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목회 실습을 하기 위하여 예수병원 원목실에서 목사님과 만나기로 한 시간은 오후 2시. 학교에서 채플을 마치고 예수병원에 도착하니 오후 1시다. 약속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다. 원목실과 함께 있는 예배실에 가서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발자국 소리와 두런두런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눈을 뜨고 돌아보니 부부인 듯 한 분들이 예배실로 들어온다. 아내는 의자에 앉아 기도하며 흐느끼고 있고, 남편은 잠시 기도하더니 피아노 앞으로 간다. 은은한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웬일인가 날 위하여 주 돌아 가셨네.’ 등 서글픈 찬송들만 낮은 소리로 들려온다. 아내의 기도소리가 들려온다. 남편이 간암인데 복수가 찼단다. 사람은 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하나님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냐며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었다. 간암 환자가 피아노로 연주하는 찬송을 들으며 함께 기도를 했다.
병원 직원이 오더니 지금은 근무시간이니까 피아노를 치지 말고 기도만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환자도 보호자도 일어나 입구 쪽으로 나오고 있다. 둘이서 손을 꼭 잡은 채로 한손엔 링거가 달린 봉을 끌고서 말이다. 환자에게 “피아노 연주 은혜롭게 잘 들었습니다. 빨리 쾌차하세요.”라고 인사를 들었다. 은혜롭게 잘 들었다는 인사에 어두워졌던 얼굴이 금세 밝아진다. 정말 그 환자가 암을 이기고 일어섰으면 좋겠다.
환자가 나간 후 혼자 기도하며 잠시 생각을 했다. ‘임상목회’ ‘상담’ 상담도 임상목회에 포함이 되지만 일반인들도 상담을 하기에 분류를 해 본다. ‘의술’과 ‘인술’에 대한 것에 대하여 구분을 한다면, ‘임상목회’나 ‘상담’ 등은 ‘인술’에 해당되고, 의사들이 하는 치료의 행위들은 ‘의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의사들도 상담을 해 주고,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어 희망을 갖게 하고, 그렇게 하여 자연 치유가 될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1시간동안 예배실에서 기도하며 묵상하며 은혜를 받았다. 아무튼 ‘인술’과 ‘의술’에 대하여 고민하며 생각해 보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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