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찬바람은 사람들의 옷 깃을 여미게 한다. 길을 가는 사람들의 표정이 가지 각색이다. 사람의 표현할 수 있는 모습이 몇가지나 되는가 물었더니 만가지라는 사람, 오만가지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천태만상에서 만가지의 얼굴이요, 오만상을 찌프린다에서 오만가지의 얼굴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추운 날씨에 길을 가는 사람들의 여러가지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의 삶에서 우리들은 과연 몇가지의 얼굴로 살아가고 있을까 생각을 해 보았다. 아마... 그 사람의 마음에 따라 얼굴이 달라질 것이다. 마음에 칼을 품고 있으면 아무리 웃는 얼굴을 해도 그 얼굴에 나타난다고 한다. 못생긴 사람이라도 그 마음에 선함을 품고 있으면 얼굴에서 온유함이 나타난다고 한다. 남이 바라보는 나의 얼굴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 보니 자신이 없다. 혈기와 고집과 만용, 교만만 가득한 마음에서 나타나는 내 얼굴이 부드러울리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스려야겠다는 다짐을 몇번이고 해 보며 안양교도소로 출발을 한다.
이번에는 윤건주 목사님, 그리고 나와 아내, 이렇게 세명이 방문을 한다. 98년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재소자들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다. 교도소에 무슨 장애인이 있느냐고 하지만 교도소에도 장애인 재소자들이 분명 있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다쳐서 장애인이 된 사람도 있고, 오랜 수감 생활을 하면서 장애인이 되기도 하고, 사회에서 장애인의 몸으로 운전을 하면서 교통사고를 내고 숨감되기도 하고, 노점이나 행상을 하면서 있는자들의 횡포에 대항하다가 재소자가 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거의가 연고자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외로운 사람들이고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전과자, 그것도 장애인 전과자인 그들을 사회는 받아 주기를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에 청송으로 가는 길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먹고 살기위해 죄를 짓고 감옥에 가는 주인공의 마음이, 지금 현실의 재소자 일부의 마음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한 세상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은 거의가 전과 3범 이상이다. 그런데 그들은 나를 참 좋아 한다. 아니 우리들이 방문하는 것을 무척 기다리고 좋아한다. 내가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이라는 직함 때문만은 아니리라. 어쩌면 그들과 같은 장애인, 아니 자기들보다 더 심한 지체1급 장애인이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공감대 때문에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들이 우리의 방문이 있고부터는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교정 행정에 작으나마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리며 오늘도 그들을 만난다.
거짓말 같지만 15척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체감 온도가 10도 이상은 차이 난다. 밖에도 추운데 교도소 안은 더 춥다. 재소자들이 한 겨울을 보내려면 많이 춥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행사도 넓은 예배당에서 하면 많이 추울텐데 그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고 있다. 그들이 춥지 않는 장소에서 교화행사를 하게 해 달라고...
우리가 안내 된 것은 정신교육 훈련장이었다. 온풍기도 있고 실내 온도도 영상 15도 이상은 된다. 춥지 않는 곳이 예비 되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예정된 순서에 의해 찬송과 기도가 시작되고 열린마음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된다. 말씀에 갈급한 사람들. 그들의 모습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하는 두시간, 그 두시간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지 그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만남을 더 귀하게 여긴다. 예배를 마치고 준비해간 빵과 우유로 다과를 나눈다.
목사님의 순서가 끝나고 내가 2부를 진행한다. 그들도 많은 것을 준비했다. 교도소 안에서 한글을 배웠다는 그는 성경을 써서 전해 준다. 그것을 모았다가 합본으로 책을 만들어 그가 출소하면 선물로 줘야겠다. 준비한 찬송도 듣고, 편지 낭송도 듣는다. 내가 전해줘야 할 메시지는 다른게 없다. 희망, 내가 그들에게 전해 줘야 할 것은 희망이었다. 나 같은 죄인이, 나 같은 장애인이 이렇게 변하게 된 희망, 그것은 내가 희망인 그분을 만났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모니카로 연주도 해주며 함께 찬양하며 즐거운 시간을 나눈다. 60-80명의 재소자들을 모두 상대하기는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교화의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20명만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려 했는데, 그들이 기뻐하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며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달에 한번이지만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관심이었다. 11월에 출소할 재소자를 위해 모두가 한 목소리로 특별 기도까지 해 준다. 어느새 정해진 시간이 지났다. 교도관의 특별 배려로 20분 정도 그들과 더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일일이 그들과 악수를 하며 힘내라고... 힘내라고 해 본다. 12월에는 6일에 방문을 하는데 함께 갈 사람이 몇명 더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교도소를 나온다.
2002. 11. 8
이번에는 윤건주 목사님, 그리고 나와 아내, 이렇게 세명이 방문을 한다. 98년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재소자들은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다. 교도소에 무슨 장애인이 있느냐고 하지만 교도소에도 장애인 재소자들이 분명 있다. 조직 생활을 하면서 다쳐서 장애인이 된 사람도 있고, 오랜 수감 생활을 하면서 장애인이 되기도 하고, 사회에서 장애인의 몸으로 운전을 하면서 교통사고를 내고 숨감되기도 하고, 노점이나 행상을 하면서 있는자들의 횡포에 대항하다가 재소자가 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거의가 연고자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외로운 사람들이고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 전과자, 그것도 장애인 전과자인 그들을 사회는 받아 주기를 거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에 청송으로 가는 길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다. 먹고 살기위해 죄를 짓고 감옥에 가는 주인공의 마음이, 지금 현실의 재소자 일부의 마음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한 세상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들은 거의가 전과 3범 이상이다. 그런데 그들은 나를 참 좋아 한다. 아니 우리들이 방문하는 것을 무척 기다리고 좋아한다. 내가 안양교도소 교정위원이라는 직함 때문만은 아니리라. 어쩌면 그들과 같은 장애인, 아니 자기들보다 더 심한 지체1급 장애인이기 때문에 동병상련의 공감대 때문에 더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그들이 우리의 방문이 있고부터는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이다. 교정 행정에 작으나마 일조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를 드리며 오늘도 그들을 만난다.
거짓말 같지만 15척 담 하나를 사이에 두고 체감 온도가 10도 이상은 차이 난다. 밖에도 추운데 교도소 안은 더 춥다. 재소자들이 한 겨울을 보내려면 많이 춥겠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 행사도 넓은 예배당에서 하면 많이 추울텐데 그들에게 불편을 주는 것 같아 나도 모르게 기도를 하고 있다. 그들이 춥지 않는 장소에서 교화행사를 하게 해 달라고...
우리가 안내 된 것은 정신교육 훈련장이었다. 온풍기도 있고 실내 온도도 영상 15도 이상은 된다. 춥지 않는 곳이 예비 되어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예정된 순서에 의해 찬송과 기도가 시작되고 열린마음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된다. 말씀에 갈급한 사람들. 그들의 모습에서 그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하는 두시간, 그 두시간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소중한지 그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만남을 더 귀하게 여긴다. 예배를 마치고 준비해간 빵과 우유로 다과를 나눈다.
목사님의 순서가 끝나고 내가 2부를 진행한다. 그들도 많은 것을 준비했다. 교도소 안에서 한글을 배웠다는 그는 성경을 써서 전해 준다. 그것을 모았다가 합본으로 책을 만들어 그가 출소하면 선물로 줘야겠다. 준비한 찬송도 듣고, 편지 낭송도 듣는다. 내가 전해줘야 할 메시지는 다른게 없다. 희망, 내가 그들에게 전해 줘야 할 것은 희망이었다. 나 같은 죄인이, 나 같은 장애인이 이렇게 변하게 된 희망, 그것은 내가 희망인 그분을 만났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하모니카로 연주도 해주며 함께 찬양하며 즐거운 시간을 나눈다. 60-80명의 재소자들을 모두 상대하기는 벅차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교화의 효과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20명만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려 했는데, 그들이 기뻐하고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며 내 생각이 짧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한달에 한번이지만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었다. 관심이었다. 11월에 출소할 재소자를 위해 모두가 한 목소리로 특별 기도까지 해 준다. 어느새 정해진 시간이 지났다. 교도관의 특별 배려로 20분 정도 그들과 더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일일이 그들과 악수를 하며 힘내라고... 힘내라고 해 본다. 12월에는 6일에 방문을 하는데 함께 갈 사람이 몇명 더 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교도소를 나온다.
2002. 11. 8
'봉사중독 행복전염 > 봉사 댕겨 왔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옥천] 내일도 푸른하늘~ (0) | 2007.01.17 |
---|---|
[춘천] 축복받은 아이들... (0) | 2007.01.17 |
[소록도] 소록도와 아내---2 (0) | 2007.01.17 |
[소록도] 소록도와 아내---1 (0) | 2007.01.17 |
[옥천 후기] 말라버린 포도... (0) | 2007.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