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 그리고/나눔의 서평

[서평] 25일 완성 히브리어 산책

자오나눔 2008. 6. 14. 16:38
 

 

 


- 들어가는 말


신학대학원생들에게 히브리어와 헬라어에 대하여 질문을 해 보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내젖는다. 한 학기 동안 “히히히 헬헬헬”하다가 끝났는데 졸업할 때 보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익숙하지 않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억울한 사람이 누구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놓고 그 사람은 아마 죽을 때까지 열심히 배웠지만 한 번도 사용해 보지 못하고 죽은 사람이 아닐까? 라는 결론으로 글을 마감한 적이 있다. 배우고 써 먹지 못한 것이 얼마나 많겠는가만, 참으로 어렵게 배워서 사용해 보지 못한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런대도 피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 개인적으로는 히브리어와 헬라어이다. 그렇지만 꼭 해야 할 것도 히브리어와 헬라어이다. 그래서 참 난감하다. 나도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고생해가며 배웠었다. 그렇지만 사용하지 않다보니 이런 글자가 있었던가? 할 정도로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이 낯설었다. 아무튼…….



- 책속으로


25일 완성 히브리어 산책을 쓴 저자의 이름이 생소하지 않았다. 구약학 교수는 되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알듯 모를 듯 그런 분이셨다. 다시 돌이켜 보니 존오웬의 ‘내안의 죄 죽이기’를 번역한 분이셨다. 은혜롭게 읽고 서평까지 썼었기에 기억을 할 수 있다. 그런데 브니엘에서 출판한 25일 완성 히브리어 산책의 저자가 김창대 교수님이었다. 아무튼…….


이 책은 아주 보기 드문 책이다. 일반인들이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열광하듯, 신학생이나 목회자들도 히브리어를 배우기 위해 열정을 보인다. 하지만 영어에 관련된 책들이 쉽고 흔하게 쓰인 것에 반하여, 히브리어에 관한 책은 극히 드물다. 그뿐 아니라 전문적 지식이 없기 때문에 완성도 있는 히브리어 책을 찾아보기란 더욱 힘들다.


저자는 오랫동안 히브리어를 공부해 왔고 최근에 히브리어를 가르치면서 어떻게 하면 히브리어를 쉽게 가르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해 왔다. 많은 신학생과 목회자들이 의욕을 가지고 히브리어를 배우려고 하지만 복잡한 언어설명과 무규칙적인 어형변화로 중도에 포기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의 전체적 흐름을 언어학적 원리를 적용해서 히브리어 언어의 변화들의 원리를 깨닫게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었다.


“히브리어 자음은 영어와 달리 한국어처럼 같은 조음기관의 위치에서 3개의 소리가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혀의 후설부분과 입천장의 연구개를 사용해서 발음되는 연구개음의 경우 비음을 제외할 때 영어에서는 g, k밖에 없지만 한국어는 ㄱ, ㅋ, ㄲ이 있다. 마찬가지로 히브리어도 같은 위치에서 각각 ג(ㄱ), כ(ㅋ), ק(ㄲ)가 있다. 히브리어 자음을 기존에는 알파벳 순서로 외웠지만 히브리어를 더욱 효과적으로 쉽게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음성학적으로 외우는 것이 좋다.”

10쪽 1과 히브리어 알파벳 중에서


“히브리어는 2음절을 초과하는 3음절 이상의 단어를 발음할 때 힘들어한다. 그래서 무조건 3음절일 때에는 2음절로 바꾸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명사류(동사를 제외한 품사. 즉 명사, 형용사, 부사 등)는 맨 앞의 음절의 모음을 유성쉐와로 바꾸고, 동사류는 악센트 바로 앞에 있는 음절의 모음을 유성쉐와로 바꾼다. 하지만 유성쉐와로 바꿀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것은 유성쉐와로 만들려는 모음의 음절이 폐음절이거나 그 모음이 순장모음일 때 그렇다.”

21쪽 악센트와 음절 그리고 메텍 중에서



- 나가는 말


참으로 자세하게, 알기 쉽게 히브리어를 정리해 놨다. 그러나 여전히 어렵다. 생활화가 되기 전에는 여전히 어려울 것이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발음이 있기에 음성파일이나 동영상 파일이 시디로 첨부가 되었다면 신학생이나 목회자가 아니어도 히브리어를 공부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를 돌이켜 보며 책을 읽는다. 무의식 속에 잔재해 있던 것들이 의식으로 돌아와 적용을 시키고 있다. 여전히 친하진 않지만 다시 친해지려고 노력을 해야겠다.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쓴다는 것이 무척 어렵다. 그리고 미안하다. 끝까지 읽어보지 못하고 책을 덮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시 펼쳐서 읽어야하고 의식 속에서 부지런히 사용해 보아야 할 히브리어이기에 의무적으로라도 읽고 배워야겠다. 시디로 동영상이나 음성 파일을 첨부해 줬더라면 참으로 좋았겠다. 는 아쉬움을 두고 미흡하고 미완성된 서평을 마친다.


2008. 6. 14.

-양미동(나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