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소록도로 시집을 온 소망씨는 한국말이 서툴다.
천성이 무척 착한 소망씨는 소록도에서도 남편과 함께
연약한 노인들을 내 부모처럼 잘 섬기고 힘든 일을 도맡아 도와준다.
그래서 소록도 어르신들께 칭찬을 자자하게 듣곤 한다.
지난 금요일에 소록도 봉사를 마치고 올라 올 때 부부가 함께 올라왔다.
자오쉼터에서 3박4일 동안 있으면서 자질구레한 일부터
식사 준비까지 다 해 주었다.
어제 저녁 무렵.
화성팔경 중의 하나인 궁평항 낙조를 구경 갔다.
자오쉼터에서 20여분 차로 달리면 되기에 손님들이 오시면 자주 안내를 한다.
소록도에서 두 쌍의 부부가 왔기 때문에 내 차에 함께 타고 이동을 한다.
갑자기 소망씨가 이집사님께 서툴게 말을 한다.
“남편… 나 참외 사줘.”
그러면서 하는 말,
“나 참외 먹고 싶다고 하나님에게 진작부터 기도했어!”
차안에 웃음꽃이 피었지만 가슴이 뭉클했다.
작은 것이지만 하나님께 기도했다는 고백이 참으로 가슴에 와 닿았다.
먼 타국에서 말도 잘 통하지 않고,
한센인의 아내가 되어 살아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데
남편 잘 보필하며 밝게 살아가는 그 모습이 참 보기 좋다.
손이 불편한 남편이 밥을 먹을 때 국에 밥을 말아야 할 땐
미리 알고 국에 밥을 말아 주는 모습을 보면서
이젠 저들도 하나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하게 살다가
먼 훗날 소록도 역사가 쓰일 때
한센인의 국제결혼 중 가장 행복했던 커플로 살면서
하나님 열심히 섬기고 하나님과 사람들에게도 인정받으며 살았던
아름다운 동행으로 기록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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