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자유 게시판

거시기 하다.

자오나눔 2008. 4. 26. 23:32
거시기 하다.
참으로 거시기 하다.
고등학교 다니는 아들을 몇대 패주고 나니 속이 더 상하다.
학교에서 야자까지 끝나고 학원에 갔다가 공부하기 싫다고
아빠에게 데리러 와 달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중간고사가 얼마남지 않았으니 힘들더라도 참고 해 보라며
데리러 가지 않았다.
아침부터 머리 아프다고 했는데 지금도 머리가 아프단다.
모른체 했다.
그런데 10시가 다 되니 아들이 왔다.
말도 없이 자기 방으로 들어간다.
한참을 기다려도 사무실에 있는 아빠나
안방에 있는 엄마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다.
자기의 뜻대로 다 받아주지 않는 아빠 엄마에 대한 불만의 표시리라.
녀석에게 가보니 침대에 누워 문자를 하고 있다.
일어나 앉으라고 했더니 못들은 체 한다.
이불을 걷어 내고 일어나라 해 놓고 몇 대 패 줬다.
정신이 드는가 보다.
대답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항상 자기 편이라 생각했는데 얻어 맞고 보니 정신이 번쩍 드는가 보다.

아내가 놀라서 쫓아 오더니 혼내지 말라고 만류를 한다.
이런...
한쪽이 혼낼 때는 모른척 하고 있다가 나중에 다독거려 줘야 하는데...
허긴 나도 그러드라만... 쩝.
아내의 만류로 이야기를 한다.
공부 잘하는 불효자보다
공부는 꼴찌를 하더라도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걸 원한다는 말도 해 주고,
더 열심히 살아보자는 이야기도 해 준다.
얼마나 이해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학원에는 다니기 싫다기에 그러라고 했다.
대신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많이 놀라고 했다.
이렇게 하는게 맞나?
녀석과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마음이 풀렸지만
아무튼 거시기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