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9시 35분, 안양교도소 정문에 도착하여 장애인 자매팀이라고 알리니 담당 교도관이 나오고 이어서 상급자가 나오더니 열린마음 목사님과 나, 그리고 청음회관에서 수화 통역을 위해 나오신 선생님을 교도소 최고 책임자인 소장님께 안내를 한다. 교정위원으로 5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도 면담을 하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우리가 청한 것이 아니라 교도소 측에서 마련한 자리였다. 별관 2층 소장실로 안내된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시는 잘생긴 분을 만난다. 소장님이다. 차 한잔씩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장애인 행사를 크게 준비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소장님의 이야기를 듣는다. 도올 김용옥님이 노대통령께 반했다고 했던가? 나도 안양교도소 소장님께 감동을 먹고 말았다. 장애인 재소자들을 인격적으로 대해 준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안았는데 이번 소장님은 달랐다. 재소자들을 혼내는 것이 아니라 교도관들을 혼내시는 분, 40연된 낡은 건물이라 겨울에는 실내 온도가 영하로 되는데 내복이라도 따뜻하게 입히려고 많은 신경을 쓰고 계셨다. "내가 배고프면 재소자들도 배고프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가 추우면 재소자들도 춥다는 것을 알라"고 지시를 하며 직접 재소자들을 점검하신다는 말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장애인 재소자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설들을 대대적으로 고치고 있단다. 장애인용 변기부터 설치해 달라는 나의 건의를 받고, 시설이 오래되고 좁아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 각도로 연구를 하고 있다며 꼭 시정을 해 주시겠단다.
해마다 4월이 오면 장애인의 날 행사가 많이 있다. 교도소에도 장애인들이 교정생활을 하고 있기에, 5년째 안양교도소에서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교화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4월 방문 때는 항상 생일 파티를 해 주었었다. 그런데 올해는 약간 다르게 하게 되었다. 안양교도소가 장애인 지정 교도소가 되었단다. 다른 교도소에 있던 장애인 재소자들이 안양으로 보내 달라고 소원수리를 내기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 자오나눔선교회가 잘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소장님이 바뀌면서 장애인 지정 교도소가 되었다니 감사할 일이었다. 이번 교화 행사에는 청각장애인 재소자들도 참석한다는 것이다. 청음회관에 연락하여 수화 통역사도 모시고, 장애인의 날 행사라 팬티 런닝도 한 벌씩 준비를 한다. 기존에는 예배를 중심으로 행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모든 틀을 벗어버리기로 했다. 노래방 기계를 가지고 들어가 그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도록 준비를 했다. 아내는 떡과 과일 음료를 푸짐하게 준비를 한다. 노래자랑 상품 목록도 적어 주며 준비하게 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찾아간 우리 일행들, 소장님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니 다른 일행은 벌써 행사장에 들어가 있다. 소장님이 움직이니 덩달아 움직이는 분들이 많다.
행사장엔 이미 장애인 재소자들이 가득 차 있었다. 눈에 익은 재소자들이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참석하지 못했던 동료들을 참석시키기 위한 배려였다는 것을 알고 훈훈한 마음이 들아 기분이 좋았다. 소장님의 간단한 훈시가 끝나고 목사님의 짧은 설교는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였다. 특별하게 사회를 볼 필요 없이 서로가 소개하며 진행해 가도록 한다. 우리들은 준비해 온 심사표를 가지고 열심히 심사를 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재소자들에게 상품을 주고 싶어서 준비를 했다. 총 19개 팀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팝송을 멋들어지게 부르는 사람, 잃어버린 30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 노래방 기계를 놓고 처음 노래를 불러 본다는 어느 재소자는 음정 박자 모두 무시하고 잘도 부른다. 교도관들과 반장에게 음식을 차려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식탁에는 푸짐한 먹을거리가 차려지고,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재소자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 가사를 보며 수화를 하는 농아인들, 심사는 계속되고 있고... 농아인 3명이 나와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수화로 불러 준다.
정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교도관이 알려 준다. 심사위원들을 심사표를 받아 채점을 매기면서 오늘 이 시간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시간이 중요하고,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고, 그 사람에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농아인들에게 1등 상이 수여된다. 그래도 많은 재소자들이 함께 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시상식을 마치고 재소자들에게 짧은 메시지를 전한다. 장애인들에게 더 잘해주는 사회를 바라고, 그렇게 해 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말고, 출소하시면 내가 먼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되어 보자고... 내가 먼저 이웃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벌써 세상은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행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러 가야하는 재소자들, 그들을 인솔해야 하는 교도관들이 모두 바쁘다. 그들과 악수도 다 못하고 돌아 나오는 통로엔 파란 죄수복을 입은 재소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행복한 점심시간이 되길....
함께 참석해준 윤건주 목사님, 이향숙 사모님, 김진숙님, 오세연님, 안미용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3. 4. 18
이번 장애인 행사를 크게 준비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소장님의 이야기를 듣는다. 도올 김용옥님이 노대통령께 반했다고 했던가? 나도 안양교도소 소장님께 감동을 먹고 말았다. 장애인 재소자들을 인격적으로 대해 준 분들이 그렇게 많지 안았는데 이번 소장님은 달랐다. 재소자들을 혼내는 것이 아니라 교도관들을 혼내시는 분, 40연된 낡은 건물이라 겨울에는 실내 온도가 영하로 되는데 내복이라도 따뜻하게 입히려고 많은 신경을 쓰고 계셨다. "내가 배고프면 재소자들도 배고프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가 추우면 재소자들도 춥다는 것을 알라"고 지시를 하며 직접 재소자들을 점검하신다는 말이 얼마나 감사하던지... 장애인 재소자들이 편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설들을 대대적으로 고치고 있단다. 장애인용 변기부터 설치해 달라는 나의 건의를 받고, 시설이 오래되고 좁아서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여러 각도로 연구를 하고 있다며 꼭 시정을 해 주시겠단다.
해마다 4월이 오면 장애인의 날 행사가 많이 있다. 교도소에도 장애인들이 교정생활을 하고 있기에, 5년째 안양교도소에서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교화활동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4월 방문 때는 항상 생일 파티를 해 주었었다. 그런데 올해는 약간 다르게 하게 되었다. 안양교도소가 장애인 지정 교도소가 되었단다. 다른 교도소에 있던 장애인 재소자들이 안양으로 보내 달라고 소원수리를 내기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 자오나눔선교회가 잘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만 했었는데, 소장님이 바뀌면서 장애인 지정 교도소가 되었다니 감사할 일이었다. 이번 교화 행사에는 청각장애인 재소자들도 참석한다는 것이다. 청음회관에 연락하여 수화 통역사도 모시고, 장애인의 날 행사라 팬티 런닝도 한 벌씩 준비를 한다. 기존에는 예배를 중심으로 행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모든 틀을 벗어버리기로 했다. 노래방 기계를 가지고 들어가 그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도록 준비를 했다. 아내는 떡과 과일 음료를 푸짐하게 준비를 한다. 노래자랑 상품 목록도 적어 주며 준비하게 했다. 그렇게 준비를 하고 찾아간 우리 일행들, 소장님과 면담을 마치고 나오니 다른 일행은 벌써 행사장에 들어가 있다. 소장님이 움직이니 덩달아 움직이는 분들이 많다.
행사장엔 이미 장애인 재소자들이 가득 차 있었다. 눈에 익은 재소자들이 보이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참석하지 못했던 동료들을 참석시키기 위한 배려였다는 것을 알고 훈훈한 마음이 들아 기분이 좋았다. 소장님의 간단한 훈시가 끝나고 목사님의 짧은 설교는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주기 위한 배려였다. 특별하게 사회를 볼 필요 없이 서로가 소개하며 진행해 가도록 한다. 우리들은 준비해 온 심사표를 가지고 열심히 심사를 한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재소자들에게 상품을 주고 싶어서 준비를 했다. 총 19개 팀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팝송을 멋들어지게 부르는 사람, 잃어버린 30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사람, 노래방 기계를 놓고 처음 노래를 불러 본다는 어느 재소자는 음정 박자 모두 무시하고 잘도 부른다. 교도관들과 반장에게 음식을 차려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식탁에는 푸짐한 먹을거리가 차려지고,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는 재소자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 가사를 보며 수화를 하는 농아인들, 심사는 계속되고 있고... 농아인 3명이 나와서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를 수화로 불러 준다.
정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교도관이 알려 준다. 심사위원들을 심사표를 받아 채점을 매기면서 오늘 이 시간이 참 귀하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이 시간이 중요하고,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고, 그 사람에게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 생각난다. 농아인들에게 1등 상이 수여된다. 그래도 많은 재소자들이 함께 할 수 있음이 얼마나 감사한가.
시상식을 마치고 재소자들에게 짧은 메시지를 전한다. 장애인들에게 더 잘해주는 사회를 바라고, 그렇게 해 주지 않는다고 원망하지 말고, 출소하시면 내가 먼저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되어 보자고... 내가 먼저 이웃사랑을 할 수만 있다면 벌써 세상은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행사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하러 가야하는 재소자들, 그들을 인솔해야 하는 교도관들이 모두 바쁘다. 그들과 악수도 다 못하고 돌아 나오는 통로엔 파란 죄수복을 입은 재소자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행복한 점심시간이 되길....
함께 참석해준 윤건주 목사님, 이향숙 사모님, 김진숙님, 오세연님, 안미용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3.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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