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양로원의 평화
옆집 마실가는 것처럼 쉽게 갈 수 있는 곳, 가까운 곳에 양로원이 있으니 봉사를 갈 때도 시간적 여유가 많다. 일상에서 뭐라도 나눌 것이 생기면 순간 떠오르는 곳이 많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멀리 있는 곳부터 가까이 있는 곳까지... 그러다 결국 가깝게 있는 양로원으로 훌쩍 길을 나선다. 날씨가 춥거나 바람이라도 더 거세게 불면 어르신들이 떠오른다. 시골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고, 교통도 불편하니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고, 그만큼 그분들의 마음은 더 외로워진다. 가깝게 산다는 핑계를 대서라도 어르신들을 찾아가야 한다는 우리부부의 생각이 같아서 좋다.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뜻이 같고, 생각이 같으면 참 좋다. 우리부부는 이웃을 섬기는 일에는 거의 생각이 일치한다. 그래서 가끔은 내 생각이 아내의 생각이려니 하고 일을 저지를 때도 있다. 하고 있는 사역이 나눔의 사역이니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그나마 심야전력을 사용하는 보일러라 양로원 실내는 훈훈하다. 한동안 고집만 부리던 어느 할머님이 양처럼 순해졌다. 한번도 화를 내지 않던 여자 목사님이 엄청 화를 내면서 혼을 내니까 고집을 꺾으며 적응을 해 가더란다. 젊어서 살인을 하고 청송감호소까지 다녀오신 할머님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 없었다.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하시고, 식사도 당신 마음대로 독상을 받아서 먹으려고 했던가 보다. 그래서 목사님이 뭐라고 지적을 하자 아예 밖에서 들어오지도 않고 다른 할머님들만 괴롭히고 있었는가 보다. 그 모습을 보고 참다 더 이상 못 참고 난리를 쳐 놓으니 이제는 양로원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차에 싣고 간 쌀이며 부식이며 과일까지 고집쟁이 할머님이 내리시려고 한다. 우리도 처음 보는 일이라 멍하니 있었는데 사연을 들어 보니 그렇다. 그래도 양로원에 평화가 찾아왔으니 감사하다.
노인들의 세계에도 알력이 있고 시기 질투 미움 다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섬기는 것도 훈련이 되어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아내는 할머님들 이야기를 들으며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고, 나는 할머님들께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는 손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신들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니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처녀 때부터 영감님 만나 결혼하고 살면서 아기자기한 사연들을 들려주신다. 고생했던 이야기들, 행복했던 이야기들, 세월의 덧없음을 이야기하시는 할머님들. 그들의 주름살만큼이나 살아온 사연들은 구구절절 하다. 자식으로부터 버림받은 할머님, 자식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갈 곳이 없어 들어 온 할머님, 무슨 이야기인지 주절주절 아기 옹아리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할머님, 그 안에서도 질서는 있었고 사랑이 있었다. 맛있게 차려진 점심상, 밭에서 뽑아온 배추 속까지 상에 놓이니 푸짐하다. 감사 기도를 드리고 맛있는 식사를 나눈다. 식사를 하시던 고집쟁이 할머님 말씀, "목사님 설거지는 내가 할께유~" 그 말씀에 모두가 웃음으로 화답한다.
겨울을 보낼 일이 꿈만 같다며 걱정하시는 목사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돕자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 준다. 내년이면 58세가 되시는 처녀 목사님, 이젠 함께 살아갈 동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사역을 해 가면서 힘에 부치는 일을 만날 때면 남편이라도 있다면 이럴 땐 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단다. "시집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함께 사역하며 살아갈 동반자가 필요하단다. 역시 남다르시다. 책을 한권 쓰고 계시는데 편집과 교정을 벅차하셔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도와 드린다. 컴퓨터 문서 작업이지만 내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항상 서로를 생각하며 기도할 수 있는 동역자가 있다는 것은 감사의 조건이다. 가족 11명이 살고 있는 작은 백합양로원. 양로원에 살고 계시는 할머님들이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시기를 기도 드린다.
2003. 12. 9
옆집 마실가는 것처럼 쉽게 갈 수 있는 곳, 가까운 곳에 양로원이 있으니 봉사를 갈 때도 시간적 여유가 많다. 일상에서 뭐라도 나눌 것이 생기면 순간 떠오르는 곳이 많다. 우리가 사는 곳에서 멀리 있는 곳부터 가까이 있는 곳까지... 그러다 결국 가깝게 있는 양로원으로 훌쩍 길을 나선다. 날씨가 춥거나 바람이라도 더 거세게 불면 어르신들이 떠오른다. 시골 깊숙한 곳에 자리잡고 있고, 교통도 불편하니 찾아오는 사람도 드물고, 그만큼 그분들의 마음은 더 외로워진다. 가깝게 산다는 핑계를 대서라도 어르신들을 찾아가야 한다는 우리부부의 생각이 같아서 좋다.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뜻이 같고, 생각이 같으면 참 좋다. 우리부부는 이웃을 섬기는 일에는 거의 생각이 일치한다. 그래서 가끔은 내 생각이 아내의 생각이려니 하고 일을 저지를 때도 있다. 하고 있는 사역이 나눔의 사역이니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그나마 심야전력을 사용하는 보일러라 양로원 실내는 훈훈하다. 한동안 고집만 부리던 어느 할머님이 양처럼 순해졌다. 한번도 화를 내지 않던 여자 목사님이 엄청 화를 내면서 혼을 내니까 고집을 꺾으며 적응을 해 가더란다. 젊어서 살인을 하고 청송감호소까지 다녀오신 할머님은 남을 배려하는 것이 없었다. 당신이 하고 싶은 대로하시고, 식사도 당신 마음대로 독상을 받아서 먹으려고 했던가 보다. 그래서 목사님이 뭐라고 지적을 하자 아예 밖에서 들어오지도 않고 다른 할머님들만 괴롭히고 있었는가 보다. 그 모습을 보고 참다 더 이상 못 참고 난리를 쳐 놓으니 이제는 양로원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한다. 차에 싣고 간 쌀이며 부식이며 과일까지 고집쟁이 할머님이 내리시려고 한다. 우리도 처음 보는 일이라 멍하니 있었는데 사연을 들어 보니 그렇다. 그래도 양로원에 평화가 찾아왔으니 감사하다.
노인들의 세계에도 알력이 있고 시기 질투 미움 다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섬기는 것도 훈련이 되어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아내는 할머님들 이야기를 들으며 열심히 음식을 만들고 있고, 나는 할머님들께 이야기를 해 달라고 조르는 손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당신들의 이야기를 들려 달라니 기분이 좋으신가 보다. 처녀 때부터 영감님 만나 결혼하고 살면서 아기자기한 사연들을 들려주신다. 고생했던 이야기들, 행복했던 이야기들, 세월의 덧없음을 이야기하시는 할머님들. 그들의 주름살만큼이나 살아온 사연들은 구구절절 하다. 자식으로부터 버림받은 할머님, 자식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갈 곳이 없어 들어 온 할머님, 무슨 이야기인지 주절주절 아기 옹아리하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할머님, 그 안에서도 질서는 있었고 사랑이 있었다. 맛있게 차려진 점심상, 밭에서 뽑아온 배추 속까지 상에 놓이니 푸짐하다. 감사 기도를 드리고 맛있는 식사를 나눈다. 식사를 하시던 고집쟁이 할머님 말씀, "목사님 설거지는 내가 할께유~" 그 말씀에 모두가 웃음으로 화답한다.
겨울을 보낼 일이 꿈만 같다며 걱정하시는 목사님과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할 수 있는 것은 서로 돕자며 서로에게 힘을 실어 준다. 내년이면 58세가 되시는 처녀 목사님, 이젠 함께 살아갈 동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신다. 사역을 해 가면서 힘에 부치는 일을 만날 때면 남편이라도 있다면 이럴 땐 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단다. "시집가면 되는 거 아니에요?"라고 했더니 함께 사역하며 살아갈 동반자가 필요하단다. 역시 남다르시다. 책을 한권 쓰고 계시는데 편집과 교정을 벅차하셔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도와 드린다. 컴퓨터 문서 작업이지만 내가 누군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가. 항상 서로를 생각하며 기도할 수 있는 동역자가 있다는 것은 감사의 조건이다. 가족 11명이 살고 있는 작은 백합양로원. 양로원에 살고 계시는 할머님들이 모두 건강하게 오래 사시기를 기도 드린다.
200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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