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쉼터] 사랑하니까

자오나눔 2007. 1. 17. 14:09
자오쉼터에 들어 온 철기는 잘 적응하고 있다.
뇌경변 2급인 철기는 36살. 말이 어눌하고 반신불수다.
왼쪽을 모두 사용하지 못하니 힘들어한다.
그래도 열심히 적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들은 감사하다.
이틀에 한번씩 아들래미 학교 갈 때 함께 차를 타고 병원에 다닌다.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서다.
언젠가 우리 자오쉼터에 물리 치료시설이 생기게 되면 병원에 갈 일은 없겠지...
돈이 모이면 부력치료기(거품이 일어나는 것)와 몇 가지 운동기구도 마련할거다.
녀석(내가 형처럼 따르라 했더니 이젠 형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이 어느 날
한쪽으로 비틀거리며 걷는 본인의 모습을 보고 낙심을 한다.
그 모습을 보고 내가 녀석에게 제의를 했다.
나는 목발을 짚지 않고 걷고 녀석은 그냥 걷고... 시합을 하자고 했다.
머뭇거리는 녀석에게 호통을 치니 준비를 한다.
시작! 소리와 함께 녀석은 비틀거리며 앞으로 걸어가고
나는 목발이 없으니 그 자리에 풀썩 꼬꾸라지고....

그때 나는 엉덩이로 기어가면서 녀석에게 말했다.
"자~ 철기야 나는 네가 비틀거리며 걷는 모습이 부럽다.
나도 부러워하는 너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라고 해 줬더니
요즘은 열심히 운동도 하고, 적응을 잘 하고 있다.

세상에 첫눈이 많이 내렸던 날에는
빗자루를 들고 식당방 앞마당이라도 쓸겠다며 비틀거리는 몸짓으로 빗자루 질을 한다.
녀석의 모습이 보기 좋아 사진도 한 장 찍어 주었다.
이렇게 우린 서로 감동하며, 사랑을 주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랑이니까...

잘 해 낼 거야. ^_^*빙그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