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은/는’과 ‘이/가’의 혼합형
문장에서 ‘은/는’과 ‘이/가’가 겹쳐 나올 경우 어떻게 안배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다음의 예문들을 살펴보자.
1) 나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1-1) 내가 그는 옳았다고 생각한다.
1-2) 그가 옳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2) 나는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나를 좋아한다.
2-1)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는 나를 좋아한다.
1-1)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1)과 비교하면 부자연스러운 문장이다. 또 2)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이로부터 보면, ‘은/는’과 ‘이/가’는 어느 것이 먼저 나와야 한다는 규칙이 없다. 중요한 문제는 문장의 주체가 어느 것이냐 하는 점이다. 예컨대 예문 1)과 1-1)에서는 내용상 주체가 ‘나’이다. 그러므로 ‘나’와 ‘은/는'이 결합한 1)과 1-2)가 자연스런 문장이 된다. 또 2)와 2-1)에서는 주체가 ’그‘이므로 ’그‘와 ’은/는‘이 결합한 2-1)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음의 예문을 보자.
3) 이와 같이 해석적 연구 방법이 행위자들의 주관적 관점을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법칙 발견은 어렵다.
이 예문은 전후 문맥을 생략했기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글의 앞에는 사회 현상에 관한 해석적 연구방법이 언급되어 있다. 이 예문은 해석적 연구 방법에 대한 보충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장의 대주어는 당연히 ‘해석적 연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에 주격조사 ‘이’를 배치하고 보조사 ‘은’은 뒤에 옮겨 놓았다. 그러므로 문맥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이다. 예문을 다음과 같이 고치면 보다 자연스러움을 알 수 있다.
고침
3-1) 이와 같이 해석적 연구 방법은 행위자들의 주관적 관점을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법칙 발견이 어렵다.
이번에는 대주어와 소주어가 한 문장에 섞여 있을 때 대주어가 미치는 범위와 소주어가 미치는 범위에 대해 알아보자.
4) 요즘 이들은 그동안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정부가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았던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다시 강행할 움직임이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문장은 주술관계가 꼬여 있다. 주어에 해당하는 것은 대주어‘이들은’과 소주어‘정부가’이고. 술어에 해당하는 것은‘재검토중’, ‘강행할 움직임’,‘ 긴장하고 있다’이다.
주어 둘에 술어가 셋이니 주어 하나는 두 개의 술어를 거느린 것이다. 내용상으로 보면 ‘이들은~긴장하고 있다’와 ‘정부가 ~재검토하려다 다시 강행할 움직임이다’가 짝을 이룬다. 즉 소주어 ‘정부가’가 ‘재검토’와 ‘강행’이라는 두 개의 술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구문상 흐름을 보자. 군더더기 말을 빼고 필요한 단어들만 나열하면‘이들은 정부가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았던 도로건설 계획을 강행할 움직임이어서’가 된다. 이렇게 줄여 놓은 뒤 ‘강행’의 주체가 무엇인가 살펴보니 대주어‘이들’이 되고 말았다. 내용상의 주어는 '정부'인데 구문상의 주어는 '이들'이다.
이런 오류가 생겨난 것은 각각의 주어가 미치는 범위를 고려하지 않고 대충 단어를 나열하는 식으로 글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 글이 법률적인 사안을 다루는 내용이라면 원고와 피고와 바뀌는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었겠다. 이 문장은 다음의 여러 형태로 고치는 방법이 있다.
(원문은 본래 여러 정보를 한 문장에 구겨 넣으려 했기 때문에 구성이 간단치 않다. 그런 탓에 고침 문장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게 필자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이런 문장은 둘 이상으로 가르는 게 상책이다.)
4-1) 요즘 이들은 정부가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재검토하려던 북한산 도로 건설계획을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문장도 윗글과 같은 오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좋은 표현은 아니다.)
4-2) 요즘 이들은 정부가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마련한 뒤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재검토하는 쪽으로 선회하려다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렇게 고쳐보니 글이 늘어져 맘에 들지 않는다.)
4-3) 요즘 이들은 그동안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 단계에 있던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정부가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몇몇 단어를 바꿔 보았다. 원문의 뉘앙스를 완전히 살리지는 못했다.)
4-4) 요즘 이들은 그동안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정부가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위의 세 고침문장은 원문의‘알았던’을 생략함으로써 원문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이 부분을 다소 포함시켰다. 문장 흐름도 그런 대로 무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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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에서 ‘은/는’과 ‘이/가’가 겹쳐 나올 경우 어떻게 안배해야 할까. 이 문제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다음의 예문들을 살펴보자.
1) 나는 그가 옳았다고 생각한다.
1-1) 내가 그는 옳았다고 생각한다.
1-2) 그가 옳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2) 나는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가 나를 좋아한다.
2-1)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는 나를 좋아한다.
1-1)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바는 아니지만, 1)과 비교하면 부자연스러운 문장이다. 또 2)는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이로부터 보면, ‘은/는’과 ‘이/가’는 어느 것이 먼저 나와야 한다는 규칙이 없다. 중요한 문제는 문장의 주체가 어느 것이냐 하는 점이다. 예컨대 예문 1)과 1-1)에서는 내용상 주체가 ‘나’이다. 그러므로 ‘나’와 ‘은/는'이 결합한 1)과 1-2)가 자연스런 문장이 된다. 또 2)와 2-1)에서는 주체가 ’그‘이므로 ’그‘와 ’은/는‘이 결합한 2-1)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다음의 예문을 보자.
3) 이와 같이 해석적 연구 방법이 행위자들의 주관적 관점을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법칙 발견은 어렵다.
이 예문은 전후 문맥을 생략했기 때문에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게 되어 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 글의 앞에는 사회 현상에 관한 해석적 연구방법이 언급되어 있다. 이 예문은 해석적 연구 방법에 대한 보충 설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장의 대주어는 당연히 ‘해석적 연구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에 주격조사 ‘이’를 배치하고 보조사 ‘은’은 뒤에 옮겨 놓았다. 그러므로 문맥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것이다. 예문을 다음과 같이 고치면 보다 자연스러움을 알 수 있다.
고침
3-1) 이와 같이 해석적 연구 방법은 행위자들의 주관적 관점을 주요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객관적인 법칙 발견이 어렵다.
이번에는 대주어와 소주어가 한 문장에 섞여 있을 때 대주어가 미치는 범위와 소주어가 미치는 범위에 대해 알아보자.
4) 요즘 이들은 그동안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정부가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았던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다시 강행할 움직임이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문장은 주술관계가 꼬여 있다. 주어에 해당하는 것은 대주어‘이들은’과 소주어‘정부가’이고. 술어에 해당하는 것은‘재검토중’, ‘강행할 움직임’,‘ 긴장하고 있다’이다.
주어 둘에 술어가 셋이니 주어 하나는 두 개의 술어를 거느린 것이다. 내용상으로 보면 ‘이들은~긴장하고 있다’와 ‘정부가 ~재검토하려다 다시 강행할 움직임이다’가 짝을 이룬다. 즉 소주어 ‘정부가’가 ‘재검토’와 ‘강행’이라는 두 개의 술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런데 구문상 흐름을 보자. 군더더기 말을 빼고 필요한 단어들만 나열하면‘이들은 정부가 재검토중인 것으로 알았던 도로건설 계획을 강행할 움직임이어서’가 된다. 이렇게 줄여 놓은 뒤 ‘강행’의 주체가 무엇인가 살펴보니 대주어‘이들’이 되고 말았다. 내용상의 주어는 '정부'인데 구문상의 주어는 '이들'이다.
이런 오류가 생겨난 것은 각각의 주어가 미치는 범위를 고려하지 않고 대충 단어를 나열하는 식으로 글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예컨대 이 글이 법률적인 사안을 다루는 내용이라면 원고와 피고와 바뀌는 웃지못할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었겠다. 이 문장은 다음의 여러 형태로 고치는 방법이 있다.
(원문은 본래 여러 정보를 한 문장에 구겨 넣으려 했기 때문에 구성이 간단치 않다. 그런 탓에 고침 문장도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게 필자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이런 문장은 둘 이상으로 가르는 게 상책이다.)
4-1) 요즘 이들은 정부가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재검토하려던 북한산 도로 건설계획을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문장도 윗글과 같은 오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좋은 표현은 아니다.)
4-2) 요즘 이들은 정부가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마련한 뒤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재검토하는 쪽으로 선회하려다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렇게 고쳐보니 글이 늘어져 맘에 들지 않는다.)
4-3) 요즘 이들은 그동안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 단계에 있던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정부가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몇몇 단어를 바꿔 보았다. 원문의 뉘앙스를 완전히 살리지는 못했다.)
4-4) 요즘 이들은 그동안 종교계 등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을 정부가 다시 강행할 움직임을 보이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위의 세 고침문장은 원문의‘알았던’을 생략함으로써 원문을 충실히 반영하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이 부분을 다소 포함시켰다. 문장 흐름도 그런 대로 무난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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