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0일. 미얀마에 도착했다. 32도의 온도는 당장 우리나라를 생각하게 한다. 미얀마는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3배의 땅이 모두 평지란다. 산이 한 개도 없다. 25년 된 승합차를 타고 양곤시내로 들어서는데 숨이 콱 막힌다. 매연이 장난이 아니다. 차량수명 평균 20년이란다. 25년 된 승합차 가격이 우리나라 돈으로 1,500만원이라니 놀랍다. 도로에 중앙선이 안보이고 신호등은 사거리에나 있다. 무질서 속에서도 교통사고가 잘 안 난다고 하니 여유로운 국민성 때문이란다. 부익 빈 빈익빈이 뚜렷하나 우리나라 6,70년대 생활수준으로 연상하면 이해가 된다. 불교문화라 전국에 500만개의 사원이 있단다. 정말 대단하다. 더운 나라이기에 난방비가 필요 없는 나라, 여유가 있는 나라임을 느낄 수 있다. 기독교는 원주민 교회와 한인교회만 허락을 하고, 다른 선교사들이 들어오는 것을 철저하게 막는단다. 군데군데 총을 든 군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준비해간 물품으로 관세를 200불 지불해야 했다. 예상치 못한 일이다.
한인 선교사님 댁에 여장을 풀었다. 화장실부터 확인하니 양변기가 아니다. 눈앞이 캄캄하다. 한쪽 다리를 사용하지 못하는 나는 양변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다행이 2층에 양변기가 있단다. 미리 답사를 해 보니 가파른 계단이 또 다른 벽이다. 도착 예배를 간단하게 드리고 짐을 정리한 후에 양곤신학교 졸업식에 참석을 한다. 성도교회에서 93년부터 후원을 해 왔는데 마침 이번에 19명의 졸업생을 탄생시킨단다. 성도교회에서 준비한 천불의 후원금도 전해 주신다. 진충웅 목사님이 직접 졸업생들을 격려하며 어깨를 만져 주신다. 볼펜과 미얀마 어로 번역된 전도용 미니수첩도 함께 나눠 준다. 엄청 더운 날씨에 3시간을 쪼그리고 앉아 비디오 촬영을 했더니 더위를 먹은 것 같다. 무심결에 물을 찾았다. 생수 한 병을 가져다주신다. 벌서 생수를 마시는 미얀마의 물 사정이 않좋음을 느낄 수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교회에서 준비한 저녁을 먹으란다. 자리에 앉았지만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는다. 차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사발면으로 저녁을 해결한다. 동영이한테 1층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무엇이 있는가 찾아보라 했더니 잠시 후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자리에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잠을 청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