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오는데 ‘딱!’ 하는 소리가 들린다.
순간 내 몸은 옆으로 뒹군다.
참 허무하게 무너지는 나를 느낀다.
목발이 부러지면서 순식간에 발생한 일이다.
한동안 부러지지 않고 내 친구가 되어준 목발에게 미안하다.
내가 체중을 조금 더 줄였거나, 신경 써서 목발을 사용했더라면
조금 더 오래도록 내 친구가 되었을 텐데….
한손만 사용할 수 있으니 목발도 한쪽만 사용하게 된다.
그러니 넘어지면 제대로 아프다. 끙.
엉덩이 걸음으로 집으로 내려와
새로운 목발을 내 몸에 맞게 조정을 하면서 생각했다.
땅이 꽁꽁 얼어있을 때 목발이 부러져 넘어졌더라면 다쳤을 텐데,
봄소식과 함께 언 땅이 녹고 있어서 가벼운 통증만 느낄 아픔을 겪었다.
생각해 보니 그것도 감사할 일이다.
목발의 높이를 새로 조정하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옛날의 목발은 조금 무거웠지만 참 단단했는데….
요즘은 가볍지만 약하다. 금방 휘어지거나 부러진다.
부러지더라도 한 번에 뚝 하고 부러지는 그런 목발은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생산자들의 의지가 달려있지만 말이다.
우리들에게 아니, 나에게 안전과 성실은 어떤 의미일까.
2008. 3. 8.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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