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를 마치고 병원 심방을 갔다.
그녀는 살이 많이 빠져 수척해 있었다.
황달기가 심해 단무지 같은 색깔이라면 표현이 맞을 것이다.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그녀는 눈을 떴다.
기도해 주니 마음이 평안하다고 했다.
기운하나 없었다.
너무나 가여웠다.
그녀의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다.
그녀는 기운을 차렸다.
자리에 앉혀 달라고 했다.
그리곤 이야기를 시작했다.
예수를 모르는 친구들에게 예수를 전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한번은 죽는데 나는 조금 일찍 갈 뿐이다.
이렇게 죽을병에 걸렸어도 내가 감사하고 기쁜 것은 나는 천국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참 많은 이야기를 했다.
예수 그리스도를 친구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조금 전에 의사는 가족들을 불렀다.
의사는 보호자에게 선고를 했다.
“최고 길어야 두 달 삽니다.”
가족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래도 환자에겐 밝힐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작년 7월에 암 선고를 받았다.
한쪽 간을 제거하고 창자의 일부도 제거를 했다.
항암도 하지 않고 기도와 식이요법 운동을 통하여 암을 이겨내고 있었다.
서울 아산 병원은 우리나라의 최고의 병원이라 할 수 있다.
병원서 경과가 아주 좋다고 했다.
10개월 동안 너무나 경과가 좋았다.
그런데 30여일 전엔 열이 나기에 그냥 집에서 약 사먹고 3일을 버텼다.
그러다 병원으로 실려 갔다.
30여일 지난 후에 최후의 선고가 내려졌다.
가족들은 기도와 병간호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녀는 사고로 중도 장애를 입어 지체1급이 된 남동생에게 복음을 전했었다.
날마다 멸시하며 조롱하는 동생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며 끝내 동생이 예수를 믿게 했다.
예수만 믿는 것이 아니라 남동생이 신학을 하고 신학대학원까지 나와서
주의 종으로 살아가도록 기도로 이끌어 줬다.
남동생이 아내와 사별하고 힘들어 할 때 투병 생활을 하면서도
기도를 쉬지 않고 해 주던 분이다.
그분이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누나 양미순 권사다.
이제 그 동생이 누나를 위해 기도를 해주지만 이 세상에서의 만남은 한 달 남짓 남았다.
날마다 왕복 3시간 이상을 운전하고 다니며 병원에 가서 누나를 만난다.
폐에서 복수를 뽑아내면서 병문안 오는 사람마다 예수 믿으라고 한다.
그때마다 난 눈물이 난다.
죽음을 앞두고도 복음을 위해 저렇게 몸부림치는데
주의 종이라는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가…….
오늘도 나는 누나의 고백에 울어야 했다.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며
예수 모르는 정씨 집안에 시집을 가서 가족을 복음화 시켰어도 부족하다며,
하나님께 죄송하고, 우리 예수님 얼굴 뵙기가 부끄럽다는 누나의 고백에
소리 없는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2009. 5. 11.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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