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작은 사슴을 닮은 아름다운 섬이지만, 한센병(나병) 자들이 모여 살고 있기에 저주의 섬으로까지 불렸었지만, 지금은 작은 천국으로 불리는 섬, 그곳 소록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복된 곳이다. 소록도에 대하여 들어본 사람은 마음 한구석에 '나도 언젠가는 소록도를 한번쯤 방문해 보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행동으로는 쉽게 옮기지 못하는 곳이 소록도이기도 하다.
1년에 4번씩 가는 소록도 봉사 일정 중에 직장 다니는 분들을 위하여 당일 코스로 가는 '현충일 봉사'가 있다. 올해도 변함 없이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계획했던 일정에 하루가 추가된다. 이번 현충일은 주일이라 봉사 신청자가 별로 없었는데, 예향워십 선교단이 토요일 하루만 참석하고 돌아 올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고 봉사 일정은 그렇게 정해 졌다. 이번 소록도 봉사는 8월 2일부터 4일까지 있을 '소록도 여름 봉사'의 사전 답사 성격이 짙다.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뜨겁게 기도하는 여름 소록도 봉사는 갑절의 은혜가 있는 시간이다.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우리 자오쉼터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도 동참시키기로 했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불평과 아쉬움 대신,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는 것을 소록도 봉사 9년의 경험으로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준비하는 손길들이 바쁘다. 장애인들이 이동을 하려면 비장애인들보다 준비할 것들이 많다. 그래도 설렘으로 열심히 준비를 해 주는 아내와 선생님들이 고맙다. 소록도 봉사 경비가 부족하여 기도를 하게 되고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을 만큼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금요일 늦은 밤에 쉼터에서 모여 기도를 마친 후에 출발을 한다. 차에는 소록도에서 필요한 물품들이 실렸고, 우리들도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밤길을 7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한 녹동항. 눈앞에 보이는 작은 섬이 소록도라고 말해 주니 이해가 되지 않는가 보다. 겉으로 보이는 섬이 너무 초라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소록도는 성막과 같다."고 설명을 해 준다.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아름답고 귀한 은혜의 자리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소록도에 도착하여 섬 안으로 차를 달리는데 감탄의 환호성이 들려 온다.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소중한 봉사가 되기를 기도한다.
우리의 목적지인 동생리에 있는 동성교회에 도착하여 먼저 예배당에서 도착 기도회를 잠시 드렸다. 기도회를 마치고 각자 해야 할 일들을 말해 주니 차에서 짐들을 모두 내리고 열심히 준비를 한다. 주방조는 동생리 어르신들께 대접할 전복죽을 만들고 있다. 여러 가지 반찬도 만들고 그릇들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남녀 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까지 대청소를 하고, 주변 청소까지 덩달아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개구쟁이 꼬맹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바닷가를 내려다보니 벌써 개펄에 들어가 이것저것들을 잡고 있다. 환호성도 들려오는 걸 보니 뭔가를 잡았는가 보다.
어르신들이 예배당에 모였다. 소록도의 교회들은 마을의 리사무소의 역할까지 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물품들을 가져가도 교회에서 방송하여 골고루 나눠주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 소록도 교회이다. 기도와 나눔이 있는 곳이다. 예향워십 선교단의 공연이 시작된다. 처음 보는 몸찬양이라고 한다. 성령님이 함께 하는 귀한 시간이다. 귀한 말씀을 전해주는 겨자씨 목사님, 소록도 성도님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참으로 귀하고 귀하다.
예배를 마치고 바로 상을 차리는 우리들. 상에 둘러앉아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는 소록도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려'에 대하여 다시 배우는 순간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분들께는 음식을 가깝게 당겨서 잡수기 편하게 해주시고, 이런 저런 것들도 챙겨 주신다. 전복죽을 맛있게 만들어 차려 드리니 '80년 만에 처음 먹어 본다'는 어느 할머님의 감사의 말씀이 감사하다. 몸이 불편하여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까지 잡수게 하려는 아내의 배려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분들까지 잡술 수 있었다. 설겆이를 마치고 소록도 견학을 하도록 했다. 오후에 서울로 올라갈 팀들을 위함이다. 겨자씨 목사님께 가이드를 부탁드렸더니 인솔하여 차를 타고 나가신다. 예향워십 선교단이 서울로 올라가고 나니 이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쉼터 가족들과 겨자씨 목사님, 상규 형제뿐이다. 이제부턴 일당백으로 수고를 해야 한다. 연막소독을 시작한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연막을 품어 내는 소독기를 따라 아이들이 달려 다닌다. 동네 한바퀴 돌아다니며 연막소독을 해 드리고 사이에 주방에서는 아내와 김선생님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벌써 하루가 다 지나갔다.
핸드폰 멜로디에 일어나는 우리들. 소록도 성도님들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함이다. 새벽 4시에 예배가 있기에 3시 30분까지는 예배당에 나가야 한다. 예배당에는 벌써 성도님들이 모두 모여 기도를 하고 계신다. 부끄럽다. 새벽예배 때에도 성가대는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고 있다. 은혜다. 감동이다. 마침 주일이라 주일예배까지도 함께 드린다. 예배를 드리고 잠시 기다렸다가 시원한 냉콩국수로 점심을 드신다. 손목만 남은 손으로 내 조막손을 반갑게 잡으시는 어르신들. 어르신들이 스스로 찾아와 나의 손을 잡는 시간은 감동이다.
연막소독을 한번 더 해 드리고, 여름 봉사 때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한다. 무너진 축대를 쌓아야 하고, 방문자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은 바닷가와 연결된 산 속에 많이 쌓여 있다. 낡은 전기선들과 전등, 어르신들이 예배를 드리러 오실 때 열어야 하는 나무문들은 무겁기만 하다.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사진까지 찍게 한다. 많은 경기도 소요될 것 같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겠다.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돌아갈 시간이다. 짐들을 챙기고 돌아갈 준비하라고 했다. 한쪽에서는 소록도 성도님들이 챙겨주신 마늘을 다듬고 있다. 푸성귀도 차에 싣는다. 주시는 것이 작은 것이지만 그분들의 마음이기에 고맙다고 받는다는 아내. 소록도 올 때마다 친정에 오는 기분이라는 아내의 말이 듣기 좋다. 차에 오른다. 이별은 항상 아쉬움이다. 어르신들의 배웅을 받으며 차는 출발한다. 8월 2일 아침에 찾아뵙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2004. 6. 7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나눔-
작은 사슴을 닮은 아름다운 섬이지만, 한센병(나병) 자들이 모여 살고 있기에 저주의 섬으로까지 불렸었지만, 지금은 작은 천국으로 불리는 섬, 그곳 소록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는 복된 곳이다. 소록도에 대하여 들어본 사람은 마음 한구석에 '나도 언젠가는 소록도를 한번쯤 방문해 보리라' 생각하고 있지만, 행동으로는 쉽게 옮기지 못하는 곳이 소록도이기도 하다.
1년에 4번씩 가는 소록도 봉사 일정 중에 직장 다니는 분들을 위하여 당일 코스로 가는 '현충일 봉사'가 있다. 올해도 변함 없이 준비를 하고 있는데 계획했던 일정에 하루가 추가된다. 이번 현충일은 주일이라 봉사 신청자가 별로 없었는데, 예향워십 선교단이 토요일 하루만 참석하고 돌아 올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왔고 봉사 일정은 그렇게 정해 졌다. 이번 소록도 봉사는 8월 2일부터 4일까지 있을 '소록도 여름 봉사'의 사전 답사 성격이 짙다. 낮에는 열심히 일하고 밤에는 뜨겁게 기도하는 여름 소록도 봉사는 갑절의 은혜가 있는 시간이다. 다음을 준비하는 시간이다.
우리 자오쉼터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도 동참시키기로 했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불평과 아쉬움 대신, 남아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된다는 것을 소록도 봉사 9년의 경험으로 확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준비하는 손길들이 바쁘다. 장애인들이 이동을 하려면 비장애인들보다 준비할 것들이 많다. 그래도 설렘으로 열심히 준비를 해 주는 아내와 선생님들이 고맙다. 소록도 봉사 경비가 부족하여 기도를 하게 되고 부족하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을 만큼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금요일 늦은 밤에 쉼터에서 모여 기도를 마친 후에 출발을 한다. 차에는 소록도에서 필요한 물품들이 실렸고, 우리들도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밤길을 7시간 정도 달려서 도착한 녹동항. 눈앞에 보이는 작은 섬이 소록도라고 말해 주니 이해가 되지 않는가 보다. 겉으로 보이는 섬이 너무 초라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침 식사를 하면서 "소록도는 성막과 같다."고 설명을 해 준다.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아름답고 귀한 은혜의 자리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소록도에 도착하여 섬 안으로 차를 달리는데 감탄의 환호성이 들려 온다.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소중한 봉사가 되기를 기도한다.
우리의 목적지인 동생리에 있는 동성교회에 도착하여 먼저 예배당에서 도착 기도회를 잠시 드렸다. 기도회를 마치고 각자 해야 할 일들을 말해 주니 차에서 짐들을 모두 내리고 열심히 준비를 한다. 주방조는 동생리 어르신들께 대접할 전복죽을 만들고 있다. 여러 가지 반찬도 만들고 그릇들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남녀 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까지 대청소를 하고, 주변 청소까지 덩달아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개구쟁이 꼬맹이들은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바닷가를 내려다보니 벌써 개펄에 들어가 이것저것들을 잡고 있다. 환호성도 들려오는 걸 보니 뭔가를 잡았는가 보다.
어르신들이 예배당에 모였다. 소록도의 교회들은 마을의 리사무소의 역할까지 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물품들을 가져가도 교회에서 방송하여 골고루 나눠주기도 한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 소록도 교회이다. 기도와 나눔이 있는 곳이다. 예향워십 선교단의 공연이 시작된다. 처음 보는 몸찬양이라고 한다. 성령님이 함께 하는 귀한 시간이다. 귀한 말씀을 전해주는 겨자씨 목사님, 소록도 성도님들과 함께 드리는 예배가 참으로 귀하고 귀하다.
예배를 마치고 바로 상을 차리는 우리들. 상에 둘러앉아 서로가 서로를 챙겨주는 소록도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배려'에 대하여 다시 배우는 순간이다. 앞을 보지 못하는 분들께는 음식을 가깝게 당겨서 잡수기 편하게 해주시고, 이런 저런 것들도 챙겨 주신다. 전복죽을 맛있게 만들어 차려 드리니 '80년 만에 처음 먹어 본다'는 어느 할머님의 감사의 말씀이 감사하다. 몸이 불편하여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까지 잡수게 하려는 아내의 배려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분들까지 잡술 수 있었다. 설겆이를 마치고 소록도 견학을 하도록 했다. 오후에 서울로 올라갈 팀들을 위함이다. 겨자씨 목사님께 가이드를 부탁드렸더니 인솔하여 차를 타고 나가신다. 예향워십 선교단이 서울로 올라가고 나니 이제 남아 있는 사람들은 쉼터 가족들과 겨자씨 목사님, 상규 형제뿐이다. 이제부턴 일당백으로 수고를 해야 한다. 연막소독을 시작한다. 모터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연막을 품어 내는 소독기를 따라 아이들이 달려 다닌다. 동네 한바퀴 돌아다니며 연막소독을 해 드리고 사이에 주방에서는 아내와 김선생님이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 벌써 하루가 다 지나갔다.
핸드폰 멜로디에 일어나는 우리들. 소록도 성도님들과 함께 새벽예배를 드리기 위함이다. 새벽 4시에 예배가 있기에 3시 30분까지는 예배당에 나가야 한다. 예배당에는 벌써 성도님들이 모두 모여 기도를 하고 계신다. 부끄럽다. 새벽예배 때에도 성가대는 하나님께 찬양을 드리고 있다. 은혜다. 감동이다. 마침 주일이라 주일예배까지도 함께 드린다. 예배를 드리고 잠시 기다렸다가 시원한 냉콩국수로 점심을 드신다. 손목만 남은 손으로 내 조막손을 반갑게 잡으시는 어르신들. 어르신들이 스스로 찾아와 나의 손을 잡는 시간은 감동이다.
연막소독을 한번 더 해 드리고, 여름 봉사 때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한다. 무너진 축대를 쌓아야 하고, 방문자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은 바닷가와 연결된 산 속에 많이 쌓여 있다. 낡은 전기선들과 전등, 어르신들이 예배를 드리러 오실 때 열어야 하는 나무문들은 무겁기만 하다. 해야 할 일이 많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사진까지 찍게 한다. 많은 경기도 소요될 것 같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야겠다.
시간이 참 빠르다. 벌써 돌아갈 시간이다. 짐들을 챙기고 돌아갈 준비하라고 했다. 한쪽에서는 소록도 성도님들이 챙겨주신 마늘을 다듬고 있다. 푸성귀도 차에 싣는다. 주시는 것이 작은 것이지만 그분들의 마음이기에 고맙다고 받는다는 아내. 소록도 올 때마다 친정에 오는 기분이라는 아내의 말이 듣기 좋다. 차에 오른다. 이별은 항상 아쉬움이다. 어르신들의 배웅을 받으며 차는 출발한다. 8월 2일 아침에 찾아뵙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2004. 6. 7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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