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달이라 장애인 재소자들에게 1시간의 여유를 드리기로 했었다. 예배와 기타 프로그램을 최대한 생략하고 재소자들이 끼를 마음껏 발산해 보라고 지난달에 미리 말을 했었다. 내심 기대를 했었다. 감옥에 갇혀서 살아가는 재소자이지만 마음은 때로는 일탈을 꿈꾸는 세상 사람들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그들이 멋지게 1시간을 꾸며 보기를 바랐다. 담당 교도관으로부터 재소자들이 열심히 성경을 쓰면서 필사 용지가 부족하니 더 보내 달라는 연락을 받기도 했다. 그 소식을 들으니 정말 감사했다. 백집사님께 연락을 드리니 택배로 보내셨단다. 다시 교도소로 연락을 해 드리고 교화행사에 참석할 준비를 한다. 떡 방앗간에 가서 떡도 주문하고, 부활절 다음날이라 달걀을 삶아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교도소에 연락을 했더니 삶아 와도 좋다고 하신다. 과일과 과자도 구입하고, 음료수는 교도소에서 구입을 하기로 했다. 아내가 생전에 혼자 준비하느라 고생 많았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교화 행사에 참석할 분들이 정해졌다.
차에서 마련해 간 물품을 교도소 출입문 앞에 내려놓고 장애인 재소자 자매팀이라고 연락을 드리니 담당 교도관이 접수를 해 주신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 교정위원실 대신 면회를 신청하는 사무실 겸 휴게실로 들어갔다. 의자에 앉아 있는데 박경용 목사님이 오신다. 반가운 해후다. 이근실 집사님도 들어오고 조선영 전도사님도 들어오신다. 반가운 웃음들이 싱그럽다. 박목사님께서 김은배 전도사님도 오셨다고 하신다. 칠순이 넘으신 분이지만 참으로 곱게 나이를 잡수고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답게 섬기며 살아가는 분이시다. 커피 한잔씩 마신 후에 교정위원실로 이동을 한다. 백집사님이 미리 오셔서 졸고 계신다. 모두 반가운 만남이다. 담당 교도관이 마중을 나오셨다. 출입문 통제가 더 엄격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극히 당연한 일이지만 어깨가 움츠러든다.
예배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집사님 어깨를 빌리고 목발을 의지하여 올라가는데 참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배당에선 재소자들이 자리를 잡고 찬양을 부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에는 지난달보다 더 많은 재소자가 참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확인해 보니 120명이 참석을 했단다. 떡이며 과일 등을 넉넉하게 준비해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렁찬 악대의 연주에 맞춰 찬양이 시작되고 멘트가 이어진다. 백집사님 준비해 온 악보 돌리며 다음 순서를 준비하신다. 찬양과 기도와 찬양이 이어지고 박목사님의 설교가 이어진다. 축도로 예배를 마치고 2부 행사가 시작되며 마련해간 음식이 접시에 담겨져 돌려진다. 푸짐함이 있어서 보기 좋다. 어느 자리에서든지 음식이 있는 것에는 웃음도 나오기 마련이다.
할아버지 재소자 한분이 나오셔서 ‘선창’과 ‘꿈에 본 내 고향’을 불러 주신다. 반주기가 준비되지 않아 걱정했는데 세상에서 업소에서도 연주를 했던 만석 형제가 투입되니 만사형통이다. 어떤 노래가 나와도 모두 소화가 된다. 참으로 귀한 달란트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재소자분이 나오셔서 가스펠을 멋들어지게 불러 준다. 참석한 여자 분들께 심사를 해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그때 눈에 익은 재소자가 나온다. 작년 12월 행사 때 마이웨이를 기가 막히게 잘 불렀던 분이다. 이번엔 ‘고난이 유익이라’는 가스펠을 부르신다. 작년에 부탁을 드렸었다. “타종교인 이라는 것 알고 있지만 이렇게 좋은 목소리로 찬양을 불러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내년 4월 장애인의 달 행사 땐 가스펠을 부탁드려도 될까요?”그랬는데 찬양을 하고 있다. 가끔 박자를 놓치기도 했지만 어느 가스펠보다 더 은혜로웠다. 처음엔 참석자가 별로 없더니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상태에서 신청자가 늘어난다. 중간에 재소자 면담을 했다. 사연이 참 많으신 분이다. 모든 일이 잘 해결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듬거리는 말이지만 확실한 신앙 간증을 해 주는 재소자도 있다. 작년 12월보다는 미비했지만 나름대로 괜찮았다. 1등과 2등을 선발해 달라고 했더니 역시 제대로 선발을 해 주셨다. 심사자들의 수준이 높다. 그리고 부탁을 듣고 가스펠을 배워 불러준 재소자 이렇게 세 명에게 영치금을 넣어 주기로 했다. 여전히 성경 필사를 강조하는 나를 재소자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결론은 복음이다. 출소자를 위해 박목사님께 기도 부탁을 드렸다. 기도를 마치고 모든 행사를 마쳤다. 평소보다 시간이 20분이나 초과됐다. 담당교도관께 미안했다. 교도소를 돌아 나오며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벚꽃들과 철쭉, 개나리를 보며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때, 과거에 익숙했던 담배 냄새가 풍겨 온다. 재소자들에게는 담배 피우는 것을 금지시키면서 교도관들은 밖이라지만 담배를 피우면 냄새가 감방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도 생겼다. ‘주님, 저 담배 냄새가 재소자들에게 유혹거리가 되지 않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속으로 하게 된다. 장애인의 달인 4월. 얼마나 생각하며 얼마나 행하며 살아가는가. 얼마나….
2009. 4. 13.
-양미동(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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