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중독 행복전염/봉사 댕겨 왔슈~

[스크랩] 그래도 찾아가야 할 그곳, 소록도

자오나눔 2009. 8. 18. 06:14

살다보면 계획했던 대로 일이 풀려 나가지 않을 때도 많다. 어떤 일을 계획해 놓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함께 하기로 했던 사람들이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는 적잖게 당황하게 된다. 이번 소록도 방문도 그런 경우였다. 자오의 날에 광고를 했을 때 여러 지역에서 동참하겠다는 신청이 있었다. 그런데 출발 며칠을 앞두고 모두 펑크가 났다. 이건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번에 가지 말라는 뜻일까? 고민을 하게 된다. 이번 현충일 방문 때 함께 가지 못하는 이 집사님은 5월 30일에 미리 구북리를 방문하여 정수기 필터를 교환해 드렸다. 이번 팀은 심방과 여름 봉사에 대한 답사를 하기 위해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모두 펑크가 났다. 나눔 사역을 시작할 때 ‘인원이 없으면 혼자라도 해야 한다.’는 다짐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혼자라도 가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진주에서 정집사님이 연락을 주셨다. 학생들을 데리고 가려고 한단다. 안산에서 대학 후배인 미선님이 따님과 함께 참석을 하겠단다. 19명이 신청했었는데 결국은 8명이 참석을 한다.


새벽에 출발을 해야 하기에 미선님은 따님과 함께 전날 저녁에 미리 쉼터로 오셨다. 이 샘과 함께 미선님은 소록도에 싣고 갈 헬스기구를 분해하여 차에 싣는다. 어르신들 잡수실 과자랑 수박도 함께 미리 실어 놓는다. 진주에서는 홍삼드링크를 열 박스 준비했단다. 다음 날 약속 장소에서 만나기로 하고 휴식을 취한다.

먼 길을 떠날 때는 항상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나만 그러는지 다른 분들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잠을 설쳤다. 새벽기도를 마친 후 간단하게 출발 기도를 하고 나서 차에 오른다. 내비게이션을 찍으니 443km다. 왕복 900km 정도를 당일치기로 운전을 하고 오려면 힘이 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한손과 한발로 운전하는 처지라 고민은 된다. 그래도 출발~! 중간 중간에 소록도 이 집사님과 진주 정집사님이 전화를 주신다. 서로의 위치를 확인하며 부지런히 달린다. 너무나 졸려서 중간에 휴게소에 들려 30분정도 자고 나니 다시 기운이 생긴다. 약속 장소인 녹동항에 도착했다. 이 집사님이 미리 나와 계신다. 정집사님도 도착해 있다. 아침 겸 점심으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소록도 이 집사님 안내를 받아 아점을 맛있게 먹고 소록도로 이동을 한다. 이젠 소록도를 왕래할 때 배를 타고 다니지 않는다. 소록대교가 생겼기 때문이다. 14년 동안 타고 다녔던 바지선의 선장님을 부두에서 만났다. 섭섭함을 서로가 토로하며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소록도에 도착하여 구북리로 향한다. 구북리 북성교회에서 남장로님을 만나 30여분에 걸쳐 소록도 소개와 간증을 들었다. 일제 강점기 때 먹을 것이 없어 죽어갈 때 군량미를 싣고 가던 배가 난파되면서 쌀가마니가 모두 소록도로 밀려 들어와 배불리 먹으며 하나님께 감사 했던 일, 육이오 때 10분 후에 사살될 장로님들이었는데 미군기가 날아와 삐라를 뿌렸는데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했고 서울이 수복되었으니 안심하라는 내용이었단다. 인민군들은 걸음아 나살려라 도망을 가버렸고 그렇게 해서 목숨을 건지게 되었단다. 장로님은 동상을 심하게 걸리고 나서 그것이 낫지를 않고 한센병이 되었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한센병은 동상에 걸렸을 때도 생긴다고 확신을 하신다. 감사하시는 장로님의 삶을 보며 많은 은혜를 받는다. 마련해간 감사헌금과 간증사례비를 드렸다. 수박도 썰어서 함께 나누며 잠시의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심방을 갔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세 집만 가기로 했다. 구북리 이장이신 이 집사님의 안내를 받아 심방을 했다. 눈물겨운 사연들을 들으며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갖는다. 함께 간 학생들에게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마지막에 간 할머님 댁에는 며칠 전에 교환하고 간 필터가 깨져서 물이 샌다고 하신다. 이 집사님을 오시라 해서 수리를 하도록 했다. 임시방편으로 필터가 4개이니까 깨진 건 한 개를 빼고 나머지를 연결해 드리라고 했다. 조만간에 다시 내려오든지 필터를 보내든지 하겠다고 해 놓고 다시 할머님의 이야기를 듣는다. 보통 40년 이상을 소록도에서 사신 분들이다. 가슴시린 이야기들을 정겹게 들려주시는 어르신들, 그 와중에도 감사가 수시로 나오는 어르신들.


7월 30일(목)부터 8월 1일(토)까지 소록도 봉사를 오기로 날을 정하고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한다. 이번에는 교회와 마을 조경 봉사를 해야 한다. 물론 방역소독과 잡초제거는 당연히 할 것이고, 참석한 모두가 해수욕장에서 해수욕도 하고 밤에는 캠프파이어도 하게 될 것이다. 낮엔 땀 흘려 봉사하고 밤엔 찬양과 기도하는 시간도 가질 것이며, 소록도 어르신들의 기막힌 간증도 듣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이번에 참석한 학생들에게는 30시간의 봉사 점수도 주려고 계획하고 있다. 보통 교회나 자치회에서 발급해 주는 봉사 확인서는 인정해 주는데 일부에서는 인정해 주지 않는 학교도 있단다. 그래서 장애인 시설인 우리 자오쉼터와 소록도 자치회 이름으로 발급해 주려고 한다. 아마 평생 기억에 남을 소중한 소록도 봉사가 될 것이다. 소록도 봉사를 와서 이루어진 커플도 열 쌍이나 된다. 올해도 그런 좋은 일이 생기길 기대해 본다.

여름 봉사답사와 계획을 나눈 후 다시 소록도 견학을 한다. 오랜만에 가이드 역할을 했다. 얼마나 이해가 됐을는지는 모르겠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감사해 하는 모습들이 나쁘진 않는 것 같다. 가이드가 필요 없는 곳은 나는 참석하지 않고 이 집사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소록도의 실정과 비전, 봉사자들이 지켜 줘야할 내용, 베트남 아내와 살아가는 이야기 등,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담소를 나눈다. 학생들이 견학을 마치고 내려온다. 여수 애양원까지 들려 손양원 목사님 기념관까지 견학하고 오려고 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 피로도 쌓여서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하고 각자의 차에 올라 소록도를 떠났다. 여름에 있을 소록도 봉사를 기약하며….


2009. 6. 6.

-양미동(나눔)―

출처 : 자오쉼터
글쓴이 : 나눔(양미동) 원글보기
메모 :