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를 세다가...
세 시간을 차로 달려 어느 시골에 도착했다.
차를 세우고 일행을 기다리며 한가로이 봄 햇살을 맞는다.
아름드리 나무가 있었을 법한 산에는
못생긴 나무 몇그루가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킨다는 것,
끝까지 인내하라던 하나님의 말씀이 자연스럽게 주석이 되어준다.
아담한 교회 뒷 산에
분홍 진달래가 붉게 무리를 지어있다.
예수님 따르던 수많은 무리들처럼
교회를 바라보며 자리를 잡고 있다.
하나 둘 셋 열 백...
하릴없는 듯 진달래 숫자를 세다 지쳐버렸다.
문득
저 시골 교회에 진달래 수만큼
교인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시골을 떠나지만
자연은 여전히 자기의 도리를 하고 있는데
우리 하나님 외롭지 않게
저 진달래 수만큼만 저 교회에 교인이 많았으면...
2008. 4. 7.
진안의 어느 시골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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