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1시 30분.
마을 노인회관에서 어르신들께 컴퓨터를 가르쳐 주기로 한 시간이다. 차에는 어르신들께 상으로 드릴 과매기 한 줄을 싣고 회관으로 갑니다. 추운 날씨인데도 보일러를 돌려서 방안을 따뜻하게 해 놓고 기다리고 계시는 어르신들. 아내는 주방에다 과매기와 양념들을 들여 놓고 쉼터로 올라가고, 나는 어르신들과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어떤 어르신은 컴퓨터보다 장기가 더 재미있다며 장기부터 한 수 두 자고 하십니다. 교육 끝나고 한 수 배우겠다고 하니 컴퓨터 앞으로 오십니다. 나이롱뽕 쳐야 하는데 컴퓨터 때문에 친구를 잃었다며 투덜 거리시는 어르신. 이따 교육 끝나고 과매기에 약주 한잔 하시라고 했더니 그 어르신도 컴퓨터 앞으로...
마우스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드리고 오늘은 시험을 본다고 했는데, 어느 어르신은 "아따 그것이 된똥(변비) 누기보다 더 어렵다니까?" 하십니다. 그러면서 오셔서 마우스로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하여 클릭하는 법을 해 보십니다. 이마에는 땀방울도 맺힙니다. 힘들어 하는 어르신들께 가계도가 만들어져 있는 샘플과 몇가지 편지지 사용하는 법을 시범 보여 드리며 호기심을 부추 깁니다. 젊은 사람들과 대화가 안되는 것도 컴퓨터를 모르기 때문이라며, 컴퓨터를 다 배우고 나면 손자 손녀들과도 대화가 통할 것이라고 했더니 열심히 하십니다.
마을 회관에 컴퓨터가 두대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서로 의견을 내시면서 마우스를 움직여 봅니다. 제가 마우스 바닥에 무엇이 있는가 보시라 했더니, 어느 어르신이 금방 마우스를 이애하십니다. 볼마우스라 볼이 움직여야 포인터가 덩달아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다른 어르신들이 순서대로 마우스로 컴퓨터를 켜고 종료하는 법을 해 보는 동안, 다른 어르신과 장기를 한판 둡니다. 장기를 두어서 나에게 지면 컴퓨터 배우기로 약속하고 두었습니다. 마을에서 장기를 잘 두시는 분인데 집중이 안되는가 봅니다. 연거푸 세판을 지고 나니 컴퓨터 앞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집에서 오시면서 명신보감을 보고 왔는데 그 내용중에 '수많은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데 벌은 재수없는 사람만 받는다'는 내용이 있더라며 요즘 세상과 너무 닮았다고 하십니다.
잠시 휴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과매기를 안주삼아 약주를 한잔씩 하시겠답니다. 그런데 과매기를 후 라이판에 튀기고 있네요. "어? 그거 생으로 먹는 건데요?"했더니 비린네가 나서 그런다며 튀겨 드십니다. 아고 아까워라... 끙. 어르신들 잔치 벌어졌습니다. 뒤늦게 오신 어느 어르신은 과매기를 드실 줄 아는가 봅니다. 김에 싸서 맛있게 잡수시네요. 고향이 울진이랍니다. 귀한 것을 먹게 해 줘서 고맙다는 어르신. 에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그러는 사이에 마을 이장님도 오셨습니다. 오시더니 컴퓨터를 가르쳐 달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컴퓨터 앞에 앉으십니다. 내가 "이장님부터 컴퓨터를 배워서 인터넷을 하셔야 전자 민원도 활용하시지요~"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이제부턴 매주 화요일 오후엔 컴퓨터를 배우러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이장님 말씀 "컴퓨터를 어떻게 해야 꺼집니까?" 나눔이 대답 "그냥 전원 코드 빼세요" 우하하하 어르신들 배꼽잡습니다. 그러면서 마우스를 이용해 컴퓨터를 끄고 켜는 법을 가르쳐 드리니 조금 먼저 배우신 어르신들 이장님 앞에서 시범을 보이십니다. 이장님도 몇번 해 보시더니 벌떡 일어나십니다. 집에 가야 한답니다. 왜 그러느냐 했더니 집에 컴퓨터 끄러 가야 한답니다. $%#^& 끙.
집에 컴퓨터 끄러 가신다는 이장님 잡고서 마음회관에도 인터넷 설치해 달라고 부탁하니 알았다고 대답을 하십니다. 80을 잡수신 어르신이 갈 곳이 없어 마을회관에 오셨다고하니 마을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이하십니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화요일 오후에 뵙기로 하고 쉼터로 돌아 옵니다. 그런데 이장님은 집에 있는 컴퓨터를 어떻게 끄셨을까요? 그냥 전원 코드 빼셨을까요?
2003. 12. 20
-나눔-
마을 노인회관에서 어르신들께 컴퓨터를 가르쳐 주기로 한 시간이다. 차에는 어르신들께 상으로 드릴 과매기 한 줄을 싣고 회관으로 갑니다. 추운 날씨인데도 보일러를 돌려서 방안을 따뜻하게 해 놓고 기다리고 계시는 어르신들. 아내는 주방에다 과매기와 양념들을 들여 놓고 쉼터로 올라가고, 나는 어르신들과 컴퓨터 앞에 앉습니다. 어떤 어르신은 컴퓨터보다 장기가 더 재미있다며 장기부터 한 수 두 자고 하십니다. 교육 끝나고 한 수 배우겠다고 하니 컴퓨터 앞으로 오십니다. 나이롱뽕 쳐야 하는데 컴퓨터 때문에 친구를 잃었다며 투덜 거리시는 어르신. 이따 교육 끝나고 과매기에 약주 한잔 하시라고 했더니 그 어르신도 컴퓨터 앞으로...
마우스 사용하는 법을 가르쳐 드리고 오늘은 시험을 본다고 했는데, 어느 어르신은 "아따 그것이 된똥(변비) 누기보다 더 어렵다니까?" 하십니다. 그러면서 오셔서 마우스로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하여 클릭하는 법을 해 보십니다. 이마에는 땀방울도 맺힙니다. 힘들어 하는 어르신들께 가계도가 만들어져 있는 샘플과 몇가지 편지지 사용하는 법을 시범 보여 드리며 호기심을 부추 깁니다. 젊은 사람들과 대화가 안되는 것도 컴퓨터를 모르기 때문이라며, 컴퓨터를 다 배우고 나면 손자 손녀들과도 대화가 통할 것이라고 했더니 열심히 하십니다.
마을 회관에 컴퓨터가 두대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서로 의견을 내시면서 마우스를 움직여 봅니다. 제가 마우스 바닥에 무엇이 있는가 보시라 했더니, 어느 어르신이 금방 마우스를 이애하십니다. 볼마우스라 볼이 움직여야 포인터가 덩달아 움직인다는 것을 알았답니다.
다른 어르신들이 순서대로 마우스로 컴퓨터를 켜고 종료하는 법을 해 보는 동안, 다른 어르신과 장기를 한판 둡니다. 장기를 두어서 나에게 지면 컴퓨터 배우기로 약속하고 두었습니다. 마을에서 장기를 잘 두시는 분인데 집중이 안되는가 봅니다. 연거푸 세판을 지고 나니 컴퓨터 앞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집에서 오시면서 명신보감을 보고 왔는데 그 내용중에 '수많은 사람이 나쁜 짓을 하는데 벌은 재수없는 사람만 받는다'는 내용이 있더라며 요즘 세상과 너무 닮았다고 하십니다.
잠시 휴식 시간이 되었습니다. 과매기를 안주삼아 약주를 한잔씩 하시겠답니다. 그런데 과매기를 후 라이판에 튀기고 있네요. "어? 그거 생으로 먹는 건데요?"했더니 비린네가 나서 그런다며 튀겨 드십니다. 아고 아까워라... 끙. 어르신들 잔치 벌어졌습니다. 뒤늦게 오신 어느 어르신은 과매기를 드실 줄 아는가 봅니다. 김에 싸서 맛있게 잡수시네요. 고향이 울진이랍니다. 귀한 것을 먹게 해 줘서 고맙다는 어르신. 에고...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세요.
그러는 사이에 마을 이장님도 오셨습니다. 오시더니 컴퓨터를 가르쳐 달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컴퓨터 앞에 앉으십니다. 내가 "이장님부터 컴퓨터를 배워서 인터넷을 하셔야 전자 민원도 활용하시지요~"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이제부턴 매주 화요일 오후엔 컴퓨터를 배우러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이장님 말씀 "컴퓨터를 어떻게 해야 꺼집니까?" 나눔이 대답 "그냥 전원 코드 빼세요" 우하하하 어르신들 배꼽잡습니다. 그러면서 마우스를 이용해 컴퓨터를 끄고 켜는 법을 가르쳐 드리니 조금 먼저 배우신 어르신들 이장님 앞에서 시범을 보이십니다. 이장님도 몇번 해 보시더니 벌떡 일어나십니다. 집에 가야 한답니다. 왜 그러느냐 했더니 집에 컴퓨터 끄러 가야 한답니다. $%#^& 끙.
집에 컴퓨터 끄러 가신다는 이장님 잡고서 마음회관에도 인터넷 설치해 달라고 부탁하니 알았다고 대답을 하십니다. 80을 잡수신 어르신이 갈 곳이 없어 마을회관에 오셨다고하니 마을 어르신들이 반갑게 맞이하십니다. 어르신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화요일 오후에 뵙기로 하고 쉼터로 돌아 옵니다. 그런데 이장님은 집에 있는 컴퓨터를 어떻게 끄셨을까요? 그냥 전원 코드 빼셨을까요?
2003. 12. 20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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