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소록도] 이런 감동 처음이었다. --- 2

자오나눔 2007. 1. 17. 14:33
처음 계획은 한 장소를 정해 놓고 음식을 차려서 어르신들을 모셔와 식사를 하게하고, 공연도 하기로 했는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몸이 불편하셔서 잔치 장소에 나오기 힘든 어르신들이 200여분 정도 된다고 한다. 그래서 몸이 불편하여 이동을 할 수 없는 분들을 위해 도시락을 준비하기로 했는데, 이왕 준비하는 일이니 전체 주민들께 나누어 드리도록 하자는 의견을 참조하기로 했다. 물품을 준비할 때도 갑절 이상을 준비했었다. 열심히 수고하고 있는 봉사자들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아내가 면담을 신청한다.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출 수 있도록 하자는 아내의 의견이 옳다 생각되어 작업을 서두르게 한다. 하늘에서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하루 종일 쉬지도 않고 서두른 덕분에 따뜻한 음식을 소록도 주민들께 대접할 수 있었다.

통일동산교회 황상도 목사님의 눈에 강대상 뒤에 걸려있는 휘장이 눈에 보였다. 세탁을 한지 오래되어 보기가 민망하다. 이런 저런 의견이 나오고 그랬는데... 그때 같은 교회 석순녀 집사님을 찾으신다. 알고 보니 집사님의 전직이 실내장식과 연관되어 있었다. 가서 휘장을 보시더니 "새로 제작할 필요는 없고 세탁하여 다시 설치하면 된다"고 하신다. 세탁기에 잘 빨아 오시더니 이곳저곳을 만지며 아름답게 작품을 만들어 가고 있다. 남편 집사님과 제부까지 부르더니 휘장을 설치하게 하신다. 그러고 보니 통일동산교회 목사님부터 사모님, 집사님들까지 알짜배기 일꾼들이었다. 올 여름 봉사때는 구경꾼처럼 보였는데 이번 봉사 때는 새로운 논밭을 구입한 농군처럼 기쁨으로 봉사하는 모습들이 얼마나 보기 좋던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제 내일 효도잔치를 위해 준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빗줄기가 굵어지며 우리들의 마음도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일기예보에는 1일 오후부터 2일까지 비가 내리겠다고 했었다. 지인들께 전화하여 비구름을 다른 곳으로 돌리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며 중보기도를 부탁했다. 더불어 봉사자들도 기도한다. 마을로 내려가 자치회(소록도 주민 스스로 만들어 소록도의 크고 작은 일들을 관리하는 곳) 어르신들과 상의를 했다. 만약 비가 내려서 마당에서 잔치를 할 수 없을 때는 중앙리에 있는 실내 공간에서 하기로 했다. 한꺼번에 200분 정도는 감당해 낼 수 있는 공간이란다. 이제 비가 내려도 감사하고, 비가 내리지 않아도 감사하다. 봉사자들도 저녁을 먹는다. 원래는 예배당 앞마당에서 삼겹살을 궈 먹기로 했는데 비가 많이 내려서 제육볶음으로 변해 버렸다. 그래도 맛있게 먹는 봉사자들이다. 식사를 마치고 몇가지 반찬을 더 만들어 놓고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했다. 평상시 봉사 때는 잠을 재우지 않고 철야기도회를 했는데 이번 일정에는 철야 기도회까지 한다면 모두 지쳐 버릴 것 같아서 개인시간을 주면서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

졸음의 힘이 너무 강하다. 눈꺼풀이 이렇게 무거웠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예배당에서 목사님들과 정담을 나누다가 숙소에 들어가 자리에 누웠다. 부엌에는 아내와 미룡간사를 비롯해 여성 봉사자들이 내일 효도잔치 준비를 하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맥가이버 한'이라는 닉네임을 가지고 있는 김승한 집사님이 이번 봉사의 히로인이었다. 전기 공사부터 주방에서 하는 모든 음식까지 여자분들이 놀랄 정도로 잘하신다. 만능이다. 출발할 때 짐을 가득 실은 트럭 두 대를 인솔하여 미리 가시더니 철수할 때까지 확실하게 정리를 하셨다. 부엌에서는 맥가이버 한님을 칭찬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귀한 동역자를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눈을 떴다. 시계를 보니 금방 자정을 넘긴 시계바늘이 보인다. 벌떡 일어나 창밖을 본다. 비가……. 비가 그쳤다. 밖으로 나갔다. 하늘을 보니 그 많이 내리던 비가 언제 내렸느냐는 듯이 하늘에는 달님이 방긋 웃고 있다. 우리의 처지를 아시고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이제야 단잠을 잘 수 있겠다.

새벽 3시 20분, 아내와 미룡간사가 봉사자들을 깨우고 있다. 새벽예배에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록도에는 새벽 4시에 예배가 시작된다. 어르신들은 새벽 2시부터 나와서 기도를 드리고 계신다. 소록도에서 드리는 새벽예배는 언제나 은혜였다. 10년 동안 1년에 4번씩 방문하여 봉사하며, 어르신들과 드리는 새벽예배는 감동의 물결이었다. 소록도 시무 장로인 강대시 장로님의 사회로 강릉에서 오신 김호진 집사님이 기도를 하시고, 서울에서 오신 김영곤 목사님이 말씀을 전하신다. 남자 봉사자들 모두가 앞에 나와 찬송가 241장으로 특송을 했다. 참으로 은혜다.
광고시간을 이용해 이번 소록도 봉사에 대하여 짧은 간증을 했다. 자선음악회를 통해 1천만 원의 선교비를 모아서 소록도에 700만원, 자오쉼터에 300만원을 배당하게 되었다고 말씀을 드린다. 난방비와 교회 수리비를 합하여 300만원을 전해 드린다. 주는 이도 감사하고 받는 이도 감사할 따름이다.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을 어찌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소록도 효도잔치를 준비하다보니 예상금액보다 100만원이 더 들었는데, 통일동산교회와 은행교회, 김영곤 목사님, 정승훈 목사님을 통하여 채워주신다. 고맙고 감사하다.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