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문학

[시] 장금이와 송홧가루

자오나눔 2008. 5. 10. 09:13

 

내 눈에는 누런 먼지 같은데

그것이 몸에 좋은 거라며 반가워하는 아내가 이상해 보이던 어느 봄날에

창문을 닫아야 한다며 창문을 열어 놓으라며

티격태격 우습지 않는 말다툼을 합니다.


아내의 설명으로는 누런 먼지 같은 게

소나무 꽃에서 떨어진 송홧가루라며

그것이 사람 몸에 그렇게 좋다네요.


그 순간 장금이가 떠올랐습니다.

임금님께 드릴 수라상을 준비하며

송홧가루 날리는 소나무 아래에 장독대를 묻어 놓고

거기서 장을 가져다 맛을 내던 장금이의 지극정성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께 매일 잔칫상을 차려드리는 우리들은

장금이처럼 지극정성으로 차려드리는가 생각해봅니다.

날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하나님의 잔칫상에 드린다고 하는데,

이아침에 왜 장금이의 지극정성이 생각났을까요.

송홧가루 휘날리는 이 봄날에 말입니다.


2008. 5. 10.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