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편지

[나눔의 편지 495] 데이트 좀 합시다.

자오나눔 2007. 1. 26. 01:49
[나눔의 편지 495] 데이트 좀 합시다.

골수염이 재발한 덕분에
본의 아니게 병원신세를 며칠 동안 지게 되었었습니다.
신대원 방학도 거의 끝나 가는데
골수염이 재발하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아내와 함께 병원에 갔습니다.
차에서 내려서 아내는 접수를 하러 먼저 갑니다.
함께 걸어가던 내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결국엔 혼자서 절뚝거리며 목발에 의지하여 걷고 있었습니다.
빨리 걷지 못해 혼자 걸어가고 있는 내 모습이 우울해 보였습니다.

그 순간,
‘데이트 하는 사람들은 절대로 빨리 걷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나는 하나님과 데이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절뚝거리며 걸어가며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었고,
하나님은 세미한 음성으로 저를 위로하고 계셨으니까요.
데이트 하는 사람은 절대로 빨리 걷지 않습니다.
사랑의 밀어들은 빨리 걸으며 나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빨리 가는데 익숙해져 있습니다.
뭐든지 빨리 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빨리, 빨리, 빨리…….
외국인조차 빨리라는 단어를 가장 빨리 배운다고 하지요.
빨리 좋아하다 순간적으로 놓쳐버린 게 많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말씀하십니다.
“나랑 데이트 하게 제발 천천히 좀 걸어~”

2006. 8.17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