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안양] 하늘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자오나눔 2007. 1. 17. 14:36
       지난 11월에 있었던 소록도 효도잔치 때 공연을 해 주셨던 조환곤 선교사님이 이끌어 가고 계시는 뮤지컬 ‘방황하는 친구에게’를 보는 순간 전율을 느꼈었다. 안양교도소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꼭 보여 주어야겠다는 강한 힘이 나를 지배하고 있었다. 소록도에서 바로 일정을 잡았다. 그렇게 준비된 안양교도소 교화 행사에 그분은 어떻게 일을 하실 것인가 잔뜩 기대를 했었다. 파주에 있는 통일동산교회에서도 대대적으로 찬양과 워십을 준비했고, 곤지암 성결교회에서도 워십을 준비했다. 교도소에서도 악단이 준비를 하고 있고, 장애인 재소자의 간증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우와~ 이번 안양교도소 교화 행사는 볼거리, 먹을거리가 풍성하겠다는 기대를 하게 된다.

      다른 때보다 1시간 먼저 만나서 교도소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두 12시까지 정문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교도소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에 12시 5분에 어김없이 위병소를 통과하여 15척 담이 막혀있는 교도소 정문 앞에 모인다. 공연을 위한 무대 세팅을 해야 할 사람들을 미리 들여보내고 잠시 대기 후 교도관의 안내를 받아 정문을 통과한다. 그 순간 제일 먼저 만나는 광경은 어느 재소자가 포승줄에 묶이어 차에 타고 있는 모습이었다. 재판을 받으러 가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교도소로 이감을 가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참석한 봉사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잔뜩 긴장해 있다. 1,000명 정도가 관람할 수 있는 강당으로 이동을 했다. 미리부터 나와 있는 일부 재소자들의 모습이 보이고, 음향과 악기를 세팅하고 있는 봉사자들의 모습이 보인다.

      미리 행사 순서지를 만들어 갔다. 정해진 시간을 적절하게 조정하며 많은 순서를 넣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보안과 직원들의 빨간 모자는 군대 있을 때 유격대 조교를 연상케 한다. 많은 재소자들이 모여 있기에 안전을 위하여 비상 대기 상태로 있다. 시간이 벌써 오후 1시를 넘기고 있다. 바로 마이크를 잡고 행사를 진행해 나간다. 통일 동산교회의 찬양과 워십을 시작으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많은 연습을 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다. 힘이 있었고 메시지가 있는 무대였다. 대표기도 후에 교도소 재소자들로 구성된 악단의 단장이 나와 색소폰 연주를 한다. 흐느끼듯 이어지는 연주가 얼마나 좋던지 가슴이 뭉클해진다. 설교는 본문만 읽고 기도하는 것으로 끝내고 다음 순서로 넘어 간다. 목사님들이 많은 배려를 해 주셨다. 감사하다. 1년에 한번씩 생일 파티를 해 준다. 무지개떡을 앞에 놓고 나와 재소자 한 명이 나와서 떡 절단을 하며 생일 축하를 나눈다. 이어서 진행되는 재소자 형제의 간증은 듣는 이로 하여금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다. 미룡 간사가 지도를 했다는 워십을 보여주고 있는 곤지암 성결교회 성도님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다. 악단의 연주와 찬양이 배경음악으로 깔린다.

      준비해간 푸짐한 음식이 접시에 담겨서 골고루 나눠지고, 조환곤 선교사님이 이끌어 가고 있는 ‘방황하는 친구에게’의 뮤지컬이 이어진다. 공연이 이어지는 동안 재소자들은 음식을 먹으며 관람을 한다. 그런데 음식 먹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은혜다. 감동이다.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고난, 죽음 부활승천까지 그대로 보여 진다. 이어서 이어지는 돌아온 탕자는 배경음악부터 박수로 장단을 맞추게 된다. 웃음과 눈물이 범벅되는 순간이다. 아~! 이것이 사랑이다. 이것이 그분이 우리에게 주시는 사랑이다.
      교도소 악단의 공연이 끝나자 봉사자 모두를 무대위로 올라오게 했다. 악단의 연주에 맞춰서 ‘아주 먼 옛날’을 부르며 서로에게 축복을 해 주는 시간을 가졌다. 그 사이에 재소자들에게는 우리가 준비해 간 고추장과 양말이 선물로 주어지고 있다. 행사가 끝났다. 교도소 정문을 향해 걸어 나오는 우리들의 모습은 주님께 어떻게 보일까? 푸른 죄수복을 입으면 그 사람은 범죄자로 보인다. 내가 푸른 죄수복을 입어도 범죄자로 보이게 될 것이다. 어떤 옷을 입고 살아가는가? 그것이었다. 죄수복이냐? 의로운 세마포 옷이냐? 하늘이 빙그레 웃고 있었다.

      2004. 12. 10
      ‘봉사는 중독 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
      -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