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문학의 이해

연결어미의 쓰임과 중첩(하)

자오나눔 2007. 1. 17. 15:03
연결어미 '-아', '-어', '-여'는 용언의 어간에 붙어 보조용언에 연결되게 하거나 이유, 근거 등을 나타낸다. 또 동사의 어간에 붙어 시간상의 선후관계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 중 '-아'는 끝음절이 'ㅏ', 'ㅑ', 'ㅗ'로 된 용언의 어간에 붙고, '-어'는 'ㅓ', 'ㅕ', 'ㅜ', 'ㅣ'로 된 용언의 어간에, '-여'는 '여'불규칙 용언의 어간에 붙는다. 각각의 쓰임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너무 좋아(서) 내가 가졌어.
2) 많이 먹어 배가 부르다.
3) 과로하여 병이 났다.

그런데 앞서 논의한 연결어미 '하고'와 마찬가지로 홑문을 연결하여 이어진 문장을 만들다 보면 이들을 중첩하여 쓰는 예가 많다. 그럴 경우 일단 의미상 문제점은 없다 하더라도 글이 늘어져 어색하다.

2) 노사가 합동으로 안전보건팀을 구성하여 예상되는 문제를 점검하여 재해를 사전에 막자는 취지이다.

2-1) 노사가 합동으로 안전보건팀을 구성, 예상되는 문제를 점검하여 재해를 미리 막자는 취지이다.

2-2) 노사가 합동으로 안전보건팀을 구성하여 예상되는 문제를 점검, 재해를 미리 막자는 취지이다.

일반적으로 기사체 문장에서는 이같은 늘어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복된 부분 가운데 하나를 명사형으로 처리하면서 뒤에 쉼표를 넣기도 한다. 위의 2-1)과 2-2)는 그 같은 방식으로 2)를 고친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글쓰기 습관상 기사체가 아닌 문장에서는 이같은 '명사형+쉼표'의 사용을 자제하는 편이다. 이럴 때는 내용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복된 연결어미 중 하나를 달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래에 2)를 달리 고쳐 보았다.

☞ 노사가 합동으로 안전보건팀을 구성하여 예상되는 문제를 점검함으로써 재해를 사전에 막자는 취지이다.

이제 실제 글에서 이같은 중복이 쓰인 예를 찾아 적절히 고쳐 보자.

예) 지상 20~30킬로미터 사이의 대기 성층권에는 오존이 밀집해 있어, 태양 광선 중에서 생물체에 해로운 강한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상의 생물체에 대한 보호막 구실을 하고 있다.(교과서)

☞ 지상 20~30킬로미터 사이의 대기 성층권에는 오존이 밀집해 있는데, 이 오존층은 태양 광선 중에서 생물체에 해로운 강한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상의 생물체에 대한 보호막 구실을 하고 있다.

예) 지상 20~30킬로미터 사이의 대기 성층권에는 오존이 밀집해 있다. 이 오존층은 태양 광선 중에서 생물체에 해로운 강한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상의 생물체에 대한 보호막 구실을 하고 있다.

☞ 지상 20~30킬로미터 사이의 대기 성층권에 밀집해 있는 오존은, 태양 광선 중에서 생물체에 해로운 강한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상의 생물체에 대한 보호막 구실을 하고 있다.

참고로, 예문의 뒷부분 '자외선을 흡수하여 지구상의 생물체에 대한 보호막 구실을 하고 있다'는 표현은 구성이 긴밀하지 않다. '생물체에 대한 보호막'이라는 표현이 어정쩡한 것이다. '생물체를 보호하는 막' '생물체를 보호하는 방패막' 등으로 해야 적절하다.

예) 결국 이태식의 설득으로는 안 되어 출판과장까지 동원되어 조원제는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조정래,태백산맥)

☞ 결국 이태식의 설득으로는 안 되어 출판과장까지 동원된 끝에 조원제는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

☞ 이태식의 설득으로는 안 되어 결국 출판과장까지 동원되었고, 조원제는 그제서야 마음을 바꾸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