 두었는지, 아니면 다른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옆집에 장애인들이 사는데 그들에게 따 먹으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드는 것은...
다시 실내로 들어와 주방에 가보니 음식을 다 마련해 놓고 금방 돌아 오신다는 목사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목사님은 도착하시면 따로 상을 차려드리기로 하고 장애인 친구들에게 우선으로 식사를 차려 주게 한다. 푸짐한 식탁을 맞이하고 기도를 해 주니 맛있는 식사 시간이 된다. 사람은 먹을 때가 제일 조용한가 보다. 금방 한그릇을 먹고 또 달라고 때를 쓰는 어느 친구. 아무 것도 모르는 장애인들에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하는 것이 참 어려운가 보다. 식사를 마치고 한참을 있으니까 목사님이 도착하셔서 식사를 마치신다.
장애인 시설에 대하여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보다 먼저 장애인 시설을 시작하신 목사님이 내 주위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이것 저것 노하우를 배운다. 장애인 복지법이 바뀌면서 불편해진 것들도 나온다. 정권이 새로 바뀌면 법도 바뀌는 세사이라고 마음을 달래보지만 세상에는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건축하고 있는 자오쉼터에 대하여도 의견을 나누다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돌아가는 도중에 공사 현장에 들려보기로 하고 서둘러 옥천 사랑의 집을 나선다. 집에가서 먹으라며 음료수와 며칠전에 염소를 잡았다면 고기를 챙겨주시는 사모님, 선물만 한보따리 안고 돌아왔다. 욕심이 없는 사람이 이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
200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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